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고 보니,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인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앉은 사람은 무언가 대단히 높은 자질과 도덕성을 갖추었을 거라 알고 있었다. 국회의원, 장관, 검사, 판사 등은 마치 세상을 바르게 이끄는 정의의 수호자처럼 교육은 아이들의 삶을 지배했다.
그들은 국가의 중요한 자리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너희도 커서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현실을 마주한 지금, 그 모든 것이 신화이거나 환상에 가까웠다는 걸 알았다.
우리 교육과 사회는 마치 이들이 특별한 소명과 사명감을 지닌 공직자들이라며 그런 직업인 되기를 아이들에게 강요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은 그들의 결정과 정책에 삶의 많은 부분을 위임했다. 그러나 그들은 현실에서 학문을 왜곡해서 세상에 아첨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그들이 우선시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권력과 이익일 때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삶은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권력과 자리를 유지를 위해 권한을 사용할 때도 많았다는 점이다. 대의(大意)라는 이름 아래 각자의 이익을 좇아 다투는 모습, 그로 인해 흔들리는 법과 정의의 본질을 보고 있노라니 참담한 마음뿐이다.
우리가 교육을 믿고 따랐던 어린 시절이 순수했던 것인지, 아니면 잘 짜인 삶의 틀에 맞춰 살아야 한다고 세뇌된 것인지 이제는 헷갈린다. 이처럼 세상이 엉망일 줄 몰랐고, 세상에 이런 ‘어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 국민을 슬프게 한다. 이런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주소가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할 수는 없다.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살아야 한다. 적어도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은 보이지 않아야 한다. 비록 세상은 어릴 적 배움과 다를지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바로잡아가는 것이 진정한 어른의 몫일 것이다. 공정과 상식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추구해야 하며, 완성되지 않더라도 절대 부끄럽지는 않아야 한다.
결국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삶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이제라도 꿈과 현실의 동떨어짐을 인정하고 그 틈새에서 어른들은 바로 세울 수 있는 정의와 도덕 찾기에 나서야 한다. 현실은 바꿔 나가야 할 대상이지 무조건 체념해야 할 대상은 결코 아니다.
어른들이여! 눈망울 맑은 아이들이 당신들의 진실한 말과 바른 행동을 보며 조금은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작은 몸짓이라도 책임과 자존을 담아 행동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