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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결혼식도 못 올렸다"... 철탑에서의 외침

  • 입력 2014.06.12 13:50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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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기중기지회 2명의 조합원이 송전탑 30m 상공에서 철탑 고공농성을 벌인지 11일째(11일 기준)다. 철탑에 오른 해고자 신상기(42. 동신크레인)부지회장과 박승희(36.남양크레인)조합원이 원직복직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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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기중기지회 2명의 조합원이 송전탑 30m 상공에서 철탑 고공농성을 벌인지 11일째(11일 기준)다. 철탑에 오른 해고자 신상기(42. 동신크레인)부지회장과 박승희(36.남양크레인)조합원은 만약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내려오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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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기중기지회 11일 총력투쟁 결의대회 가져

"아직 아내와 결혼식을 못 올렸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

3만5천 볼트가 흐르는 철탑상공에서 원직복직을 요구중인 한 조합원의 외침이다.

지난 11일 오후 전남 여수국가산단 진입로인 석창사거리에서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전국에서 1500여명의 건설 노동자가 집결했다. 이들은 ‘노조인정‘을 요구하며 ‘악덕기업가 구속‘을 요구했다.

철탑고공농성 11일째... 전국에서집회참가

여수기중기지회 2명의 조합원이 송전탑 30m 상공에서 철탑 고공농성을 벌인지 11일째다. 해고자 신상기(42. 동신크레인)부지회장과 박승희(36.남양크레인)조합원이다.

이들은 지난 2일 새벽 길이 4m, 너비 1m의 발판 위에 쪽집을짓고 ‘해고는 살인이다, 노조인정, 악덕사업주 대한. 동신. 남양 구속처벌, 해고자 복직. 직장폐쇄 철회‘를 내걸며 고공시위에 나섰다.

동신크레인 신상기 부지회장은 "이렇게까지 큰 상황으로 안 벌어지고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사측에서 조합원들을 압박해와 사태가 커져버렸다"면서 "우리의 요구가 하루빨리 정리되고 땅으로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남양크레인 박승희 조합원은 복직하면 가장하고 싶은 일에 대해 "지금까지 내가 크레인을 타왔던 것처럼 빨리 정상화돼서 다시 내 일터로 가서 크레인을 조종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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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벌인후 대한중기 앞에서 경과보고하는 진수희 여수기중기지회 지회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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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벌인후 대한중기 앞에서 연설중인 이성수 전남지사 후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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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나선 전남도지사 이성수 후보는 "오늘 대한중기 정연천 같은 작자가 불법이고 부당한 줄 알면서도 왜 맘껏 불법을 자행하는가"라고 물으며 "그것은 박근혜 독재정권이 그렇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린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기중기지회 동지들의 해고문제는 우리 노동자들이 싸워서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며 "승리의 주인이 돼야 독재정권과 악덕기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다"며 노동자의 연대를강조했다

대한중기 앞에서 화형식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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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친후 상여와 만장기를 앞세우고 3km 떨어진 대한중기 앞까지 시가행진후 2차 집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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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친후 ‘기중기 집단해고 사태주범 대한중기 정연천 사장 구속처벌을 촉구‘하는 상여와 만장기를 앞세우고 3km 떨어진 대한중기 앞까지 시가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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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벌인후 대한중기 앞에서 집회를 벌인가운데 화형식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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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희 지회장은 "사측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집단해고, 불법 노조탄압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면서 "국가의 중재안도 무시하면서 교섭에 나오지 않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 노동자들은 상여와 만장기를 앞세우고 3km 떨어진 대한중기 앞까지 시가행진을 벌여 2차 집회를 가졌다. 집회 후 화형식도 가졌다.

마지막으로 파업 진행보고에 나선 광주전남 건설기계 장옥기 지부장은 "오전 점심 오찬을 하면서 여수산단 대기업에서 기중기 임대사와 단가계약을 맺은 대한·동신·남양크레인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문에 계약을 해지한 11개업체(금호석유화학, 남해화학, 대림산업, 롯데케미칼, 한국바스프, 삼남석유화학, 제일모직, 한화케미칼, GS칼텍스, LG화학, YNCC)가 정식 공문을 보내 해고자 등 노사관계가 원만히 해결될 때까지 대한중기의 장비를 쓰지 않겠다는 공문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사측으로 부터 12일 교섭요청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요구 관철되지 않으면 내려가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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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친후 악덕기업 대한중기 퇴출과 이를 비호하는 대기업 심판이란 문구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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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벌인후 대한중기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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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철탑에 오른 2명의 여수기중기지회 조합원과 나눈 인터뷰다.

- 현재 철탑고공투쟁 상황에 말해 달라(이하 신상기 부지회장).
"처음 올라왔을 때는 어지럽고 두려움도 있었다. 땅에 있는 것과 비교되지 않는다. 하루라고 빨리 관철시키기 위해 목숨 걸고 올라왔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에 임하겠다."

- 고공에서 어떤 말을 했나?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직장을 폐쇄하고 집단 해고시키고, 민주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조속한 해결을 요청했다."

- 어디 소속인가?
"동신크레인 소속이다. 약 7년 근무했다. 회사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작년 8월부터 그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돌렸다. 동신과 남양크레인 같은 경우 타업종으로 사업을 하다 손실을 본 것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 언제 해고됐나?
"3월 24일 직장폐쇄에 돌입해 해고통지를 보낸 후 5월 23일부로 해고당했다. 조합원을 해고시켜 급여를 안 주면 회사로 돌아올 것으로 사측은 생각하고 있었지만 반드시 관철될 때까지 투쟁하겠다. 쟁점 3가지 사항이 해결되자 않으면 내려가지 않겠다."

- 지금 가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노동조합 설립하고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이 생각 하나뿐이다."

-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까지 큰 상황으로 안 벌어지고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사측에서 조합원들을 압박해와 사태가 커져버렸다. 우리의 요구가 하루빨리 정리되어 땅으로 내려갔으면 좋겠다."

"노조 만든 것, 절대로 회사 어렵게 하려는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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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벌인후 대한중기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건설노동자들의 5가지 요구안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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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 산단 진입로에서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벌인후 대한중기 앞에서 상여를 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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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제일 보고 싶나(이하 박승희 조합원).
"애들하고 집사람이 보고 싶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고용노동부와 검찰 측에서 즉각 구속 처리해 주기 바란다."

- 가장 불편한 것이 뭔가?
"좁은 곳에 있다 보니 움직임에 제약이 있다. 또 송전탑위에 있는데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와 걱정된다.이 사태가 빨리 원만히 해결되어야 하는데 장기화돼서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 어떤 직책을 맡고 있나?
"기중기지회 조합원이다. 남양크레인 소속이다. 해고로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택했다."

-복직하면 가장 뭘 하고 싶나?
"지금까지 제가 크레인을 타왔던 것처럼 빨리 정상화돼서 다시 내 일터로 가서 크레인을 조종하고 싶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고 싶은 심정이다."

- 다른 하고 싶은 말은?
"노동조합을 처음 만들면서 한결같이 회사가 있어야지 노동조합이 존재하니 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조를 만든 것이 절대로 회사를 어렵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회사가 어렵다고 하는데 조합과 함께 상생의 길로 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내와 부모님이 계신다. 아직 결혼식을 못 올렸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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