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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밤바다에 ‘버스커’들이 찾아왔다

‘2017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21일 개막...6개월간 금.토.일 저녁에

  • 입력 2017.04.22 21:57
  • 수정 2017.04.23 10:10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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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7시 이순신광장에서 펼쳐진 <2017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개막 공연

버스킹의 계절이 돌아왔다. 장장 6개월간 금,토,일 3일 동안 거리공연이 저녁마다 여수에서 펼쳐진다.

‘2017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이 21일 개막식과 함께 길거리 공연의 막이 올랐다.

여수시는 '버스커 메카'라고 자랑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버스킹 공연 문화가 성공한 도시다”
“국내 최고의 버스커 공연이고, 장장 6개월 최장기간이다”

버스커들은 여수밤바다를 배경으로 이순신 광장에서부터 종포해양공원 구간의 해변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을 만난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를 지향하고 문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걸고 지난 2014년도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도시·문화마을 사업’ 공모를 실시했다.

이 공모사업에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프로젝트가 선정되어 5년간 정부 지원을 받는다. 올해 3년차 진행하고 있다.

21일 시작한 ‘2017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거리문화공연은 첫날 성황리에 첫 공연을 마쳤다.

이순신 광장과 가까운 곳인 중앙동 선어시장 건너편에서부터 삼미횟집 옆, 낭만포차 근처인 ‘ 빛 광장’, 그리고 카페베네 커피숖 옆, 마지막으로 종포해양공원 무대, 이렇게 5군데서 펼쳐졌다. 올해는 위 장소가 고정이다.

서울에서 온 'Massa Crew' 댄스팀. 팝핀과 비보이 장르를 선보이는 스트릿 댄스팀원들이 1회 공연을 마치고  다음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

1회 공연을 마치고 다음 공연을 준비중이 8인조 댄스팀을 만났다.  팝핀과 비보이를 선보이는 '마싸 크루'라는 이름의 댄스팀은 2015년도에도 여수버스킹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길거리 공연도 처음이었고, 여수 방문도 처음이었다고 팀 리더 김희민(33)씨가 자신들을 소개한다.

"서울에서 우리가 2015년도에 첫 참가한 뒤로 여수 기억이 너무 좋았고요, 그때 관객 반응도 좋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경치도 좋고요. 오늘 첫 공연 마치고 쉬고 있는데, 여전히 관객 반응이 좋아서 올해 왠지 잘 될 것 같습니다"  

여수시 관계자는 “지난 2년동안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공연의 성공으로 종화동, 중앙동 등 원도심지역 상권 활성화와 경기회복에 기여했다. 올해는 해외 관광객 유입에도 중점을 맞춰 명실상부한 ‘국제 해양관광의 중심 여수’를 만드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시는 버스킹 공연기간 중인 8월에 국내외 버스커들의 공연과 아트마켓, 거리 퍼레이드를 곁들인 “여수 국제 버스킹 페스티벌”을 추진중이다. 기존 버스킹에 국제적인 볼거리를 추가해 시너지 효과를 낼 작정이다.

각 거리공연 장소를 배당 받은 버스커들은 금요일에 이어 토,일요일 3일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이들은 서울,광주등 전국에서 행사를 대행하는 기획회사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여수 버스킹 공연자가 되었다.

보컬 이수민씨가  멤버인 박재현씨의 기타반주에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에 다가가고 있다.

통키타 듀오로 중앙동 선어시장 건너편에서 공연을 한 2인조 보컬을 맡은 이수민(23,여)씨는 “이미 음반도 냈고 가수활동도 해왔지만 빛을 보지 못해, 서울 홍대 앞에서 버스킹을 했는데 실력도 늘고 가수활동에 도움에 되어서, 2015년에 이어 여수공연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획사를 통해, 여수에 오는 교통편과 여수에서 머무는 숙식을 제공받는다”고 밝히고, “그런 지원이 없다면 여수까지 버스킹 공연하러 일부러 오기에는 쉽지 않고, 여행 삼아 기타들고 겸해서 올 수는 있겠다”고 자발적인 여수로의 버스킹 공연에는 소극적인 견해였다.

