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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봄을 붙들고 싶다"

자전거 타는 김선미의 소소한 재미

  • 입력 2016.04.18 12:24
  • 수정 2016.04.21 01:18
  • 기자명 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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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딩후 노랗게 만발한 유채밭에서 찰칵

그나마 길지 않은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하염없이 봄비가 내린다. 그렇게 4월이 가고 있다.

잔인한 달 4월. 죽은 땅이 라일락을 피우고, 잠든 뿌리를 봄비가 깨운다는 ‘엘리엇’의 4월.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1차 세계대전의 황폐한 모습을 빗대어 말하였지만 그럼에도 4월은 잔인하기에 앞서 찬란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가슴 먹먹할 때 떠나는 라이딩!

▲ 라이더가 벗꽃, 진달래꽃이 만발한 산을 오르고 있다.

창문너머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고 있자니 문득 지난 라이딩이 떠오른다. 온 산천이 울긋불긋 연두연두 했었는데. 이제 수줍게 피어있던 꽃잎들은 볼 수가 없겠구나. 그 대신 무성한 초록 물들이 짙어져 가겠지. 왠지 모를 불안함과 시간의 빠름에 가슴은 먹먹해진다.

환경은 점점 인간과의 악영향으로 인해 무섭게 변해 돌아온다. 맑은 날보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점령한 날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나쁜 환경을 동반한 편리한 생활을 선택했다.

걷기가 싫어졌고 다들 여유가 없이 바삐 살아간다. 가만가만히 내 주위의 산과 꽃들과 바람에게 귀를 기울여본다면 조금은 마음 한 켠이 편안해 질 텐데... 이대로는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법도하다.

▲ 라이딩을 하면서 찍은 풀잎에 맺힌 이슬의 모습이 정겹다.

그래서 더욱 나는 자전거 타기를 멈출 수 없다. 자전거는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 좋은 교통수단이다. 차가 갈 수 없는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의 동반자이자 친구이다. 얼마 남지 않을 이 봄. 너무도 찬란하기에 잔인한 4월. 부지런히 페달을 굴려야겠다.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야속하게 떠나려는 봄을 붙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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