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수 골목길엔 담장 너머로 고개 내민 노란 열매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비파 열매입니다.
초록잎사귀 사이로 햇살을 머금은 열매가 주렁주렁 , 어느새 수확철을 맞았지요.
비파는 남쪽 지역에서 주로 열립니다. 특히 여수, 순천, 고흥, 해남 등 따듯한 지역에서만 자라는 과일입니다. 윗지방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없는 과일입니다.
겨울에 눈을 맞으며 핀 하얀 비파꽃은 참 신비하게 아름답습니다. 6월 중순 초여름에야 노랗게 익기 시작합니다. 껍질을 벗기면 달콤한 과육이 풍부한, 복숭아와 살구 사이의 향긋한 맛이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파 하면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 속 한 장면이 떠 오른다고도 합니다. 소설 속 어린 정하섭이 소화에게 건네준 그 달고 연한 맛의 노란 열매입니다.여수의 골목엔 요즘 그 달고 연한 맛의 다정한 비파가 주렁주렁 열려 있답니다.
여수의 여름은 비파로 시작됩니다. 제철은 짧지만 그 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혹시라도 여수를 방문 하시면, 이 노란 과일이 주는 계절의 기쁨을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