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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섬' 하화도가 진짜 '꽃'으로 뒤덮일 채비 해
8일 신기초 봉사단과 꽃사모 회원,하화도에서 꽃 묘종 심어
  • 2018.07.09 00:11
꽃사모 회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8일, 신기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교장선생님로 이뤄진 ‘신기초 봉사단’ 이 해양구조단 박근호 대장의 인솔 하에 하화도에서 꽃 묘종을 심고 섬 정화활동을 가졌다.

‘신기초 봉사단’은 교장선생님이 직접 꾸린 작은 모임이다. 참가자가 많지 않다보니 대형버스를 빌리는 대신 각자 선착장에 모이기로 했다.

단두 선착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9시 정각에 배를 타고 섬으로 향했다

현재 박근호 대장은 초등학교를 돌아다니며 생태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함께하는 신기초 봉사단도 이 생태수업을 통해 박근호 대장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번 불가사리대축제에 참가한 아이들이 또 언제 체험학습을 가냐고 성화일 만큼 그의 생태수업은 인기가 좋다.

 

과거 꽃을 찾아볼 수 없던 ‘꽃섬’.. 박근호 대장의 오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여수시에서 조성한 구절초 공원이지만 외래종에 점령당해 일반 풀밭과 다를 바가 없다

저녁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이날은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꽃을 심고 연초에 심은 코스모스 군락이 잘 이뤄져 있는지 확인하고 곧바로 시내로 돌아가기로 일정을 잡았다.

꽃섬 곳곳에는 박근호 대장의 손길이 묻어 있다.

박근호 대장은 지난 4월, 시민 100여명과 함께 꽃섬 구석구석 코스모스 등의 꽃을 심은 바 있다. 이날은 섬을 한바퀴 돌면서 지난번에 섬에서 주워, 발아시킨 묘종을 다시 심을 예정이다. 덤으로 올봄에 심은 꽃이 잘 자랐는지 확인한다.

배에서 내린 참가자들은 선착장 근처 창고로 가서 호미를 하나씩 챙겼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2인 1조를 이루어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꽃을 심고 쓰레기를 주우러 나섰다.

장비를 챙긴 박 대장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올해 처음 꾸민 코스모스 군락이다. 그는 잘 자란 코스모스를 확인하고 흐뭇해하면서도, 한편으로 코스모스가 너무 일찍 개화한 탓에, 더 일찍 심은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많이 자라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박근호 대장

섬 곳곳을 누비는 박근호 대장의 입에서는 마주치는 식물들의 이름은 물론 특징까지 술술 흘러나왔다. 모두 박 대장이 속한 여수 꽃사모에서 심고 가꿨기 때문이다.

줄기가 길고 밝은 주황색에 멀리서도 눈에 띄는 원추리와 섬 곳곳에 널려있는 쑥부쟁이, 다 져버린 금계국, 개화 시기가 가까워져 꽃망울이 올라온 구절초 등 꽃 종류도 다양했다.

박 대장은 구절초를 보며 “꽃을 심을 당시 비가 와서 무사히 꽃을 피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무사히 꽃을 피운 구절초를 보며 연신 “잘 자랐다”며 감탄하는 그의 말투엔 힘든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꽃을 피운 식물에 대한 고마움도 묻어 있었다.

무사히 자란 구절초를 보고 박근호 대장이 기뻐하고 있다
개화 시기가 가까워오자 구절초에 꽃망울이 맺혔다

꽃마다 가지치기 방법도 다르다. 키가 큰 쑥부쟁이는 위를 잘라서 옆으로 번지도록 해야 한다.

꽃섬을 방문한 여행객들은 노란 조끼를 보고 “신기초 봉사단 파이팅”이라고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어른들이 가지치기를 맡아 처리하는 동안 신기초 학생들은 바닥에 떨어진 금계국 씨앗을 주웠다. 이렇게 모은 금계국 씨앗은 그대로 보관하여 내년 봄에 뿌릴 예정이다.

소은이가 채취한 씨앗
소은이가(7세) 직접 채취한 금계국 씨앗을 보여주고 있다
예원이가 학부모들과 함께 씨앗을 줍고 있다
꽃사모가 작년에 심고 남긴 쑥부쟁이 이름표
너무 길게 자란 구절초는 위를 잘라줘야 옆으로 퍼진다
원추리는 꽃이 질 시기가 가까워지면 쭈글쭈글하게 변한다
지난번 박근호 대장과 그 일행이 꽃섬을 방문하고 세운 팻말이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꽃을 꺾어가도 막을 길 없어

하화도는 여름보다 봄가을에 여행객이 많다. 처음엔 꽃섬이라 불리다가 이후 '화도'로 불렸으며 그중 하화도가 유명하다.

장마가 끝나고 난 뒤라 구름이 끼어 날은 덥지 않았지만, 그래도 섬을 한바퀴 도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앞장서서 풀을 베는 그는 신기초 성인봉사단인 동시에 세훈이 아버지이기도 하다. 일을 하면서 그는 시골출신이라 제초에 능한 거라며 쑥스러워 했다

무성한 풀에 가려 보이지 않던 길이 봉사단의 손길을 거치자 말끔히 정리됐다. 이 둘레길은 관광객들을 위한 길이다. 주민들은 주로 밭에서 일하므로 둘레길을 걷는 일은 없다보니 수시로 길을 정리해줄 사람이 없다.

