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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동식 칼럼 ] 제 1야당의 금 수저와 흙 수저

  • 입력 2016.02.23 14:12
  • 수정 2016.02.23 14:14
  • 기자명 주동식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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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 문재인이 제1야당 대통령 후보에 이어 제1야당 당 대표까지 해먹은 지난해 새정치연합 2.8전당대회. 이 전당대회에서 어떤 규칙이 적용되었는지 살펴보면 우리나라 제1야당이 어떤 상태인지, 친노 패권이 야당의 민주주의 파괴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민주공화국입니다. 민주공화국에서 모든 사람은 투표에 관한 한 동일한 권리를 갖습니다. 재벌 오너라고 해서 1만 표씩 행사하는 게 아니고, 길거리 노숙자라 해도(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았다면) 당당하게 1표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건 국회의원, 장·차관, 대학 교수 등 신분과 지위에 무관하게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1인 1표입니다. 이건 헌법이 정한 원칙입니다.

그런데 평소에 민주주의 원칙을 그렇게 강조하는 우리나라 제1야당 새정치연합이 자기 당의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는 이 1인 1표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표의 등가성(等價性)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은 표를 행사하고 어떤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은 권리만 가졌던 것입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영남 지역의 당원과 호남 지역의 당원이 도저히 같은 당 당원 아니 같은 나라 국민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그 권리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역에 따라 당원의 권리에 차별을 둔 상태로 투표가 이루어졌고, 그 투표로 초선 의원 문재인이 대한민국 제1야당의 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지역 차별이라고 하는데, 그 비율이 어느 정도일까요? 10%? 20%? 또는 두세 배 정도? 아닙니다. 놀라지 마세요. 무려 22.7배랍니다. 퍼센티지로 따지면 제1야당의 영남 지역 당원들은 호남 지역의 당원들보다 2,270%나 더 많은 권리를 누리고 행사하는 것입니다.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영남 지역 권리당원은 8,678명, 대의원은 2,605명이었습니다. 권리당원 대비 대의원의 비율을 따져봤더니 영남 지역에는 권리당원 3.3명 당 대의원 1명씩을 배정했습니다.

반면 호남 지역은 어떤가? 권리당원이 14만 5,854명, 대의원은 1,927명입니다. 권리당원 75.7명 당 대의원 1명을 배정했습니다. 그 결과 새정치연합의 권리당원은 호남이 영남의16.8배인데, 대의원은 오히려 영남이 호남보다 678명이나 더 많습니다. 호남 지역의 대의원보다 35%가 더 많은 겁니다. 이거 내가 산수를 잘 못하는 것인지 혹여나 엑셀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지 아니면 내가 민주주의란 것에 대해서, 표의 등가성 원칙에 대해서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아닌지 마구마구 헷갈릴 지경입니다.

새정치연합 전체 즉 전국의 권리당원 대비 대의원 비율은 21.5명 당 1명 정도입니다. 영·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만의 통계를 내봤더니 권리당원 14명 당 대의원 1명으로 나오는군요. 우연인지 아닌지 서울 지역의 권리당원 대비 대의원 비율이 14.4명 당 1명으로 전국 평균에 가장 근접했습니다.

얘기 나온 김에 좀 더 살펴봤습니다. 대구 지역은 권리당원 484명에 대의원 453명, 권리당원 1.1인 당 대의원 1명입니다. 대구에선 제1야당 당원에 가입했다 하면 거의 자동으로 대의원이 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거기에서 대의원 못되신 새정치연합 권리당원들은 완전히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으신 분들이라고 봐야 하나요?

그 다음이 경북으로 권리당원 717명에 대의원 489명으로 권리당원 1.5인 당 대의원 1명입니다. 울산과 부산은 권리당원 2.2~2.3명 당 대의원 1명, 경남은 권리당원 7.8명 당 대의원1인으로 나옵니다.

호남도 권역별로 차이가 심합니다. 광주광역시는 권리당원 52명 당 대의원 1명, 전남은 권리당원 80.7명 당 대의원 1명, 전북은 권리당원 86.4명 당 대의원 1명이네요. 그 동안 군소리 없이 친노 세력 지지해주고, 눈물겨운 충성심을 과시한 지역일수록 오히려 당원으로서 푸대접을 받는다는 결론입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1인 1표 원칙도 적용되지 않는 대한민국 제1야당! 영남 당원은 인삼 뿌리 먹고, 호남 당원은 무 뿌리도 제대로 못 먹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이 정당이 선거 때마다 호남한테 와서 마치 표 맡겨둔 것처럼, 빚쟁이가 빚 갚으라는 소리 하는 것처럼 호남에게 표를 달라고 합니다. 그런 친노 세력이 싫어서 호남 정치를 말하거나 다른 정치 세력을 지지한다고 하면 지역주의 세력이라고 온갖 모욕과 협박을 퍼붓습니다. 이런 게 패권 아니면 도대체 뭐가 패권입니까?

