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일은행 여수지점 건물 매각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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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제일은행 여수지점 건물 매각 거론
  • 한창진
  • 승인 2017.03.1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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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 170호 옛 제일은행 여수지점

여수시 중앙동에 있는 일제 강점기때 설립된 제일은행 여수지점 건물이 매각될 형편에 있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말까지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의 건물이었다. 2005년 등록문화재 170호로 등록되었다. 여수 시내 일제강점기 비 주거용 건물로는 보기 드물다.

자료와 관련 내용은 2007년 문화재청이 순천대학교에 용역을 줘서 발간한 "제일은행 여수지점 기록화 조사보고서"를 참조하였다. 

일제 강점기 건물이 여수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은 것은 여순사건 때 대화재로 불에 타버렸다. 이 건물 역시 그 때 불에 타서 입구 계단, 바닥 석축, 2층 계단 등 돌로 된 시설만 남았다. 돌의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지금 형태의 건물은 한국전쟁 이후 건립하였다는 주장이 있다.

 

처음 지을 때 모습 그대로 남은 석축과 계단

 

일본이 양곡과 면화 등을 수탈하기 위해서 철도를 만들고, 항구를 만들었다. 일본 연락선이 취항하는 항구였던 목포와 군산은 아직도 일제강점기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 건물들이 시민들의 문화 공간도 되고, 관광객들에게 일제강점기의 수탈과 시대상을 알 수 있는 관광 인프라가 되고 있다.

 

중앙동 스탠다드차타은행 주변 지도

 

일찌기 여수는 여수앞바다에서 엄청난 양의 키조개가 발견되어서 일본인 어업 이민이 많았다. 1927년 시내 중심지를 매립하여 시가지를 조성하였다. 1930년 전라선 철도와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연락선이 취항하였다. 거주하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각종 상업이 많이 이뤄진 곳이 바로 진남로 상가이다.

 

 

여수에서 은행은 1910년 농협 전신인 여수금융조합이 만들어졌고, 1912년 광주농공은행 여수지점이 설립되었고 나중에 식산은행으로 바뀐다. 1918년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이 만들어진다. 식산은행 저축 예금 업무를 계승하여 만들어진 것이 1929년 상인들이 이용하는 조선저축은행 여수지점이 진남로상가에 들어왔다. 1931년 순천무진 여수지점이 만들어졌고 나중에 한일은행 여수지점이 된다.

 

정면 출입구 상부에 음각된 '조선식산은행'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은 1958년 제일은행 여수지점으로 바뀌었다. 2005년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 차타드가 인수하여 SC제일은행, 2012년 지금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바뀌었다.  

이후 여천지점이 생기고 최근 들어 구조 조정을 하면서 등록문화재인 중앙동 여수지점은 출장소로 격하되고, 여천지점이 여수지점으로 바뀐다. 은행은 앞으로 출장소마저 없애고, 건물은 일반에 매각하려고 한다.  

 

스탠다드 차드 은행 여수지점 내부

보존 상태 양호, 주변  가로 옛 모습 그대로 남아 보존 가치 커

옛 제일은행  여수지점 건물은 벽돌조에 부분 2층이다. 연면적은 410.57㎡이며, 외벽은 시멘트 모르타르 테라조 마감이다. 지붕은 목조 트러스에 슬레이트 잇기를 하였다. 외부의 벽면은 창에 의해 수직으로 분할되어 있다. 정면에는 상하로 긴 창 다섯 개를 좌우 대칭으로 배열하였다. 그 양쪽에 다시 수직 방향으로 긴 창을 하나씩 두었다.

 

복도 윗부분 화려한 마감처리

 

측면도 정면과 마찬가지로 수직으로 긴 형태의 창을 만들었다. 창문이 상하 두 부분으로 분할되어 있고 전체 테두리를 창틀의 형태로 돌출시키고 있다. 배면은 창의 크기와 형태가 다르게 일정한 규칙 없이 만들어졌다.

 

위에서 내려다 본 여수지점 건물

 

구조적인 면을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외부는 건립 당시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내부는 은행 업무를 위해 천장이 낮게 가설되는 등 변경된 부분도 있다. 원형은 많은 부분이 유지하고 있어서 2005년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매립도 상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의 위치
건립 당시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 주변

 

옛 제일은행 여수지점의 건물은 아직까지 구조가 견실한 편으로, 전체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여기에 주변의 가로 구획 등 도시적 구조가 당시의 모습을 많이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건물과 주변의 도시적 상황이 총체적으로 보존된 많지 않은 사례 중의 하나이다.

 

여수지점 건물 정면 투시도

 

은행 변천사를 알 수 있는 문화재로 남겨야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은행 건물로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는  모두 4군데가 있다. 조선식산은행 건물 가운데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한국산업은행 대구지점’(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164호),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등록문화재 19호), ‘구 조선식산은행 원주지점’(등록문화재 164호), ‘구 제일은행 여수지점’(등록문화재 170호) 등이 있다.

 

등록문화재 164호 스탠다드 차타 은행 원주지점

 

군산에는 1923년에 건립된 채만식 소설 탁류에 등장한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이 있다. 해방 이후 한국은행을 거쳐 한일은행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근대건축관으로 군산의 근대 건축물과 일제 강점기 화폐, 역사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군산 조선은행 내부 전시관 모습

 

또, 군산에는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었던 고리대금업 '일본18은행' 건물이 남아있다. 1907년에 군산지점이 2008년 이후 복원하여 군산근대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제해양관광 중심인 여수시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옛 제일은행 여수지점 2층 난간 모습

 

여수시가 내세운대로 1년에 1,300만명의 관광객이 여수를 찾고 있다. 옛 제일은행 여수지점 건물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여수시내는 여순사건 때 불에 타기도 하였지만 남은 것도 무조건 철거를 하였다.

 

보존하는 방법으로 우선 스탠다드차타은행 차원에서 일제강점기 은행과 지금의 은행을 비교할 수 있는 은행 박물관으로 꾸미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어렵다고 하면 여수시가 구입을 해서 관광 중심지 중앙동에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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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자요 2017-03-17 10:11:56
맞아요. 맞아. 방송국건물도 구)여천교육청, 구)여수역, 구)쌍봉면 사무소 건물마저 다 말아먹고서 여수시의 무능을 생각하면 지탄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안그래도 도서관,미술관,박물관 변변한 시설도 없어 서러운데 여수시는 이를 잘 활용을 못하고 있는게 무슨이유일까요? 돈버는 것에만 눈이 어둡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이 관련 주민연대를 만들어서 반드시 민간에 일방적으로 팔리는 거 저지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