박 대장은 “오늘은 가지치기를 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인데, 학부모와 아이들이 꾸준히 쓰레기를 줍고 꽃씨를 모아 와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기초 아이들은 열심히 꽃씨를 줍고 청소를 하면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휴대용 선풍기를 챙겨온 아이들은 고생하는 어른들에게 바람을 들이밀어 즐거움을 선사했다. 학부모들 입에서 “역시 아이들이 있어야 해”라는 말이 자연스레 튀어나왔다.

박 대장은 꽃섬을 자주 방문하지만 섬 한바퀴를 온전히 돈 적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주로 여객선을 빌리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당일 오전, 여객선과 연락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빌린 사선(私船) 덕분에 오히려 섬 곳곳을 둘러볼 행운을 누렸다. 그는 “아이들이 잘 따라와주고 즐거워해서 매우 다행”이라며 마지막까지 참가자들을 걱정했다.

닭의장풀

박 대장이 이곳에 꽃을 심기로 마음먹은 것도 ‘꽃섬’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처음 꽃섬을 방문했을 때 박 대장은 섬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꽃이 없어서 2005년 경부터 그는 손수 꽃을 심기 시작했다. “구절초 동산에 갔더니 온통 외래종 뿐이더라”는 그의 말처럼 당시 이곳은 전혀가꿔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가 부지런히 들러 가지치기를 한 덕에 계단도 오르내리기 쉬워졌다.

이곳에는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부처손도 많이 피어 있다. 한번은 박근호 대장의 아내 강선희 씨가 부처손을 채취하려는 관광객에게 주의를 줬다가 되레 화를 입을 뻔했다고 한다.

항앙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부처손은 많은 사람이 채취하려는 식물 중 하나다
꽃사모 회원들이 직접 내려가서 심은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러나 다리 건설로 관리가 어려워졌다

꽃섬의 주요명물인 출렁다리가 묘종이 꽃피지 못하도록 막은 일등공신이라는 점도 아이러니다.

묘종은 심은 후 3,4년 동안 잘 관리하여 온전히 자리잡도록 해야 이후 스스로 계속 꽃을 피우는데, 출렁다리 밑으로 심은 꽃은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작년에 그가 이곳에서 심은 묘목은 시에서 길을 넓히는 바람에 모두 꽃을 피우지 못했다.

시에서 길을 넓히는 바람에 작년에 심었던 씨앗이 모두 꽃을 피우지 못했다(화면 오른쪽)

게다가 여수에서 꽃섬으로 오는 배편도 많지 않다. 세월호 이후 전국민이 배를 타기 꺼려하기 때문이다. 오늘 이렇게 배를 타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박 대장은 꽃섬을 가꾸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바라는 일이 있다면 꽃섬 마을 주민들이 조금만 꽃을 가꾸는 데 관심을 가져주는 일이다

 

현장학습보다 국영수에 더 열심인 요즘 아이들.. 꽃사모 존치 장담 못해

세은이와 은솔이가 서로의 귀에 꽃을 꽂아주고 있다. 어른들이 자매가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로 항상 붙어다닌다

시간이 흐르며 꽃사모 아이들도 하나둘 중고생이 되어 활동을 중단하자, 최근 박근호 대장은 시내 어린이집 선생님을 초청하여 하화도를 함께 방문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프로그램에 매우 만족해하며 이후 다함께 성산공원에서 야생화 씨앗을 채취하여 심었다. 그러나 시민들이 예쁜 꽃들을 모조리 꺾어간 탓에 아무 소용이 없었다. 박 대장은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외에도 박근호 대장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낸 바 있다. 학교마다 다양한 현장교육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평일에 열리는 현장학습에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아 결국 폐지됐다. 봉사시간까지 인정해준다고 했지만 신청자가 턱없이 모자랐다. 박 대장은 “다들 영어,수학 배우느라 이런 일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여수환경련도 아이들의 생태교육을 위해 전남환경교육센터 설립을 요구하여 올 3월에 개강했다. 화양면에 위치한 전남환경교육센터는 폐교인 용천분교를 도교육청에서 1층만 리모델링한 것이다. 그러나 선거철과 겹치는 바람에 한동안 사용하지 못했다. 여기다가 YMCA생태교육관이 근처에 위치한 까닭에 활발히 운영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박 대장은 말했다.

지난 4월 꽃을 심은 이후 줄곧 이곳을 방문할 짬이 없었던 박 대장은 "(오늘)이렇게 다시 확인하고 났더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박 대장은 가지치기를 하고 묘목을 심은 이외에, 오늘 섬 곳곳에서 발견한 위험한 구조물 등을 시청에 신고하여 수리를 요구할 예정이다.

꽃섬을 방문한 봉사단과 시민들은 올 가을 활짝 핀 꽃을 보러 또다시 이곳을 방문한다.

폐자재로 만든 쓰레기통

 

전시은  netong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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