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 끼 식사에도 한 잔 술이 생각날 때도...

여수명품복국에서 맛본 '밀복맑은탕'

  • 입력 2017.02.14 18:07
  • 기자명 조찬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편한 속 달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밀복지리탕(밀복맑은탕)이다.
 불편한 속 달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밀복지리탕(밀복맑은탕)이다.
ⓒ 조찬현

 


불편한 속 달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밀복지리탕(밀복맑은탕)이다. 한 그릇 비워내고 나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주독이 순간에 다 날아가는 듯싶다. 속이 다 시원하다.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너무 좋다.

탕은 밀복, 회는 참복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탕요리에 밀복이 제격이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밀복은 독성이 없거나 독성이 약하다. 그러나 남중국해에서 잡히는 수입산은 독성이 강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속풀이에 좋은 밀복... 그 특별한 맛에 할 말 잃어
 

 기막힌 이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더 이상의 표현은 유구무언이다.
 기막힌 이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더 이상의 표현은 유구무언이다.
ⓒ 조찬현

 


밀복지리탕이다. 지리(ちり)탕은 생선이나 채소 두부 등을 냄비에 끓여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 요리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맑게 끓여낸 국이나 탕을 지리탕이라 부른다. 우리말로 순화하면 맑은탕이 되겠다.

여수명품복국의 밀복맑은탕은 1인분 1만 6000원으로 착한 편이다. 혼자 찾아가도 눈치하지 않고 대환영이다. 그래서 혼밥족에게 인기다.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은복맑은탕은 1인분 가격이 1만 원인데 점심시간에는 8000원으로 할인된다.

이곳 셰프(40, 박지현)에게 밀복지리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밀복지리탕인데요, 복은 동해안에서 많이 잡혀요. 배에서 급랭해 선도가 좋아요. 은복은 많이 나서 흔한데 밀복은 조금 귀해요."
 

 밀복맑은탕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너무 좋다.
 밀복맑은탕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너무 좋다.
ⓒ 조찬현

 

 

 밀복지리탕 기본 상차림이다.
 밀복지리탕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복맑은탕이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미나리와 팽이버섯을 먼저 건져내 먹는다. 이때 취향에 따라 유자 폰즈 소스나 초장 소스를 곁들이면 좋다. 속풀이에 좋은 밀복 국물은 그 맛도 특별하다. 앞접시에 덜어내 식초를 한두 방울 떨어뜨려 먹으면 국물이 뽀얗게 변하면서 맛도 상승한다. 기막힌 이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더 이상의 표현은 유구무언이다.

"육수를 내서 사용해요. 복대가리와 대파가 많이 들어갑니다. 콩나물과 무 넣고 끓이다가 손질해 놓은 밀복을 넣어요. 복중에 밀복이 가장 맛있어요, 저도 밀복을 즐겨먹어요."

밀복을 즐겨먹는다는 그는 복지리탕이 냄비에서 끓어오를 때 '지리~ 지리~' 나는 소리 때문에 지리탕이라 부르고 있다고 말한다.

"복을 냄비에서 끓이면 국물이 끓어오르면서 '지리~ 지리~'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지리탕이라고 했다는 예기가 있습니다."

복껍질무침은 덤... 뜨신 밥에 쓱쓱 비벼먹으면 별미
 

 복껍질무침에 뜨신 밥을 쓱쓱 비벼먹으면 정말 맛있다.
 복껍질무침에 뜨신 밥을 쓱쓱 비벼먹으면 정말 맛있다.
ⓒ 조찬현

 


복어가 다른 생선에 비해 맛있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복어는 다른 어류와 달리 부레가 없기 때문에 물에 가라앉지 않으려고 쉴 새 없이 자신의 몸을 움직인다. 이렇게 운동량이 많다 보니 당연히 지방이 적고 담백한 맛이 날 수밖에.

밀복맑은탕에는 복껍질무침이 덤으로 나온다. 이 복껍질무침에 뜨신 밥을 쓱쓱 비벼내도 좋다. 양파와 미나리가 새콤달콤하면서도 아삭한데다 유난히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복껍질이 더해져 그 맛에 순간 매료되고 만다. 그간 잃었던 입맛까지 확 살아난다. 복껍질무침은 복껍데기를 삶아 얼음물에 급랭해 양파와 미나리를 넣어 갖은양념에 새콤달콤 무쳐냈다.

"밀복은 특이하게 몸에 가시가 없어요. 가시가 없고 민들민들 해서 밀복이라고 해요."
 

 밀복맑은탕에는 밀복도 넉넉하게 4토막이나 들어가 있다.
 밀복맑은탕에는 밀복도 넉넉하게 4토막이나 들어가 있다.
ⓒ 조찬현

 

 

 바삭한 복튀김은 매콤한 칠리소스와 잘 어울린다.
 바삭한 복튀김은 매콤한 칠리소스와 잘 어울린다.
ⓒ 조찬현

 


밀복맑은탕은 오도독한 식감의 팽이버섯과 향긋하면서도 아삭한 맛의 미나리가 입맛을 돋아준다. 맛은 물론 먹는 재미마저 느낄 수 있다. 탕에 밀복도 넉넉하게 4토막이나 들어가 있다. 제법 도톰한 밀복을 건져내 유자폰즈소스에 먹는 맛이 너무 좋다.

이곳 셰프의 고향집에서 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어 담갔다는 배추김치와 상큼한 백김치, 새금한 깍두기가 입맛을 거든다. 어릴 적 맛봤던 그런 아련한 고향의 맛이 배어 있다.

한잔 술이 생각난다면 복튀김이 좋다. 복맑은탕으로 식사를 한 후 복튀김에 한잔 술은 행복 그 자체다. 바삭한 복튀김은 매콤한 칠리소스와 잘 어울린다. 이렇듯 복요리는 한 끼니 식사에도 한잔 술이 생각날 때에도 참 좋은 음식이다.
 

 복요리 전문점 여수명품복국의 메뉴다.
 복요리 전문점 여수명품복국의 메뉴다.
ⓒ 조찬현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