학장시절부터 이수민씨와 함께 활동해온 멤버 박재현씨도 “일부러 우리 팀이 여수로 버스킹 공연하러  내려 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발적인 길거리 공연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양공원 공연장에서 만난 관광객과 시민들은 모처럼 활기찬 길거리 공연을 즐기며 환영일색이었다.

빛광장에서 공연하는 3인조 밴드 파트스트릿 공연 모습

광주에서 부부가 함께 여행온 임성민(47)씨는 “지역에서는 버스커들의 공연보기가 쉽지 않은데, 여수 여행 와서 저녁에 게장 백반 먹고 숙소 들어가다 우연히 버스킹 공연을 접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며 해양공원의 버스커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공연 후에는 ‘모금용 모자’에 지폐를 넣어주기도 했다.

역시 경북 구미에서 온 젊은 부부도 ‘여수밤바다’여행 왔다가 덤으로 길거리 공연을 보면서 즐거워 했다.

광주나 구미에서 오신 관광객 모두 버스킹 공연한다는 정보도 몰랐고, 버스킹 공연 보러 여수에 오지는 않았다. 그들은 '여수 밤바다'를 보러 왔다.

해양공원 무대 바로 앞에서도 버스커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동네 주민인 임영용(55, 관문동)씨는 해양공원 무대 바로 아래서 펼쳐지는 신승주씨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겨우내 움추렸는데 이렇게 동네가 횔기차서 좋다. 젊은친구(버스커)가 간단한 마술도 보여주고 동네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어울려 함께 즐기고 있다”고 말하며, 동네에서 소음으로 불편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주변에서는 얼추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하고, 크게 문제 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라”라고 말해  자신 주변은 비교적 너그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여수시 김광중 문화사업단장은 “예년에 보면 버스커들의 소음으로 민원이 상당수 들어왔다. 10시까지 종료를 하고, 스피커 용량을 조절해서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버스커 공연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해 소음 민원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저글링 버스커 공연자인 국승찬씨의 길거리 공연을 관광객과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즐기고 있다.

버스커들 중에 큰 박수를 받으며 저글링 공연을 펼치는 젊은 청년의 무대를 만났다. 이 날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려 있었다. 해양공원 낭만포차 쫑포쪽 마지막 포차 옆 공터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온 저글링 전문 버스커 국승찬씨다. 그는 혼자 공연을 왔다. 여수의 ‘2017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공연 멤버가 아닌 그야말로 자생적인 버스커인 셈이다.

“전국을 다니는데요. 속초, 변산, 대천, 대전,부산... 안가는 곳이 없어요. 그간 여수도 서너차례 왔었구요, 혼자 다녀요. 여수 버스킹 기획회사에서 작년과 올해 같이 참여하자고 연락이 왔었는데요 거절했어요. 혼자 맘껏 다니는 것이 더 좋아요. 지원받으면 얽매이니까요. 자유스럽게 다니려고요. 또 도시에 따라 타이밍들이 있거든요. 축제시즌도 있고요. 골라서 다니는거죠. 저는 오늘(21일)만 여수서 공연하고 내일은 군산으로 갑니다. 여수의 이번 버스커들과는 전혀 다르죠  ”

저글링 전문 버스커인 국승찬씨. 여수 공연 마치고 군산으로 간다고 한다, 그는 혼자서 자유롭게 다니는 버스커다.

국승찬씨는 관객들로부터 인기가 대단했다. 수준급의 저글링 솜씨와 더불어 관객과 소통하는 데도 남다른 실력을 갖춘 것으로 보여졌다. 조력자도 없이 혼자 공연을 하고 수입도 상당하단다.

보통 1회 공연 마치면 ‘모자’에는 많게는 20만원 정도 들어온다고 귀뜸한다. 물론 적을 때는 5~6만원이지만. 하루저녁 그는 3회에서 5회까지 공연한다.

여수 버스커들은 현재 지원을 해준다.
어느 도시건 지원해주면 버스커 공연은 성황을 이룰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여수는 지원해주는 버스커 공연이 3년째다.  5년을 채우면 이제 버스커들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게 된다. 

앞으로 3년 후에 여수는 전국에서 수준있는 버스커들이 자발적으로 몰려와 스스로 여수의 길거리 곳곳에서 앞다투어 공연하려고 하는 '버스커 메카'를 꿈꾼다.
그 꿈을 이루려고 2017년도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이  6개월간의 레이스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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