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인 칼럼/이무성] 비교경영관점에서의 융합적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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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인 칼럼/이무성] 비교경영관점에서의 융합적용 사례
  • 여수넷통
  • 승인 2014.10.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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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 광주대 교수 ((전)한국은행 국제금융부, IBM 재무기획관리본부)

융합이라는 단어를 요즘 많이 접하고 있다. 한글사전엔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듦. 또는 그런 일”로 정의되어 있다.

사전적인 의미를 일단 제처두자. 강조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말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 초청강사로서 또는 학생들의 수업시간에 나는 ‘창조경제’, ‘융합’ 등 경제기사로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을 우선 화두로 제시하고 본 주제에 들어간다.

대부분 이를 제대로 이야기 한 분들이 별로 없다. 몇 가지 현장에서 사례를 들어주고 강좌 말미에 재차 질문을 해 본다. 그러면 많은 분들이 그 본질적인 의미를 바로 이해하고 나름 의견을 자신 있게 표출한다.

융합은 결국은 시너지로서 상승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 수학적으로는 ‘1+1>1’이다. 동질적인 성격이 결합하여 개체별 단순 합보다도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이질적인 결합들이 그 효과로서 더 크게 나타난다.

한국에는 다소 생소한 ‘비교경영학’이라는 교과목이 있다. 다국적기업을 전공한 필자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초국가기업이나 다국적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선수과목으로 이를 이해하도록 권장한다. 필자의 첫 직장이 한국은행 국제금융부이었다.

이후 미국계 다국적 기업 IBM 재무기획관리본부로 옮겨 10년 가까이 근무하였다. 보수적인 조직집단으로 지칭되는 대표적인 무자본 특수법인 한국은행과 가장 개방적인 조직이라는 IBM이라는 두 조직문화를 운 좋게 경험하였다.

필자에게는 우연찮게 선택한 조직체이지만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를 주었다. 중앙은행의 근무경력으로 인하여 국제재무관리를 전공으로 선택은 하였지만 다국적기업의 조직문화에 더 관심을 갖고 이 분야에 책과 논문을 집중하여 발표하였다.

현재는 지역인재 할당 등으로 다양한 채용형태를 한국은행은 취하고 있지만 필자기 입행한 예전엔 성적만으로 인력을 뽑았다. 전공도 경제학, 경영학, 법학으로 극히 한정되었다. 7년 근무 이후 옮긴 IBM조직 문화는 충격적이었다.

당시 재무전공이라 한국사회에서 흔히 선호하는 자금과 기획을 아우르는 재무기획관리본부에 지원하였다. 입사하고 나서 직속상관(1st line)인 부장직책의 동료 한 분이 자원하여 영업부서 사원으로 전근하였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당시 한국사회에서는 영업부 근무를 기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제약회사,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2년 정도만 그 조직체에서 버틸 수만 있으면 그 어떤 직종에도 생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기피1호 대상이 영업직이었다.

IBM을 포함한 다국적기업에서는 영업직이 선호대상 1호이다. 1967년 한국에 진출한 후 그 경향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 논리는 단순하다. 기업이라는 조직체가 존속할 수 있는 근거는 고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상생,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고객과 가장 접촉이 빈번한 영업직에 우수인력을 집중배치하고 이들이 실질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업자원을 우선 순위로 할당하는 것을 당연시한 결과이다.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이를 구현해 나갔다. 인사채용도 특이하다. 응시 희망자 중 중간수준의 인재에게 근무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출신학과는 주요한 고려요소가 아니고 특별한 경우에만 경력을 감안할 뿐이다. 조직 내에서 철저히 한국사회에서 요즘 강조되고 있는 융합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직과 사무직으로서 내근직의 급여는 30%이상 차이가 난다. 물론 영업직에게 더 많은 금액이 책정된다. 영업직 중에도 고객과의 접촉도가 긴밀하면 동일 직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조직 내에 이질적인 요소로서 일종의 ‘Peeping Tom*’, ‘Wild duck**’의 기질을 갖고 있는 조직원들의 태도도 조직 활성화를 위하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HMP’(High Management Potentials)제도로서 향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임원층도 조직 내의 기여에 따라 객관적인 평가를 통하여 수시로 후보자들을 그 범위 내에 포함시킨다.

학연, 혈연, 지연의 요소들이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경력관리를 기대로서 희망을 부여하여 철저히 동기 부여한다.

근무는 자유스럽다. 그러나 과업중심으로 구성원들이 업무를 방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유스럽지만 사전에 설정된 계량화된 목표, 이를 달성하였을 경우엔 명확한 보상체계, 그리고 평가에 대한 공정성에 의하여 조직은 자율적인 통제기능을 갖고 움직인다.

부서조직도 고정화되지 않고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직체계는 변경되어 작동한다. 예외적인 특별사안 대처를 위해서는 과업팀(Task Force Team)을 구성하여 적극 대처한다.

형식으로는 거대 공룡조직이지만 그 조직운영은 상황에 대한 적확한 판단. 의사결정의 신속성, 현장에서 활동의 민첩성으로 인해 조직은 경직화되지 않고 작동한다. 상황에 따라 그 해결책이 달라진다. 조직체에서 겪었던 이전의 사례들을 끊임없이 분석하여 현재 또는 향후 영업 전략에 반영한다.

특히 현지의 조직문화를 존중하여 그 조직에 적합한 경영원칙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현장사례로서 비교경영학의 교과서들이 다국적 기업 내에 고스란히 내재되어 있다. 이젠 한국기업도 다국적기업으로서 세계시장을 진출 시 비교경영학의 학문적 성과물을 산학협력의 의미 있는 모형으로서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Peeping Tom : 누나, 동생의 목욕장면을 몰래 보는 호기심 많은 사춘기 청소년들로서 다소 이탈되는 행위자를 지칭

**Wild duck : 야생오리로서 기존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다소 엉뚱한 행위를 집단 내에서 행하면서 경직된 조직체계에 긴장을 주는 행위자를 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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