천혜의 비경 앞에 다가서자 숨이 멎는듯하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혼자 보기 아깝다는 이 섬은 여수 삼산면에 있는 백도다. 여수 백도는 대한민국 사진작가들이 인정한 우리나라 10대 비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천연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아름다운 섬, 39개의 무인군도로 이루어진 아득한 백도로 떠난다. 지난 16일이다.
우리 일행이 찾아간 곳은 상백도다. 1979년 명승 제7호로 지정된 백도는 등대가 있는 상백도와 하백도로 구분한다.
거문도 서도의 장촌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고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대장 박근호)와 함께 ‘STOP 플라스틱’, ‘바다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등 캠페인과 해양정화 활동을 위해서다.
어느 조각가의 손길로 빚어놓은 듯 멋진 바위섬과 깎아지른 절벽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산자락 곳곳에는 노란색 원추리꽃이 피었다. 동백나무와 향나무, 후박나무 등 자생식물이 숲을 이루고 있다. 봉우리에는 병풍바위, 형제바위, 매바위, 나루섬, 탕근대 등이 있다.
3백여 종의 아열대식물이 서식하는 이곳 섬에는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와 팔색조를 비롯해 30여 종의 야생조류가 살고 있다. 상백도 상공에는 매 한 쌍이 먹잇감을 찾아 선회 비행을 하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거문도분소 이경성(거문도 분소장)씨는 “여기는 거문도 백도지구의 상백도다. 청정으로 따지면 최고 수위에 있는 섬이다. 그리고 명승지로도 지정이 돼서 이제 하나의 문화재다”라고 소개했다.
바닷속을 들여다보고 나온 박근호 대장은 “그동안 잘 보존되어 맑고 깨끗한 데다 돌돔, 자리돔, 혹돔 등 어류가 풍부하고 해조류도 많다. 바닷속 비주얼이 정말 멋지다”라고 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신한카드 다이빙 동호회 이범식씨는 “백도는 어종도 풍부하고 물도 깨끗하고 바위로 이루어져 물고기들이 살기가 좋은가 튼실하게 잘 자랐다”라며 “몰디브, 태국 못지않은 다이빙 명소”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덧붙여 “서울에서 워낙 거리가 머니까 자주는 못 오지만, 꼭 한 번씩 다시 오고 싶은 포인트들이 있다. 그래서 서울에서 어려움을 무릅쓰고 온다”라고 말했다.
여수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섬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백도가 아닐까 싶다. 아무 때나 갈수 없은 섬 백도는 하늘이 허가해줘야만 한다. 남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비경은 날씨가 좋은 날에만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