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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불구경과 싸움구경 좋아해!

여수소방서 돌산 119안전센터 찾은 아이들과 소방관의 대화

  • 입력 2016.04.25 11:08
  • 수정 2016.04.25 21:44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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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동백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여수소방서 돌산 119안전센터를 방문해 주재우 팀장으로부터 소방관의 임무와 역할 등에 대한 질문을 마친 후 기념촬영했다
 
 
19일, 여수소방서 돌산 119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사무실에 들렀다가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인터뷰하는 현장을 지켜봤다.

소방관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인터뷰할 내용을 노트에 꼼꼼히 적어왔다. 소방서 인근 동백초등학교 6학년인 학생들은 조사한 내용을 국어시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기자 못지않은 난감한 질문을 던지자  진땀을 흘리는 팀장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기록한 내용이다.

-소방관이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장소를 불문하고 사고현장에 최대한 빨리 도착해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주요한 임무입니다. 화재나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장비는 119구급차도 있지만 고가사다리차, 화학차, 화학물질 분석차량도 있어요. 두 번째는 사람이 다치지 않거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SNS나 미디어를 통해 예방활동을 하거나 순찰을 돌기도 합니다.
 
- 현장대응활동이 무엇입니까?
여수시에 일본처럼 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규모 7.0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사상자(사망자+부상자)가 발생해요. 여수소방서 장비로 가능할까요? 여수시 장비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인근지자체에 까지 지원을 요청합니다. 이럴때면 재난관리법에 근거해 경찰과 의료팀 등이 함께 구조 활동을 합니다.

-소방관 아저씨들이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불구경과 싸움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화재현장에 출동했을 때 구경꾼들이 교통방해를 하거나 안에 사람이 없는데도 있다며 거짓정보를 주기도 합니다. 2001년 홍제동 화재현장에서는 사람을 구하러 집안에 들어갔다가 6명의 대원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어요.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데 뒤차가 추돌해 소방관이 사망하기도 하지요.

화재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관 중에는 화재진압대원, 구조대원, 구급대원이 있는 데 구조현장에서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으로 고통을 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어떻게 하면 소방관이 될 수 있습니까?
임용시험에 합격해 소방학교에서 6개월 동안 교육을 받고 각 소방서에 배치됩니다.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 혹시 위험했던 기억은 있나요?
1996년도 전라남도 장흥군에 근무할 때 일입니다. 작은 소방서라 구조대가 없어 화재진압도 하고 구조대 역할도 해야 했어요. 하루는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해 7층에 사람이 갇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어요. 15층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데 잘못해 6층까지 내려와 버렸어요. 줄 타고 내려오는 과정을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난감했지요. 다시 7층으로 올라가 사람을 구했어요.

-화재나 구조 당시에 떠오른 생각은 무엇입니까?
현장에 가면 급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요. 자동적으로 몸이 반응을 합니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은?
악조건에서 사람을 구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화재가 더 커지기 전에 조기 제압해 재산피해를 최소화했을 때 보람을 느꼈죠.

- 앞으로도 소방관을 계속하실 건가요?
여건이 되면 계속할거에요. 소방서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장비와 인력이 부족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인명이나 재산을 구할 겁니다.
소방관 생활 23년차인 주재우 팀장에게 소방관의 임무와 생활 등을 질문하는 여수동백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왼쪽부터 송정희, 김현서, 선우람 ⓒ 오문수
"동네에 불이 났을 때 저도 불구경 간 적이 있었어요"하고 김현서 군이 대답하자 팀장이 "그 때 재미있었어?"하고 묻자 "아니요. 좀 그랬어요"라고 답했다. "질문에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야무지게 대답한 학생들은 "현장에 따른 장비가 따로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라며 자리를 떴다.

기자 못지않은 실력으로 질문하는 어린 학생들을 배웅하는 대원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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