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는 관광도시다. 아름다운 해안 풍경과 다양한 해양 콘텐츠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지만, 정작 여수 시민이 체감하는 관광 효과는 엇갈린다. 특히 관광 최전선에서 일하는 택시기사들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늦은 밤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여수 시내에서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6일 영업용 택시기사 민모 씨(50)는 “나이 드신 기사분들은 밤이면 운행을 꺼려요.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은 날은 젊은 기사들만 사납금 채우려고 운전해요”라며 현재 여수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수입이... 딱 반토막입니다”
민 씨는 택시 경력 3년 차다. 그 이전엔 자동차 판금 일을 했으나 경기 악화로 직종을 바꾸었다. 그러나 관광객이 넘쳐나는 여수에서도 수입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한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수입이 반토막이에요, 딱 반토막입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관광객 대부분은 해양공원 등 시내 일부 관광지에만 머문다. 여천 지역 등 다른 동네에도 맛집과 볼거리가 많지만, “멀어서 안 간다”는 이유로 외면당한다. 관광객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면서 지역경제의 불균형도 심화 되고 있다.
그는 “여수에 관광객들이 돈 쓰러 오는 거잖아요. 그러면 여수시도 관광객과 택시기사들에게 어느 정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봐요”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로 택시기사들이 관광 안내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원이나 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민 씨는 또, 여수시의 위생 및 이미지 관리에 대한 개선도 촉구했다.
“00식당 문제, 걸레 수건 같은 거, 그런 질문 많이 받아요. 관광객들이 자꾸 물어보니까 스트레스예요. 그런 건 시에서 빨리 조치해서 동네(여수) 이미지를 깔끔하게 정리해줬으면 좋겠어요.”
여수는 지금도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다. 하지만 그 이면엔 관광의 혜택이 일부에만 집중되고, 현장 노동자들은 체감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가 숨어 있다. ‘관광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지속 가능한 정책과 세심한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