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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10년 전에도 똑같은 일을 저질렀다"

  • 입력 2012.08.15 15:32
  • 기자명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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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년전 동일하게 방제용역업 빼앗긴 Y해운 대표
"탄원서 낸 K해운도 부끄러워해야 한다. 왜냐하면, 10년 전 Y해운으로부터 방제용역업 빼앗을 때 그들도 GS칼텍스와 함께 움직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원서를 통해 알아야 할 핵심은 따로 있다. 이번 일은 ‘GS칼텍스가 지방권력을 마음대로 주무르기 위해 필요에 따라 이 업체 일을 빼앗아 저 업체에 주는 부도덕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런 행동이 계속될 거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관련기사 : 대기업이 중소기업 내쫓고 지방 실세에 특혜?)
지난 10일 오전, 전 Y해운 사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GS칼텍스가 10년 전에도 똑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말합니다. 1997년 Y해운은 5대 1의 경쟁을 뚫고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제품부두 오일펜스 관리 용역을 따냈답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4년이 흐르자 용역을 다른 업체에 강제로 넘겼답니다.
당시 여수시의회 의장이자 이번에 탄원서 낸 K해운 설립자에게 넘겼다는 겁니다. 용역을 넘긴 수법도 동일하답니다. 2001년 어느 날, GS칼텍스는 Y해운에 제품부두 오일펜스 관리용역을 직영하겠다고 통보합니다. Y해운은 완강하게 버텼죠. 하지만 대기업과 싸우는 일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답니다.
결국, Y해운은 2001년 사업을 포기하고 회사를 폐업합니다. GS칼텍스는 재빨리 당시 시의회 의장인 C씨에게 오일펜스 관리용역을 넘기려 했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Y해운 눈치가 보였죠. 직영한다며 빼앗은 용역을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Y해운이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요.
때문에 GS칼텍스는 형식상 2년간 계열사인 S엔지니어링에 제품부두 오일펜스 관리용역을 맡겼답니다. GS칼텍스 계열사가 용역을 맡고 있던 2년 동안 K해운은 전 Y해운 사장에게 집요하게 이 일에 관심을 끄라며 접근을 했답니다. 그 후, 2년의 세월이 흐른 2003년 GS칼텍스는 드디어 이번에 탄원서를 낸 K해운(당시 시의회 의장이 설립한 회사)에게 용역 업무를 무사히 넘겼습니다.


10년 전 일은 담당자 바뀌었다. 현재는 상황을 파악중이다.
2012년 7월 여수시의회에 접수된 탄원서 내용과 흡사한 일이 10년 전에도 벌어졌습니다. 다만, 10년 전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지난날 Y해운이 GS칼텍스로부터 억울하게 당한 일을 이번에는 K해운이 당했습니다. 권력의 무상함일까요? 이번에는 탄원서 낸 K해운이 억울하답니다.
반면, GS칼텍스는 10년 전 일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요? 지난 13일 오후, GS칼텍스 관계자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는 "모든 업무는 관련법에 따라 엄격히 정해진 회사규정과 절차대로 진행했다, 탄원서 내용은 전혀 터무니없다, 10년 전 일에 대해서는 담당자가 바뀌었다. 현재는 상황을 파악중이다"고 대답했습니다.
분명한 건, GS칼텍스가 두 번이나 같은 일을 반복했군요. 말썽 많은 GS칼텍스 제품부두 오일펜스 방제용역,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이 용역은 법적으로 꼭 해야 하는 일도 아닙니다. 다만, GS칼텍스가 필요에 의해 만든 일이죠. 때문에 이번 일이 터진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용역이 시작된 배경을 살펴봐야합니다.


