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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추도지킴이'로 산 그녀의 섬 사랑법
[여수여행 세번째] 남해안 최대 공룡섬....사도만 알려진 '모세의 기적'에 추도는 울었다
  • 2018.07.09 19:15

올 여름은 1억 년 전 신비가 살아 있는 섬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전남 여수시 화정면 유인도중 가장 작은 섬 추도(鰍島). 이 섬은 미꾸라지를 닮지 않았지만 미꾸라지 추자를 쓴다. 그 이유는 섬이 작아 고기 중에서 아주 작은 미꾸라지와 비교해 부른 데서 유래되었다.

공룡이 뛰어놀던 옥빛 바다에 풍~덩

영등시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 바닷길이 열린다.  추도에서 바라본 사도의 바닷길 모습

낭도와 사도, 증도, 장사도, 장구도, 하계도, 상화도, 하화도 등 여러 개의 섬으로 둘러싸인 추도는 아직 때묻지 않은 섬이다. 지금껏 남해안의 공룡섬 하면 떠오르는 섬은 단연 '사도'였다. 특히 사도, 추도, 낭도에는 공룡발자국 3800여점이 남아 있다. 이중 1780여점이 추도에 있는 것으로 학술지에 실렸으나 지금껏 추도는 사도의 부속섬으로 언론에 잘못 알려져 공룡의 서식지는 사도로만 알려졌다. 

문화해설사인 조영희씨는 "이같이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 7~8년전부터 추도로 수정되어 기록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수억 년간 사도와 추도 사이를 흐르는 옥빛바다는 지금도 그대로다. 보석 같지만 베일에 싸여 알려지지 않는 신비를 간직한 섬. 추도여행을 함께 떠나보자.

추도가는 길에 펼쳐진 공정대교 공사 현장의 모습
20년간 추도지킴이로 살고 있는 조영희씨가  손수레로 짐을 나르고 있다

지난 7일 <여수여행 세 번째> 이야기를 쓰기위해 추도를 찾았다. 추도에 가려면 화양면 공정리 선착장에서 사선을 타야한다. 추도행 정기 여객선이 없기 때문이다. 추도가는 바닷길에서 바라본 풍경은 활기차다. '여수-고흥간 연륙. 연도교 사업'은 내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순조로운 공사가 진행 중이다. 화양대교- 조발대교- 둔병대교- 낭도대교- 적금대교 다리공사가 한창인데 이중 3개의 다리는 이미 완성이 됐다. 나머지 둔병대교와 화양대교는 80~9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추도가는 길에서 만난 광영호 정귀만(60대 공정리) 선장님은 “숨은 보석이 많은 섬 추도는 백악기시대 공룡부터 나로호 우주발사선이 눈앞에 펼쳐져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섬이다”라고 소개했다.

추도지킴이의 한숨 "행자부장관상도 탓지만 예산 번번히 소외당해 억울"

한때 수십명의 학생이 다녔으나 폐교된 추도 분교의 모습
2년째 마을앞에 방치된 쓰레기가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린다. 여수시의 빠른 처리가 필요해 보인다

추도는 해안선 길이가 약 2.6㎞다. 한때 11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살았다. 현재는 2명이 살고 있다. 70년대 초까지 수십명의 학생들로 분주하던 '추도분교'는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져 잡초만 무성하다. 

특히 추도옆 사도는 일명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으로 알려졌다.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과 2월 보름 등 연 5회에 걸쳐 2~3일 동안 바닷길이 열려 한 몸이 된다. 하지만 지금부터 제대로 알아야겠다. 모세의 기적이 열리는 바닷길이 사도와 추도라는 것을.

추도지킴이 조영희씨의 20년간 ‘추도사랑’은 가슴 찡한 감동으로 밀려온다. 

처음 추도를 보려고 10년간 백야도에서 사도행 여객선을 타야했다. 추도까지 가는 여객선과 머물 숙소조차 없어 사도에 내려 해가 지면 맞은편 추도를 멍하니 바라봤다. 

밤이 되면 선창가 가로등을 붙잡고 언제 저 섬에 갈 수 있을까 울었다. 이후 추도에 사는 할머니를 알게 되면서 빈집을 구했고, 폐교를 매입하면서 그의 '추도사랑'이 시작되었다.

추도지킴이 조영희씨가 용궁으로 가는 이승길과 저승길인 용궁섬에서 한컷

추도를 일으켜 세우려는 그녀의 노력은 눈물겹다. 하나린 협동조합을 만들어 무인도가 되어 가는 섬을 살리고 문화재를 지키는 사업에 응모했다. 이후 여수시에서 올 5월에 선정되었으나 도선이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락됐다. 이 사업은 또 작년 9월에 김부겸 행자부장관상을 받았지만 문화재 보호구역이라 관광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어이없는 설명을 들어야야 했다. 

또 2015년 가고싶은 섬 사업에 사도, 낭도, 추도가 선정되었으나 사업비 40억중 추도는 단돈 10원도 반영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조씨는 절망감에 빠져 병원에 드러눕기도 했다.