이따위 말도 안 되는 통계 어디서 가져왔느냐고, 유언비어 퍼뜨린다고 호통 치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하지만 이 통계는 일부 부패 토호 세력들이 꾸며서 만든 거 아닙니다. 이것은 2.8전당대회 직전인 2015년 1월 20일자로 매일경제신문 계열사 매일경제TV 기사에 실린 내용입니다. 저는 이 기사에 실린 수치를 그대로 가져와 광역별 통계를 다시 내고 그걸 이미지로 만든 것뿐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저 데이터도 실제에 비해서는 매우 축소된 것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저 기사가 나온 뒤 2.8 전당대회 직전에 새정치연합이 전당대회 규칙을 문재인에게 유리하게 부랴부랴 고친 것은 알고 계시죠? 그것뿐입니까? 당시 전당대회에서 당원도 아닌 외부 인물들이 투표권 행사한 사람들 많습니다. 그 외부 인물들이 대부분 친노 성향, 문재인을 지지하는 표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합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연말 새정치연합 현역 국회의원이 비공개로 2.8 전당대회 당시의 영·호남 권리의 차이를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에게 들은 숫자를 근거로 통계를 뽑아봤더니 영남 지역 당원들이 호남 지역 당원들보다 무려 42배 넘게 더 많은 권리를 행사하더군요.

이게 정당인가요? 당 이름에서 '민주'란 단어나 빼고 이따위 짓을 하면 그래도 덜 황당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과 특혜, 기회, 자원을 영남 패권이 독식하고 있는데 그런 문제를 개선하라고 호남이 표를 준 제1야당이 문제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앞장서서 그 부조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런 통계 보고도 영남 패권이 어디 있다는 말이냐, 친노 패권이 어디 있다는 말이냐 그러실 분들이 한두 분도 아니고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그런 분들께 드릴 말씀은 그냥 이겁니다.

“이렇게 명백한 증거조차 부인하는 당신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상식과 합리를 근본부터 부인하는 영남 패권이 존재한다는 뚜렷한 증거 아닙니까?”

호남 지역에 당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호남 지역이 대한민국의 제1야당과 민주 개혁을 위해서 많이 기여해왔고 지금도 기여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기여한 몫만큼 권리를 누리는 게 정의이고 합리성입니다.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정치의 초보적인 원칙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새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금 수저와 흙 수저 논란이 뜨겁지만 정말 심각한 문제는 금 수저와 흙 수저의 차이가 아닙니다. 정당한 노력의 결과로 그런 차이가 생긴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당하게 노력해서 그런 차이를 극복하고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정당한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완전히 불합리한 차별과 모순에서 나온다면 누구도 그런 차이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겁니다.

하루 종일 방구석에서 뒹굴며 낮잠이나 자던 인간이 저녁에 안방에 도사리고 앉아 제일 먼저 밥상 받아 좋은 반찬 다 챙겨먹고, 반대로 하루 종일 뙤약볕에 나가 땀 흘리며 고생한 사람은 저녁 늦게 마당에서 신문지 깔고 찬물에 맨밥 말아먹는다면, 그런 집에 무슨 정의가 있고 개혁이 있겠습니까? 그건 그냥 주인과 노예의 관계일 뿐이에요. 여러분들 같으면 그거 그냥 참겠습니까? 당장 밥상 뒤집어엎지 않겠습니까?

지금 친노 패권의 극복을 이야기하고 호남 정치의 복원과 대안 정당의 건설을 이야기하는 것이 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겁니다. 그런데도 일부 친노 지지자들은 이런 노력을 비하하고 비웃으며 저주하고 증오합니다. 친노 세력들이 오래 전부터 김대중과 호남 정치를 모욕해왔던 표현을 그대로 동원합니다. 호남 정치는 구태, 토호, 부패, 난닝구라는 겁니다.

결국 이 사람들 하는 얘기 들어보면 호남은 영원히 친노 세력의 노비 또는 머슴으로 남아야 한다는 겁니다. 실은 이 자들에게 호남은 노비 머슴보다 못한 존재들입니다. 노비 머슴이야 밥이라도 먹이면서 일 시켰지요. 이것들은 선거만 끝나면 호남의 경제적 낙후, 인사차별, 호남 모욕 등에 대해서는 입 싹 씻고 오히려 그런 차별을 앞장서 부추기거나 침묵합니다. 그런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을 지역주의자라고 모욕합니다.

그래서 호남과 친노는 결코 같이 갈 수 없습니다. 갈라서야 합니다. 호남 문제의 해결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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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 2016-04-28 16:44:27
이 칼럼은 호남의 표심과 전국표심의 괴리가 말해 주듯
넷통의 정통성과 정론직필과는 거리가 먼 편협하고 보편타당성이 결여된 잘못된 개인 사고가
쓰여진 것 같아 부적절합니다 .
우연희 2016-04-18 11:25:36
여수넷통에 댓글 쓰기가 이렇게 열려있어 익명으로 쓰게 되어 감사합니다. 열려 있어야 들을 수 있습니다.
우연희 2016-04-18 11:22:53
이번에 광주 전남의 당선자들을 보면
더민주에서 컷아웃 대상자들이 호남을 고립화시켜 가는 논리를 펴면서 당선이 된 사람들이란 것을 상기해야 한다.
우연희 2016-04-18 11:17:22
우연히 읽었는데. 주동식 칼럼 논조가 비이성적이다. 뭔가 팩트의 본질을 빗나간 어떤 특정사항을 놓고 펴는 다분히 감정적인 칼럼이다. 선거기간내 호남패권주의자들이 펴온 논리이다.
우연희 2016-04-18 11:16:24
이제 이런 논리로 호남을 고립화 시키는 자승자박의 논리는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