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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원에 맛본 값진 아메리카노 커피 맛

  • 입력 2016.02.12 12:53
  • 수정 2016.03.25 20:04
  • 기자명 한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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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울가지카페

 

“자고 일어나면 커피 전문점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겼다. 특히 여수 종화동 해양공원에는 대형 커피 전문점이 경쟁적으로 생기고 있다. ‘카페 베네’가 전국에서 1위를 하였다는 말이 있었다. 실제 들어가 보면 넓은 2층에 빈자리가 없다. 창문가로 비추는 여수 밤바다 야경이 아름다워서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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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작은 카페들이 많이 생겼다. 메이저 커피 전문점인 ‘엔저리너스’가 그 앞에 1,2,3층을 써서 개업을 하였다. 그 곳 역시 종화동 밤바다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또 덩달아 ‘투썸’이 새 건물을 지어서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 커피전문점이 여수 종화동 해양공원에서 한 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손님들 입장에서는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지만 사업주는 그리 마음 편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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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뿐만 아니라 떠오르는 해양 관광 중심 여수는 바다가 보이는 곳에는 무조건 카페부터 먼저 들어선다. 진남상가를 비롯 시내 중심지에는 몇 발자국만 가면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이렇게 많은 커피 전문점에 장애인들 운영하는 카페가 도전장을 냈다.

 

새해 들어 여수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학동 거북상가에 ‘너울가지카페’를 열었다. 6명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가 3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다. 설날 연휴 오전에 카페를 찾았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놓고 대화를 시도하였다. 복지관 직업지원팀을 맡아 카페 개설과 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김형근 팀장이 명절이라 매니저 대신 근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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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찾은 카페에서 사전 준비 없이 느닷없는 인터넷라디오 팟캐스트 인터뷰를 하였다. 당일 근무하는 남형권 바리스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 팀장은 목발에 의지하는 신체장애인이고, 남 바리스타는 발달장애인이다. 주로 김 팀장과 대화를 하고, 남 바리스타에게 대화를 시도했지만 원활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커피 볶으면서 나오는 향기까지 녹음을 할 수 없지만 스마트폰 녹음 앱을 켜놓고 대화를 하였다. 간간히 커피 머신을 돌리는 소리, 커피 마시는 소리가 생생한 효과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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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와 커피전문점은 치킨집에 이어 대세 창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국내 커피시장은 1999년 스타벅스 1호점 개점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999년 2660억원이었던 커피시장은 2011년 2조8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2011년까지 매년 21.6%의 고속 성장을 지속한 결과다.

 

스타벅스에 이어 토종 커피전문점인 카페베네, 할리스, 탐앤탐스, 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 이데아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많다. 가맹점 1~2개의 소형 프랜차이즈까지 더하면 4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에는 개인 창업자들까지 시장에 들어와 커피시장은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무한경쟁 체제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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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장애인이 운영하는 ‘너울가지카페’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여쭈었다. 지금까지 장애인들은 사회복지시설이나 공공시설에서 커피전문점을 냈다. ‘너울가지’처럼 직접 거리로 나와서 문을 연 것은 여수가 처음이라고 한다.

 

김 팀장은 커피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경영에 대한 두려움은 없고 자신감이 넘쳤다. 그 이유는 ‘좋은 품질의 생두를 직접 볶은다’는 것과 ‘발달장애인들만이 갖는 순수성과 집중력’으로 매뉴얼에 나온 대로 정확하게 커피를 내린다는 점을 들었다. 커피전문점의 커피 맛은 아메리카노를 먹어보면 알 수 있다. 김 팀장 말씀대로 역시 '너울가지'에서 맛본 커피는 여느 커피전문점에 뒤지지 않았다.

 

여수의 번화가 거북상가에 카페를 내었으니까 다음은 관광지에 까지 내겠다는 야심찬 이야기는 혹시나 하는 걱정을 불식시켜 주었다. 맛으로 시민을 만나겠다는 자신감과 재료와 맛에 비해 현저하게 싼 가격은 많은 단골들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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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장애인들도 취업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발달장애인들은 더 어렵다. 외모는 아무런 차이가 없지만 어눌한 말투, 어색한 행동이 쉽게 서비스업종에 취직을 못한다. 그래서 복지관에서는 바리스타가 적합할 것 같아 5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대화를 나누면서 ‘너울가지카페’가 성공해서 앞으로 발달장애인들이 많이 취업을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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