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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칼럼] 역사는 수감번호 3617번을 기억한다

국민 앞에 사죄조차 거부한 최악의 후안무치한 인간

  • 입력 2025.07.12 10:14
  • 수정 2025.07.12 10:15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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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 굳게 닫은 채 법정으로 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7.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입 굳게 닫은 채 법정으로 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7.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역사는 잊지 않는다. 선한 지도자의 이름도 기록하지만, 악행을 저지른 권력자의 이름 역시 길이 남는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수많은 권력형 비리가 있었지만, 3617번, 이 수감번호만큼 깊은 상처를 남긴 숫자는 없었다. 3617번, 윤석열.

그는 국가를 통째로 사유화한 자였다. 검찰 권력부터 장악한 그는, 법치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삶 위에 군림했다. 하지만 그의 탐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 드러난 충격적인 보도는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그는 북한 무인기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유도하고, 그 위기를 명분 삼아 계엄령 선포를 꾀했다는 의혹이다.

전쟁을 불사하고서라도 장기 집권을 노렸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치 스캔들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삼은, 명백한 반역 행위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든 죄악이다. 그러나 그는 끝내 국민 앞에 고개 숙이지 않았다. 사과도, 반성도 없이 억울함만을 외치고 있다. 역대 어느 독재자도 이토록 뻔뻔하게 국민을 외면하진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녀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큰 악은 괴물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악한지도 모른 채 행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3617번, 윤석열은 어쩌면 스스로를 여전히 ‘정의롭다’고 착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의 권력 남용이 거대한 악이라는 자각조차 없이, 그저 권력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행동’으로 합리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그의 범죄는 더욱 위험하다. 3617번, 이 숫자는 이제 대한민국 정치사에 악인의 상징으로 새겨질 것이다. 그가 누린 권력의 화려함도, 사적 욕망도 모두 사라졌지만, 그가 저지른 죄악의 그림자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대한민국 사회를 짓누를 것이다.

역사는 끝내 그를 잊지 않을 것이다. 3617번, 그 숫자가 가리키는 한 인간의 탐욕과 몰락을 국민은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름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모든 사람의 가슴에, 심판의 서늘한 경고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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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 2025-08-03 10:56:29
국가의 수장을 가려내는 국민들의 수준이라면 잘못된 말일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