유류오염사고로 시작됐는데... ‘지방 권력자 위한 용역‘으로 변질
원인은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1995년 GS칼텍스는 한해 두 번이나 대형 유류오염사고를 냅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고가 발생한 거죠. 95년 7월 씨프린스호와 같은해 11월 호남 사파이어호 기름유출사고가 터졌습니다. 씨프린스호는 태풍을 피하다가 발생했지만 호남 사파이어호는 배를 부두에 접안하면서 생긴 사고입니다.
때문에 호남 사파이오호 사고의 경우, 미리 오일펜스를 쳤다면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전 Y해운 사장 말을 들으니, "씨프린스호 사고와 호남 사파이어호 사고 후인 1997년 GS칼텍스는 원유부두와 제품부두 오일펜스 방제용역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덧붙여 그는 "방제 용역은 지역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 GS칼텍스가 내놓은 궁여지책이었다"고 회상합니다.
처음 용역은 공개 입찰로 시작했답니다. 전문 면허를 보유한 업체를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선정했습니다. 전 Y해운 사장이 말하기를, "바다 일은 전문성이 필요하다. 게다가 오일펜스를 관리하는 일은 더욱 전문가 손길이 필요한 일이다"고 강조합니다. 때문에 과거 GS칼텍스는 공개 입찰을 통해 전문 면허를 보유한 업체를 선정했답니다.
처음 선정된 업체가 10년 전 회사를 폐업한 Y해운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전문 방제용역업은 ‘지방 권력자를 위한 용역‘으로 변질됐습니다. 한국석유공사도 원유부두가 있고 기름 실은 배가 접안합니다. 그리고 오일펜스도 설치하죠.
그들은 오일펜스 관리 업무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줄까요? 14일 오후, 한국석유공사 여수지사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오일펜스 관리업무는 전문 업체에게 맡긴다. 안전상 일반업체에게 맡기기 어렵다. 때문에 공개입찰을 통해 ‘해양오염방지업‘ 또는 ‘항만용역업‘ 등 해양 관련 면허를 소지한 업체에게 실적과 경력을 봐서 외주를 준다"고 말했습니다.


용역, 시민 안전 위한 일이자 유류오염사고 최소화 조치
지난 2012년 7월, K해운이 GS칼텍스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여수시의회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K해운은 GS칼텍스로부터 억울하게 제품부두 방제용역을 빼앗겼고 용역을 받은 업체는 지방권력자라는 주장입니다. K해운은 탄원서에서 N방제가 용역을 억지로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은 탄원서에 나온 N방제, 해양 관련 전문 면허를 보유한 업체도 아닙니다. 서비스업으로 사업 신고를 하고 GS칼텍스 오일펜스 용역을 맡고 있습니다. 탄원서에 적힌 K해운과 N방제의 사실관계를 떠나서 용역이 처음 시작된 이유를 되돌아보니 GS칼텍스가 오일펜스 관리용역을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군요.
GS칼텍스가 바로 알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 용역은 누구의 말처럼 용돈 마련을 위해 만든 일이 아닙니다. 방제 용역은 100만 명에 이르는 광양만 인근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대형 유류오염사고를 수차례 일으킨 기업으로서 또,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유류오염사고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이런 중요한 업무를 전문 업체에게 맡기는 일이죠. 때문에 GS칼텍스는 이 용역이 대기업으로서 공익을 위한 최소한의 몸짓임을 잊지 말고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다시 도입해야 합니다. 정당하고 확실한 업체에게 용역을 맡겨야 합니다. 그래야만 방제 업무가 지역 권력자에게 던져주는 떡고물이라는 비아냥거림을 피할 수 있습니다.


GS칼텍스가 대기업으로서 지역사회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GS칼텍스가 확실하고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GS칼텍스는 지역에 나름대로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터지면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그동안 지역에 쌓은 신뢰가 한 순간에 날아가죠. 전 Y해운 사장은 "GS칼텍스가 10년 전과 똑같은 수법을 썼다"며 "대기업이 치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소리 들으니 마음이 영 불편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사실처럼 들립니다. 지역에 작은 떡고물을 던져주고 이리저리 옮기는 일은 지역민을 조롱하는 일이겠죠. GS칼텍스가 큰 기업답게 걸음걸이를 크게 내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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