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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무공의 얼, 여수밤바다에 물들다!"

제52회 거북선축제 4일개막... '통제영길놀이' 관객들 마음 사로잡아

  • 입력 2018.05.05 12:56
  • 수정 2018.05.05 13:32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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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영 길놀이에서  야간에 눈에 띄는 모형등 거북선

현대와 전통, 맛과 멋이 어우러지는 여수의 호국문화축제 제 52회 거북선축제가 개막식과 함께 3일간의 일정으로 막이 올랐다.

올해는 ‘이충무공의 얼, 여수밤바다에 물들다’라는 주제로 행사가 펼쳐졌다.

지난 4일 오후에 진행된 통제영 길놀이 행사는 오후 6시에  '입방군점고'와  '둑제'를 시작으로 '통제영길놀이'로 이어졌다.

'약무호남시국가' 라는 글귀에 여수기관장과 측제 관계자들이 시작 버튼을 알리려고 준비 중이다

입방군점고는 전투출정에 앞서서 행하는 의식으로, 지금의 군대 점호와 같이, 입방군대들의 인원을 확인하는 의식이다. 입방군점고를 통해 과거에는 출정 전에 어떤 의식을 치렀는지 알 수 있다. 점호가 끝나면 이순신 장군이 모여있는 군사들을 가로질러 오며 등장한다.

전라좌수영 입방군점고는 전라좌수영의 소속인 5관 5포지역의 수군들이 4변 대기령에 의하여 전라좌수영의 본영인 여수에 집결하는 당시 군대 모습을 재연한 행사이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외로운 출동이라는 시로 당시 심경을 토로하였다.

“300년 이어온 종묘사직이 하룻밤에 위급해질 줄이야
배에 올라 상앗대[楫] 두드리며 맹세하는 날이요
하늘 향해 칼 뽑을 때로다
놈들의 운명이 어찌 오래 가겠느냐”

'둑제'는 과거 전라좌수영이 둑에 제를 지은 것에서 유래했다.

둑제가 끝나고 여수거북선축제보존회 이복의 이사장이 수많은 인파에 둘러싸인 가운데 거북선축제를 알리는 고천문을 낭독하였다.

이복의 이사장이 고천문을 낭독하고 있다

“천지신명께 아뢰옵니다. 전라좌수영의 얼을 이어받은 후손들이 한마당에 모여 문화강국 건설을 위하여 축제를 올리고자 합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대동사회 건설을 위하여 화합하고자 하니, 지혜와 능력을 주옵기 간절히 바라오며 정성으로 축제를 바치오니 근양하시옵소서“

제52회 여수거북선축제 첫날인 4일 오후 여수 서교동로터리~종포해양공원 구간에서 축제 대표 프로그램 통제영길놀이가 펼쳐졌다.

5000여명의 길놀이 참여자들은 이날 이순신장군의 충과 효 등을 주제로 52개 작품을 길거리 퍼포먼스로 연출했다.

 

 

 

소동줄 놀이에 참가한 초등학생들

소동줄놀이에 참석한 아이들. 왼쪽부터 임지윤 김다해 김지원 학생

이번 소동줄놀이에는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이 참가했다.

소동줄놀이에 참석한 신월초 5학년 임지윤은 “힘들면서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얼마나 연습했느냐는 질문에 일주일간 다섯 번 넘게 했다고 대답했다. “많이 떨렸다”고 하면서도 “6학년 때 또 참가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임지윤 김다해 김지원 김은강 )

아이들은 이순신장군을 기리는 통제영 길놀이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한 학생에게 입방군점고의 뜻을 아는지 물어보았다. 곧바로 이순신장군이 전투에 나가기 전 행하는 의식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5일 오후에 실시되는 '소년 이순신 선발대회'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분장을 마친채 시민회관 앞에 모여 있었다.

5일 열리는 '소년 이순신선발대회'에 참가하는 아이들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학생들의 취타대 행렬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학생들의 취타대 무대도 이어졌다.