배가 도착하자 조영희씨가 선착장에 마중을 나왔다. 섬에 내리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공룡전시물이었다. 작은섬 곳곳에 공룡 흔적으로 뒤덮였다. 용궁으로 가는 이승길과 저승길인 외궁을 지나 내궁으로 가면 추도의 명물 '용궁섬'은 별천지가 따로 없다. 

이곳은 물이 빠지면 용궁으로 가는 바둑판처럼 너른 바위가 펼쳐져 장관이다. 절벽사이로 펼쳐진 주상절리도 볼거리다. 특히 겹겹히 쌓인 절벽의 층리에 놀란다. 바위 한층이 쌓이는데 1만년이 걸린다는데 억겁의 세월이 쌓여 비로소 추도가 탄생된 셈이다.

용궁으로 가는 이승길과 저승길인 외궁을 지나 내궁으로 가면 추도의 명물 용궁섬은 별천지가 따로 없다
추도는 이곳 일대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많은 공룡발자국 화석이 존재한다. 오른쪽 하단이 용암이 물결치다 화석이 된 연흔의 모습
공룡화석의 절반이 추도에 있다. 마을앞 공룡화석 전시물의 모습

이곳은 중생대 백악기(1억 4천 5백만~ 1억 6천 500만년 전)에 공룡이 살았던 흔적이 잘 보존되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공룡과 익룡의 발자국, 새발자국, 공룡알, 공룡뼈 등 다양한 종류의 화석이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지난 2007년 한국백악기공룡해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추도는 백악기 시대 용암이 흘러내려 만들어진 각각의 형상이 존재한다. 추도앞 긴 모양의 섬 장사도, 시루모양을 닮은 시루섬, 처녀바위, 거북바위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또 공룡들이 걸어갔던 84m 세계 최장길이 '보행렬'은 추도의 보물이지만 이를 방치해 수십 년간 사람들이 밟고 다녀 훼손이 심각하다. 

시에 민원을 넣었지만 시는 푯말만 붙인 채 아직도 방치되어 있다. 또 물결무늬 화석인 연흔은 용암이 물결치다 그대로 화석이 된 형태다. 누군가 계속 이 화석을 떼어가 사라지고 있단다. 단속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다.

여인의 섬 추도...CCTV, 정주여건 개선 시급

20년간 추도지킴이로 살고 있는 조영희씨가 그의 집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붓고 있다
조영희씨의 집 돌담 스테이 문패

어릴 때 친가와 외가가 하화도였던 그는 할아버지의 아련한 기억이 그를 섬과 인연을 맺게 했다. 추도지킴이 조씨에게 왜 추도에 사냐고 물었다.

“처음엔 섬지킴이로 살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 섬을 자주오가다 보니 관광객이 너무 많이 와서 처음 봤던 추도의 모습이 사라지고 천연기념물인 화석들이 많이 훼손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제 하루라도 안보면 떼어놓은 자식같이 마음이 걸리고, 짠하고 너무 궁금해 안 올 수 없는 곳이 돼 버렸어요. 사실 저 아닌 누구라도 이 섬의 실정을 알면 그냥 있을 수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그는 수년전 이곳으로 주소도 옮겼다. 지금은 여수에서 일주일에 몇 번씩 추도를 오가며 섬사람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곳은 여성인 그녀가 살기에 정주여건이 열악하다. 그는 “이곳을 오가는 도선이 없는 것이 가장 불편하다”면서 “하루에도 관광객 수백명이 오는데 물 한모금 마실 수 있는 곳이 없는 게 가장 가슴 아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조씨는 또 "여기서 많이 살고 싶은데 여자가 살기는 위험하다“면서 ”CCTV가 하나도 없어 불안하다. 방범용 CCTV를 설치해 최소한의 인프라라도 갖춰 달라"라고 호소했다.

추도의 마지막 원주민 정옥심 할머니의 모습

추도의 마지막 원주민 정옥심 할머니는 19살 때 추도에 시집왔다. 이제 86세가 됐다. 신혼 초에 남편의 등에서 총알 2개를 빼냈다. 전쟁터에서 맞은 총알이었다. 이후 4남 2녀를 두었지만 남편은 끝내 후유증으로 50살 되던 해 세상을 떠났다. 처음부터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던 그는 시부모를 92세, 94세까지 모셔 효부상을 받았다. 우리시대 추도의 열녀다. 할머니는 나이에 못지않게 얼굴이 참 곱다. 나이 들어 적적한데 왜 외딴섬에서 사냐고 물었다.

“이날 평생 추도를 지키고 살았어. 자식들이 여수로 나가자고 하는데 나가기 싫어. 못 받은 남편사랑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너무 잘해 준 덕에 여생이 행복했어. 어른들 선산이 여기 있는데 내가 어디를 가? 나가면 자식들 눈치 보고 사는데. 치매와서 아무도 몰라보면 그때 요양원가면 몰라도. 이리 살다 죽으면 추도에 묻혀야지 뭐...."

 

심명남  mnshim24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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