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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 995일만에 생존권 투쟁 마무리

여수시의회 특화시장 임시시장마련 예산안 본회의 통과
시 소유인 남산동에 임시점포 개설
상인들 “코로나 안정되고 대선 이후 감사 인사 전할 예정”

  • 입력 2022.02.23 17:36
  • 수정 2022.02.23 17:44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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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산물특화시장 상인 농성장 ⓒ곽준호
▲ 수산물특화시장 상인 농성장 ⓒ곽준호

생계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1000일 가까이 여수시청 별관 옆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의 간절함이 종지부를 찍었다.

2010년 여수시 남산동에 문을 연 여수수산물특화시장은 2014년 1월 상인회가 구성된 이후 자체적으로 관리비를 걷으면서 주식회사 측과 갈등이 시작됐다. 주식회사 측은 관리비와 공과금을 회사에 내라고 주장한 반면, 상인회는 정상적으로 공과금을 한전 등에 냈다며 맞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급기야 주식회사가 관리비 등을 내지 않은 가게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단전·단수 조치하면서 점포 30여 개, 상인 50여 명이 생계를 포기하고 시장 밖으로 쫓겨나야 했다. 초기 30여 명으로 시작했던 농성에 남은 인원은 마지막에는 15명 가량으로 모두 70~80대 고령이다.

양측은 고소와 고발로 맞서는 등 법정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수시는 2019년 분쟁 조정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상인회가 이견을 보여 중재에 실패했다. 상인들은 “시가 요구한 대로 한전과 여수시에 공과금을 냈음에도 대표이사에 공과금 등을 내라는 부당한 요구를 시가 상인들에게 강요했다”라고 반발했다.

결국 상인들은 생계의 터전을 잃어버린 채 지난 2019년 6월부터 여수시청 뒷마당에서 약 995일 가량 노숙농성을 하며 여수시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여름에는 모기에 뜯기고, 장마와 태풍, 겨울에는 삭풍을 맞는 등 풍찬노숙을 해오면서 생존권 보장 투쟁을 해 온 것.

당시 상인들은 "시 방침에 따랐는데도 생계를 잃었으니 시에서 수산물특화시장 아케이드의 빈 점포 임대 또는 시장 인근에 임시점포 개설 등 한시적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고 여수시에 촉구했지만 시는 수산물특화시장은 사설 시장이어서 주식회사와 상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상인회가 요구하는 임시점포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해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같은 사안을 놓고 여수시의회 또한 시 정부가 결단을 내려 줄 것을 수차례 촉구하면서 10분 자유발언, 시정 질문을 통해 압박해 왔지만, 시 정부는 그때마다 일관성 없는 답변과 불성실한 자세를 보이면서 의회와의 갈등을 일으키면서 지역사회의 성토를 받기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지역의 종교인들 또한 나서면서 농성 중인 상인들을 위한 기도회와 집회를 열기도 했다.

3년이 지나도록 농성 중인 상인들과 주식회사, 여수시와 시의회 지루한 싸움은 최근 열린 제217회 여수시의회 임시회에 제출, 해당 상임위와 예결위를 통과하면서 마무리되는 듯싶더니 추경 예산안이 통째로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또 좌초되는 듯했으나 지난 22일 열린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시 정부가 올린 관련 예산 7천만원을 통과시켰다.

임시점포 개설 장소는 여수시 남산동 721번지 일대로 시 소유 땅이다. 현재 주차장 부지로 사용하고 있다. 시는 이곳에 해수 및 하수처리시설과 컨테이너 3개 동 등을 설치해 우선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시와 시의회가 그동안 장소 물색 등 생계대책 마련을 위해 고민해왔다”라면서 “현재 상인회는 시에 등록돼 있고, 법률 검토를 거친 결과 임시시장 개설이 가능하다고 해 추진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임시점포 인근의 교동시장과 수산상인 측에도 양해를 구했다”라고 덧붙였다.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 생존권 투쟁위원회 관계자는 "권오봉 여수시장을 비롯해 전창곤 여수시의회 의장, 상인들의 문제에 관심을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던 여수시의회 의원들과 여수시청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적당한 시기에 노숙농성에 해제에 대한 감사와 관심을 가져주셨던 모든 분을 모시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가장 귀중한 것은 지난 1000여 일 가까이 70-80의 노구를 이끌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의 생존을 위해 싸우셨던 우리 상인 여러분들이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생계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어 더욱 감사 할 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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