거북선 축제를 작년에도 보러 왔다는 한 관객을 만났다. 이십 년 전에 부산에서 여수로 내려왔다는 관객은 통제영 길놀이는 오늘 처음이라고 대답했다. 소문을 듣고 왔다는 관객은 “너무 신기하고 새로운 장면”이라며 “여수는 정말 괜찮은 동네같아”라고 웃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수군의 진격을 알리는 북인 용고를 치는 퍼레이드도 열렸다.

맨 앞에서 판옥선을 몰던 사람은 ‘장군 이제 지쳤습니다“라며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

수군진격을 알리는 북, 용고를 치는 퍼레이드
통제영 길놀이를 구경하는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광주 산수1동과 삼일동 등 자매결연 도시도 참가해

쌍봉동과 자매결연을 맺은 광주 상수1동 주민들도 거북선축제에 참가했다
어우동 복장을 하고 거북선축제에 참가한 광주 산수 1동 주민들

이번 축제에는 광주 산수 1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도 참가했다. 그중 어우동 복장을 한 박선영 씨가 가장 돋보였다. “오후 1시에 출발해서 시민회관에서 다같이 분장을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해마다 어우동 복장을 하고 통제영 길놀이에 참가했다. 여수 쌍봉동과 광주 상수1동은 자매결연을 맺은 사이다.

광주 삼일동은 ‘적량쌓기’ 행사에 참가했다. 이 행사는 삼일동 동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삼일동 부녀회가 모두 참가한 적량쌓기 는 단연 돋보이는 행사였다.

‘적량쌓기’ 는 과거 왜군들에게 곡식이 많게 보이려고 일부러 양식을 쌓아놓았던 전략을 재연하는 퍼레이드이다.

삼일동 부녀회장 유영자 씨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큰 소리로 ‘어영차 노적이야’라고 후창을 함께 따라하고 있었다. 한 시민은 적량쌓기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실감나는 연기를 펼친 시민들

국동주민들은 '이순신 장군 옥수레 행렬'을 선본였다.
옥에 실려가는 이순신장군 역할은 국동의 통장 김병옥 씨였다. 리얼한 표정연기가 돋보였던 김 씨는 무슨 죄로 잡혀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백성을 사랑한 죄”라고 받아쳤다. 김 씨는 “참가하니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다”며 “내년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역죄인으로 잡혀가는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국동 통장 김병옥 씨

국동 주민들은 잡혀가는 이순신 장군 옥수레 옆과 후미에서 연신 ‘아이고’를 외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중 구슬픈 목소리로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국동 시민인 이연심 씨는 현재 동화구연가다. 이 씨는 “오메, 죽겄네”라며 연신 행렬을 따라갔다.

국동 주민 신순옥 씨는 “슬프고 재밌다”고 답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이 끌려가던 당시 백성들의 감정에 이입한 듯 ‘얼마냐 슬픈 일이냐’고 당시 상황을 그대로 전하는 듯이 말했다.

여인들이 곡소리를 내며 옥에 갇혀 끌려가는 이순신 장군을 뒤를 따르고 있다

여수서초등학교 5학년 학생 이찬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가했다. 유포니옴을 들고 참석한 이찬희 학생은 일년 가까이 이 악기를 배우고 있었다. 옆에 있던 친구 김지훈은 오늘 길놀이에서 트럼펫을 연주했다고 한다.

올해 거북선축제는 3일간 해양공원과 이순신광장을 비롯해 웅천 친수공원 등 여수 시내 곳곳에서 개최된다. 

행사 2일차 5일에는 소년이순신선발대회와 현천소동패놀이, 전라좌수영해상수군 출정식과 해상불빛퍼레이드가 열린다.

행사의 마지막 날인 6일에는 이순신골든벨퀴즈, 거북선가요제가 준비되어 있다. 거북선대교와 돌산대교 사이의 해상에는 야간이 불빛과 레이져쇼가 펼쳐저 또 다른 '여수밤바다'를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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