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나 덥다. 무더위가 한창 독기가 오르고 있는 듯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다. 지금 몇 년째 관심을 가지고 국동항을 둘러보고 있다. 국동항의 환경실태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문제점들을 여러 차례 지적해 왔는데 개선되는 것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작년 이맘때, 여수시 관련 부서에서 이 국동항 방파제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쓰레기들을 치우고 그 방파제 옆에 버려져 있던 부유 선박 몇 척과 그 주변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폐선박 몇 척을 건져 올려 내어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24일에 여수넷통뉴스와 함께 다시 한번 국동항을 둘러보면서 몇 가지 문제점을 한 번 더 지적하고 새로운 문제점을 한 가지 더 추가하고자 한다.
장기 방치 선박들에 대한 조치 문제
첫째는, 국동항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는 장기 방치 선박들에 대한 조치 문제이다. 보상 문제를 바라고 그렇게 장기적으로 무작정 방치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장기적으로 알박기를 하고있는 장기 방치 선박들이 국동항구를 점거하고 있어서 국동항을 드나드는 선박들이 접안을 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사용하지도 않는 장기 방치 선박들이 몇 년씩이나 그 자리에 그대로 알박기를 하고 묶여서 항구를 독차지하고 있어서 다른 선박들이 이 국동항구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올 수가 없고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는 실정이다. 선박의 입출항 횟수가 빈번하고 입출항하는 선박 숫자가 많아서 항구가 붐빈다면 이해가 되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 사용하지도 않고 방치되어 국동항구의 거의 전체를 점령하고 있기에 국동항은 사실상 항구로서의 그 기능이 거의 상실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파제에 묶여 있는 장기 방치 선박들도 여전히 그대로 묶여 있다. 왜 이러고 있을까? 관련 부서와 담당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여수시는 선주들의 연락처를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계속 반복적으로 집요하게 연락해서 선박의 이동을 강요하고, 이것이 시정이 안 될 시에는 과태료라도 물리는 방법이 있을 텐데, 왜 이렇게 손 놓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담당 부서의 담당 공무원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안 되는 일인가? 아니면 안 되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인가? 관련 부서 담당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된다. 국동항을 이렇게 죽은 항구로 버려둘 수는 없지 않은가?
항구 주변 쓰레기와 적재물에 대한 문제
두 번째, 항구 주변에 있는 쓰레기와 적재물들에 대한 문제이다. 장기 방치 선박들이 알박기하고 있는 선박들 주변의 항구에는 폐고기상자, 폐어구와 폐기계, 심지어 시뻘겋게 녹슬어 있는 폐발전기까지 널브러져 있다. 물론 해마다 조금씩 정비가 되고 있기는 하다. 작년보다는 많이 치워지고 정돈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잡다한 쓰레기들이 즐비해 있다. 주로 선박들에서 나온 쓰레기들이나 선원들이 버린 것들일 텐데, 이런 것들을 왜 빨리빨리 처리하지 못하고 이렇게 항구에 쌓아두고 굴러다니게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번 장마 때는 우리 지역에 그렇게 큰 비가 내리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해마다 불어닥치는 불청객인 태풍이 올라온다면 이런 것들이 바다로 날아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 국동항구에 묶여 있는 장기 방치 선박들 주변에 널려 있는 이 지저분한 잡다한 쓰레기들이 조속히 깨끗히 청소가 되고 정리가 되어서 국동항이 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항구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몇 번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이 잘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물건은 수거를 촉구하는 계고장이 몇 장씩 붙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계고장을 아무리 많이 붙여 놓은 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서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관련 부서와 담당공무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한다.
국동항구 내 불법적 선박 수리 문제
세 번째, 국동항구에서 불법적으로 선박을 수리하는 일이 버젓이 한 달 넘게 일어나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다. 선박을 수리하려면 조선수리소에 선박을 올려서 수리소에서 정당하게 선박을 수리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특히 FRP 선박 같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금 국동항구에서는 버젓이 선박 수리를 한 달이 넘게 불법적으로 하고 있다. 선박 수리를 위한 아무 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그런 항구에서 이렇게 버젓이 보란 듯이 선박 수리를 하고 있으니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직접 현장을 둘러보니 FRP 선박을 수리하면서 거기서 나온 각종 쓰레기들이 항구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다. 심지어 FRP 조각까지 나뒹굴고 있다. 선박 수리 과정에서 기름이 흐를 수도 있고, 각종 쓰레기가 나올 수도 있고, 페인트나 신너 같은 휘발성 유독물질이 나올 수도 있다. 실제로 불법으로 선박 수리하고 있는 그 현장에 가보면 별의별 쓰레기들이 다 방치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리하는 선박 가장자리에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살짝 가림막을 쳐놓고, 그 안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면서, 불법적으로 선박을 수리하면서 국동항구를 더럽히고 있다. 여수넷통뉴스에서 이 사실을 일주일 전에도 보도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이 일을 누가 단속하고 처리해야 하는가? 언론과 시민환경단체가 몇 번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관계 당국의 관심과 빠른 조치를 촉구하는 바이다. 국동항구가 불법 선박 수리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선박 수리는 선박수리소에서 정당하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불법으로 선박을 수리하고 있는 이 국동항구 바로 앞에는 새로 건립된 여수시 수산물 공판장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결론적인 이야기이다. 불법으로 선박 수리가 행해지고 있는 이 국동항구에 널브러져 있는 그 선박에서 끄집어 내놓은 쓰레기 더미들 사이에서 바라본 파란 바다와 그 바다보다 더 푸르고 더 넓은 푸른 하늘과 떠가는 하얀 구름이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이 파란 바다와 그 푸르름을 겨루고 있는 하늘을 우리는 계속 바라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여수는 2012년 세계 해양박람회를 치뤘다. 그 슬로건은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었다. 이 해양 엑스포를 치른 지 12년이 지났다. 여수 앞바다는 지금 살아있는가? 여수의 항구 연안은 지금 숨 쉬고 있는가?
내 후년에 또다시 섬 박람회를 치르겠다고 침을 튀기고 있다. 무엇을 위한 섬 박람회인가? 누구를 위한 섬 박람회인가? 섬과 섬, 섬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섬 박람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일회성 행사로 그쳐서는 절대 안 된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적인 섬 박람회는 여수 앞바다를 살리고 국동항을 살리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항구는 병들고 썩어가고 있는데 섬 박람회가 성공할 수 있겠는가? 이 무더운 날씨에 해 저무는 저녁녘 돗자리 들고 국동항구에 나가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호연지기를 키우고 싶은 건 나 혼자만의 꿈일까?
- 정한수 목사 (여수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