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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서옴, 이런 감칠맛 나는 세상 언제 오려나

회 맛은 예전 그대로인데... 한산한 식당가와 선술집들

  • 입력 2016.11.04 08:30
  • 수정 2016.11.05 01:30
  • 기자명 조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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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돔은 깻잎쌈이 좋답니다.
ⓒ 조찬현

 


요즘 자영업이 말이 아니다. 나라가 이 모양인데 무슨 장사가 되겠어. 여기저기서 자조 섞인 한숨소리만이 가득하다. 지난 3일 여수의 구도심 풍경이다. 오후 6시경인데 식당가와 선술집들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길거리도 마찬가지로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유독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한군데 있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봤다. 고래와 새우라는 횟집이다. 고래 고기가 있나 살펴봤더니 제철 해산물과 새우구이가 주 메뉴다. 그날따라 바로 근처에 있는 이름난 선술집이 문을 닫았다. 그래서일까, 아무튼 이집은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새우 등터질 정도다.

주거니 받거니... 그렇게 가을밤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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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지고 맛깔난 감성돔 회다.
ⓒ 조찬현

 


우리 일행 역시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감성돔 회를 주문했다. 중간크기 7만 원이면 3~4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딱히 내세울 것은 없지만 곁들이 음식도 무난하다. 주변의 달뜬 분위기에 휩쓸려 덩달아 훅 달아오른다.

"그래 까짓 거~ 오늘은 달려보는 거야."

소맥으로 한잔 말아먹고 이후 소주와 함께 달렸다. 가슴 한 구석은 휑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이다. 누가 애국자 아니랄까봐 다들 나라걱정이다. 주거니 받거니 그렇게 가을밤은 깊어만 간다. 최근에는 자고나면 터져 나오는 충격적인 사건들 때문에 별다른 안주 없이도 이들 뉴스를 안주삼아 소주 몇 병은 거뜬히 비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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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박한 곁들이 음식들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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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아주 그만인 풀치조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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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돔 회는 겨자소스와 먹어도 잘 어울린다.
ⓒ 조찬현

 


괜스레 차진 감성돔 회에 분풀이를 해본다. 초장소스에 푹푹~ 담갔다가 매운 겨자소스에 또 다시 적셔보기도 한다. 그렇게 투정을 하다 질겅질겅 씹어대도 이내 감칠맛으로 보답하는 감성돔, 이런 감칠맛 나는 세상은 언제나 오려나.

이집의 반찬 중에서 유독 풀치조림이 눈길을 끈다. 역시 맛을 보니 입에 잘 맞는다.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아주 그만이다. 적당히 말라 쫀득하니 식감도 좋다. 파래가 적당히 섞인 김도 별미다. 김에 밥을 싸먹으면 꿀맛이다.

역시 마무리는 탕이다. 매운탕인데 제법 맛깔나게 끓여내 숟가락이 바삐 움직인다. 가끔은 이렇게 지인들과 모여 한잔 술에 한숨을 날려 보내자. 세상사 뭐 별거 있을까, 이런 맛에 사는 거지. 눈뜨고는 못 볼 것도 다 참아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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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 매운탕과 반찬들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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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래김에 밥을 싸먹으면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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