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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재능도 놓치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

  • 입력 2012.06.07 15:29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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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팔마 체육관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전라남도 교육청과 KBS한국방송이 주관한 2012 대한민국 좋은학교 박람회가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6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동안 열렸다.

‘인재대국으로 가는 긍정의 변화‘를 주제로 열린 좋은 학교 박람회는 충청과 호남지역 80개 학교가 참가했다. 좋은 학교 박람회는 학교별 교육성과와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한 체험활동 등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건호


이리저리 학교 부스를 돌아다니다 충남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초상화를 그리는 학생이 눈에 띄어 들여다봤다. 김건호 학생은 충남애니메이션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다. 앞에 앉아 있는 모델을 1분 정도 바라보고 금방 캐리커처를 그린다. 김건호 학생에게 어떻게 캐리커처를 그리는지 물었다.

"얼굴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감정은 얼굴의 골격이나 근육 방향과 비례를 표현하면 나타납니다."

만화나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건호 학생은 상명대나 경희대 디자인과에 들어가 우리나라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게 꿈이다. 전국기능대회 그래픽 디자인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여기저기서 그림을 그려 달라는 요청에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건호 학생은 <충남교육신문>에 만평을 그리기도 한다.

폐교 직전의 학교가 학생수 3배로 증가한 충남 논산의 도산초등학교

5명의 학생이 스마트 패드를 책상 위에 놓고 동요를 연주하는 부스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군중심리일까. 사람이 모이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마트 패드에는 드럼, 베이스, 기타, 건반, 신디사이저의 그림이 나오고 학생들이 각자의 악기 위에 손가락을 짚으며 연주하는 동안 한 여학생이 <과수원 길>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이들을 지도한 김대중 교사는 "스마트 패드를 이용한 악기는 음정에 대한 세밀한 표현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누르기만 하면 제 소리를 내니까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음을 낼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패드를 이용해 음악 공부를 시키는 이유를 물었다.

논산시내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도산초등학교는 3년 전 폐교 직전까지 갔다. 전교생 35명 중 5학년 15명이 졸업하면 폐교될 운명이었다. 박상영 교장은 폐교될 학교를 살려 전국적인 모델로 삼겠다는 생각을 하고 ‘학생들이 열광하는 대안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골프, 승마, 축구, 스마트 밴드, 논술, 바이올린, 수학영재 등의 16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속에는 전교생 모두가 들어있는 분야가 3개 있다. 오카리나, 영어, 축구가 그것. 전교생 133명이 933강좌를 수강하고 있으니 아예 ‘방과후 전문학교‘로 개명하는 게 어떨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D-리그‘ ‘D‘란 ‘도산‘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여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이 축구 선수가 되어 매일 아침 펼치는 학년별 축구 리그전이다. 1학년 양팀의 이름은 ‘팡팡-룰루‘, 2학년 은 ‘호랑이 -사자‘ 등이 펼친 누적 경기 횟수는 56회나 된다.


"좋은 학교란 학생들이 좋아하는 학교라는 신조로 열심히 가르치니 인근에서 학생들이 전학을 오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감사를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열정으로 스마트 밴드를 가르친 김대중 교사는 교실이 부족해 교장 관사에서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부적응 아이들이 전학 와서 변하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는 김대중 교사와 "아직 멀었다"며 웃는 박상영 교장의 얼굴을 보며 진정한 교육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단다. 연주를 마치고 나온 기채연(5년) 학생에게 소감을 물었다.

"스마트 기기를 다뤄보니까 학교생활도 즐겁고 이런 데까지 와서 공연도 하니 자랑스러워요."

독서가 의무가 아닌 문화로 승격시킨 - 충북 제천 동중학교

부스에서 중학교 3학년 학생들(한상혁, 우승호)이 열심히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노끈을 잘라 고기를 만들고 있어 뭔가를 물었다. 충북 제천 동중학교에서는 독서습관을 장려하기 위해 가방 속에 책을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쿠폰을 주어 선물과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사서를 담당하는 이영선 교사가 창안한 이 제도는 ‘꿈 다독인 독서문화활동‘이다. 독서가 의무가 아닌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영선 교사는 도서관에 예쁜 인형과, 화초, 가방을 전시해 도서관이 즐겁게 놀러오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급식소 앞 빈공간 공간을 이용해 독서공원을 만든 것도 독서가 의무가 아닌 즐거움을 주는 문화로 승화시키려는 그녀만의 생각이다. 그녀의 도서관 경영에 대한 생각이다.


"얘들아! 우리 한번 도서관에서 놀아보지 않겠니?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쿠폰을 받은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북새통 장터‘에서 문구용품이나 먹거리 등으로 교환해주고 있어요." 그녀는 독서가 또 다른 즐거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책을 읽고 난 후 독후감을 시나 가사로 만들어 노래하는 ‘북 밴드‘를 만들어 매주 한번씩 도서관에서 공연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아침 시간에 독서하는 학생수가 58%나 증가했다.



전국 각지에 있는 교사들의 숨은 노력과 열정이 우리교육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재대국으로 가는 긍정의 변화‘라는 주제로 열리는 좋은학교박람회는 영남권, 충청·호남권, 수도권 등 3개 영역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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