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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돈 버는 의사 아닌 것 같아요”

심한 골반통증이 동반된 자궁후굴수술위해 여수까지 찾아온 미국교포

  • 입력 2017.06.08 11:22
  • 수정 2017.06.09 11:15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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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제일병원 강병석원장 모습

“선생님은 돈 벌려고 의사 하시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선생님이 존경스러워요”

여수제일병원 강병석원장(64세)과 자궁후굴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에서 여수까지 온 김현정(49세)씨의 대화내용이다. 여수에서 가장 큰 병원(413베드, 산후조리원 23베드)을 운영하는 강병석원장은 10년째 여수지구촌사랑나눔 회장을 맡고 있다.

여수지구촌사랑나눔은 여수지역에 근무하는 의사들로 구성된 봉사활동단체로 해마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낙도와 해외의료봉사활동을 한다. 필자가 강병석원장과 인연을 맺은 건 낙도의료봉사활동을 따라나섰다가 라오스의료봉사활동(2016년)에 동참하면서 부터다.

필자가 원장실을 방문한 이유는 다음 달 있을 해외의료봉사활동에 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원장실에는 때마침 이틀 전 자궁후굴수술(5.23)을 마치고 상담을 하고 있던 김현정씨가 있었다.

13년째 미국 시카고에 살다 자궁후굴수술을 받기 위해 여수를 찾은 김현정씨로부터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았다. 면담당시 김씨는 3일전 복강경으로 자궁위치 교정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김씨는 친정이 서울이라 여수에 아무 연고도 없다.

“2년 전 자궁선근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서울에 있는 병원 일곱 군데에서 똑같은 진단과 자궁을 적출하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너무 실망했었고 마지막 한 곳에서는 자궁선근종을 고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수술직전에 수술 후 예후가 안 좋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수술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갔어요”

김씨의 얘기가 계속됐다. 당시 담당의사가 “자궁적출하기 전까지는 폐경이 될 때까지 계속 아플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수술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낙심한 채 미국에 들어와 있었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져 걸을 수조차 없었다.

몸이 심하게 아팠지만 자궁적출이 너무 싫은 그녀는 자궁을 보존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해보기로 했다. 미국에 있는 의사들이 권한 방법은 자궁 내 피임장치의 일종인 미레나 시술이었다.

당시 시술 중 산부인과 의사와 함께 초음파담당의사가 시술에 참석해야 한다고 해서 이유를 물으니 “당신의 자궁이 뒤로 가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자궁후굴이라는 걸 알았다. 미레나 시술을 하고 난 후 6개월이 지나도 차도가 없으면 미레나를 제거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통증이 계속되자 자궁후굴 고치는 방법을 검색하던 중 여수에 있는 어떤 병원에서 자궁위치교정수술을 한다는 글이 있었다. 치료 후기도 2~3개가 있었다. 여기저기 수소문을 통해 여수제일병원을 찾아 메일을 보냈더니 “일단 방문해서 진단을 받아보시라”는 답장을 받고 미국에서 여수까지 날아와 수술을 받았다.

필자가 수술 후 보름이 지난 환자에 대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그녀의 상태를 들어보고자 함이다. 수술 받은 지 3일째인 그녀가 예후를 말했다.

“수술 후 옛날보다 통증이 덜합니다. 꼬리뼈가 아팠는데 예전처럼 통증이 심하지는 않아요. 한국이 수술분야에서는 발달한 나라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수술이 없어요. 자신 있는 것만 수술합니다. 왜냐하면 수술이 잘못되면 소송이 심하기 때문이죠. 보험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비가 몇만달러나 됩니다”

강병석원장이 설명을 했다.

자궁후굴수술 받기 위해 미국에서 여수까지 온 김현정씨가 수술한 지 3일 후 강병석원장과 상담하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근무한 지난 35년 동안 15000여 명에 이르는 산모의 분만을 도왔으며, 수천건의 부인과 수술을 해 왔습니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20여 차례의 해외 의료 봉사를 다니면서 세계 여러나라 산부인과 환자를 보아 왔습니다. 자궁후굴이 되는 이유는 3가지입니다. 선천적요인과, 출산으로 인해 골반 조직이 느슨해진 경우, 승마와 같이 격렬한 운동을 오랫동안 한 경우 자궁이 뒤쪽 꼬리뼈 쪽으로 넘어가는 변형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김씨는 자궁후굴이 있는 상태에서 여성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어 자란 선근종이 자궁 뒤쪽 벽에 생겨 꼬리뼈 앞쪽 천추신경을 눌러서 심한 골반통증이 생긴 경우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19년간 자궁후굴 수술을 한 케이스는 대략 300여 건 정도 되고, 그분들 중 단 한명도 합병증이 생긴 경우는 없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골반 통증은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수제일병원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니 강병석원장이 쓴 자궁후굴의 증상이 기록돼 있었다.

자궁후굴에 대한 그림과 사진모습으로 강병석원장이 제공해준 의료서적에서 촬영했다

▲심한 골반 통증 ▲ 꼬리뼈가 아파서 오래 쪼그려 앉기 힘듦 ▲배란시기부터 생리 때까지 아랫배가 불편함 ▲잠자리시 아파서 남편과의 관계가 불편해 짐 ▲생리가 빨리 끝나지 않고 검은 피가 소량씩 오래 지속됨 ▲산부인과에서 반복되는 골반염증으로 오랫동안 치료받은 병력이 있음 ▲생리때 아랫배가 슬슬 아프며 소화불량 증상이 있음 ▲쉽게 피곤해짐 ▲ 다리 뒤쪽의 시린 증상

치료과정도 기록되어 있었다.

▲의료보험이 적용돼 수술비에 부담 없음 ▲입원 기간은 2~3일로 짧음 ▲복강경을 이용한 흉터 없는 간단한 수술임 ▲ 수술 후 환자만족도가 대단히 높음 ▲자궁조직이 원위치로 돌아오고 자궁에는 어떠한 손상도 없음

치료 후기를 쓴 A씨의 글도 있었다.

“평상시에 성교통도 있고 생리를 하면 생리혈이 시꺼먼 색으로 나오고 양도 소량인데 배가 많이 아프고 생리통이 엄청 심했어요.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쪼그려 앉기도 잘 안 되었어요. 수술 후 성교통, 생리통이 없어지고 생리색도 좋아졌어요”.

비슷한 질병으로 인근 모 병원에서 골반염이란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가 안 돼 강병석원장에게 수술받았다는 B씨의 후기다.

“허리도 아프고, 옆구리도 아프고, 냉이 많고 냄새도 심해 A병원을 방문했는데 골반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2주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고 입원일수 관계로 퇴원하라고 해서 여수제일병원 강병석원장님을 만나 4일만에 해결됐습니다”

환자들과 대화하기를 좋아하는 강원장은 “미국에서 나를 알고 여수까지 오셨다는 게 신기합니다”라고 말하며 “임상사례를 모아 책을 출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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