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고유의 명절 설이 다가오고 있다. 대목 장날인 24일, 여수 최대의 재래시장 서정시장(서시장)을 찾았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가족들의 먹거리와 제수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장터로 모여든다. 에누리가 있고, 사람 사는 정이 흐르는 곳, 역시 명절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재래시장이다. 

"장사가 너무 힘들어요, 힘들어. 코로나 땜에 사람도 없고..."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때문인지 고객과 상인들 모두가 다 힘들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위축된 서민경제로 인해 상인들의 돈주머니도 쪼그라든 느낌이다. 장 보러 나온 사람들은 가뜩이나 힘든데 오른 물가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채소류와 생선, 과일, 축산물 등은 설이 가까워질수록 하루가 다르게 값이 치솟고 있다. 

자료를 살펴보니 가래떡, 밀가루, 전, 쇠고기, 식용유 등이 지난해보다 값이 비교적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설을 일주일 앞둔 대목장인데도 장터는 한산하다. 장사가 잘 되느냐는 기자의 인사말에 한과와 떡국을 파는 한 상인(58.최현옥)은 긴 한숨이다.
“아이고, 예년에 비해 장사가 너무 힘들어요, 힘들어. 코로나 땜에 사람도 없고 평일 날보다 더 장이 안 돼.”

30년 세월을 이어온 떡집(65.윤분례)이다. 가래떡을 뽑고 있다. 나무 시루에 갓 쪄낸 호박떡에서 뭉게뭉게 김이 피어오른다.  
”저희집은 원래 가장 으뜸 쌀로 떡을 해드려요. 친정 오빠가 전라북도 순창에서 찹쌀 농사를 지으셔요. 설 떡으로 떡국하고 인절미가 인기예요. 호박 시루떡은 평소에 많이 찾아요.“

서시장 전집 명태전은 4장에 1만 원이다. 15년째 이곳 시장에서 영업 중인 전가게 대표(67.한영화)의 이야기다. 
"한 십오 년 됐어요. 근데 예년에 비해서 좀 힘들어. 저거(명태 전) 한 상자 2만8천 원짜리가 그저께(22일)부터 4만 5천 원씩 해요. 전감이 한 60%가 올랐어요.“

시민들 역시 고물가에 쉬 주머니를 열지 않았다. 여수시 둔덕동(중앙하이츠)에서 설 준비차 장 보러 나온 한 어르신(76.박옥님)을 만나봤다.
“부각도 사고, 나물도 사고, 물가가 비싸니까 별거 안 사요. 10만 원 갖고 몇 가지 사면 살 게 없어.” 

더불어민주당 김유화(전 여수시의원)씨와 관계자들이 설 장을 보러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제 설도 다가오고 하니까 상인분들 힘내시라고, 작은 거라도 설 명절 장을 본 거예요. 도라지, 고사리 등 나물 한 일곱 가지 사고 전 종류도 사고.“

여수시의 '전 시민 일상회복지원금'이 오늘(24일)부터 지급되어 시민들의 설 상차림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신청 기간은 오는 2월 25일까지며 1인당 20만 원이다. 첫 번째 주일은 혼잡을 막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5부제를 시행한다. 

한편 전라남도는 정부 방역 조치 강화에 따라 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달 17일부터 오는 2월 6일까지 3주간 연장한 바 있다.

이번 설 연휴에도 고향길은 멀어 보인다. 몸은 멀어도 마음만이라도 가까이할 수 있는 설날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