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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만 요구하는 보이스피싱...9천만원 어떻게 막았나?

보이스피싱에 걸려든 70대 어르신들 구한 여천농협 화동지점 홍해덕 과장의 기지
6일 여수경찰서장 화동지점 찾아 보이스피싱 예방 감사장 전달식 가져

  • 입력 2021.01.06 23:34
  • 수정 2021.01.07 07:16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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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만원 보이스피싱을 막은 여천농협 화동지점에서 6일 감사장 전달 모습. 좌측부터 여천농협 박상근 조합장, 문병훈 여수경찰서장, 화동지점 홍해덕 과장과 정영곤 지점장의 모습

지난 연말을 전남 여수시 화양면 OO마을에서 거액을 노린 보이스피싱을 두 번이나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이번 사건은 농번기가 아닌 '농한기'를 맞고 있는 농촌에서 보이스피싱이 극성을 부리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이스피싱단에게 거액 9천만 원을 날릴 뻔한 현장을 막은 주인공은 여천농협 화동지점(지점장 정영곤) 홍해덕(여 53세) 과장이다.

9천만원 살린 여천농협 홍해덕 과장의 기지

9천만원 보이스피싱을 막은 여천농협 화동지점에서 6일 여수경찰서 문병훈 서장이 홍해덕 과장에게 감사장 전달 행사 모습

사건은 작년 12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이스피싱단에게 걸려든 두 어르신은 현금 4천만 원과 5천만 원을 찾으러 화동 농협을 찾았다.

이날 오전 9시 50분경 화양면 이목에 거주하는 김아무개(76세) 할아버지는 농협에 '현금 4천만 원'을 급히 인출하러 왔다. 이를 유심히 본 홍과장은 어르신에게 돈의 사용처를 물었다. 하지만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자 계속 물으니 "자녀(딸)의 병원비 때문에 급히 돈을 찾으러 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홍과장은 ”너무 거액이라 병원비 같으면 병원이나 딸 계좌로 이체해 드리겠다“라고 말하자 어르신은 ”꼭 현금이 필요하다“라고 거부했다. 그러자 요즘 현금이 위험하니 어떤 용도로 쓰실 거냐고 재차 묻자 화를 내며 "내 돈인데도 왜 못찾냐"라며 역정을 내며 계속 현금인출 요구했다.

홍과장은 할아버지를 안정시킨 뒤 "요즘 농한기라서 검찰청, 경찰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가 빈번하니 저희가 고객님께 사용처를 여쭤본다"고 말씀을 드리자 그제야 할아버지는 "검찰청에서 집으로 직집 전화가 와서 의심하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이후 검찰청에서 통장계좌 번호를 알려준 계좌를 지급정지 한 뒤 보이스피싱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 드려 현금 인출을 막을 수 있었다.

이후 오전 11시 40분경 홍과장에게 두 번째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할머니였다. 화양면 서촌에 거주하신 강아무개(70중반) 고객이 찾아와 예금통장 해지와 함께 현금 5천만 원 인출을 요구했다. 평소에 출금거래가 전혀 없었던 고객이었다.

홍과장은 어디에 쓰려고 현금을 인출하냐고 묻자 할머니는 ”집수리를 위해 현금을 찾으러 왔다. 여기서 안 되면 다른 곳에 가서 찾겠다“라며 현금 인출을 요구했다.

다른 직원이 할머니를 안심시키며 할머니의 전화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국제전화 번호가 찍힌 전화가 왔고 홍과정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회의때 마다 보이스피싱 교육이 사기 막았다"

9천만원 보이스피싱을 막은 여천농협 화동지점 직원들이 6일 감사장 전달 행사후 한컷

전화기 너머로 어눌한 중국말을 쓰는 보이스피싱단이 홍과장에게 누구냐고 묻길래 "딸인데요. 다시한번 말씀해 보세요"라고 했더니 "농협이나 은행가면 직원들 말 절대 듣지 말고 자신의 설명만 들으라"라는 말이 흘러 나왔다. 홍과장은 "보이스피싱단에게 우리 어머니는 돈 없으니 못된 짓거리 그만하라"라며 호통을 친뒤 전화를 끊었다. 홍과장의 기지가 두번씩이나 거액의 현금 인출을 막은 셈이다. 보이스피싱을 막은 홍과장의 말이다.

”어르신들이 나중에 사기라는 것을 알고 엄청 당황했습니다. 이번 보이스피싱 사기는 계좌 송금이 아닌 현금을 찾아 어디 어디에 보관해 놓으라는 수법의 사기가 극성입니다. 이번 일은 저 혼자한 것이 아니고 우리 직원들과 함께한 일입니다. 지점장님께서 매번 회의 때마다 보이스피싱 교육을 자주해 이런 사기를 막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6일 오후 2시 화동농협에서 여수경찰서장의 표창이 이뤄졌다. 보이스피싱 사고를 예방을 치하 하기위해 감사장 수여식이 열렸다. 여수경찰은 ”보이스피싱 사고를 막기 위해 적극 협조했다.특히 전화금융사기 관련 신속한 조치로 피해예방에 기여한 공이 크다“면서 노고를 치하하는 내용을 담은 감사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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