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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되새긴 '불견불문불언'

불기2566년, 부처님 오신날
봉축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한산사에 가득찬 형형색색 연등 장관
도로 장악한 불법 '주차금지' 석축, 쇠철근

  • 입력 2022.05.08 07:14
  • 수정 2022.05.08 13:42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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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한산사 대형 현수막에 내걸린 '봉축!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가 눈길을 끈다
▲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한산사 대형 현수막에 내걸린 '봉축!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가 눈길을 끈다

5월 8일 불기2566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 했다. 어버이날과 겹쳤다.

여수 구봉산 한산사에 '봉축!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라는 대형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로 갇혀 바이러스와의 전쟁같았던 일상속에서 다시금 일상회복은 요즘 우리 세대가 그토록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다.

▲ 한산사 경내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 한산사 경내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한산사를 찾았다. 구봉산(388m) 중턱에 위치한 이곳은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 임진왜란 당시 수군과 의승군의 주둔처이기도 했던 호국역사를 자랑한다.

구봉산은 여수가 자랑하는 명산이다. 절의 종소리가 맑아 한산모종(寒山暮鐘)이란 말이 전해 내려오듯 해질녘에 이곳에서 울려퍼지는 범종소리는 여수 8경중 하나로 꼽힌다.

▲ 절의 종소리가 맑아서 한산모종(寒山暮鐘)이란 말이 전해 내려오듯 해질녘에 울려퍼지는 범종소리는 여수 8경중 하나로 꼽힌다 ⓒ심명남
▲ 절의 종소리가 맑아서 한산모종(寒山暮鐘)이란 말이 전해 내려오듯 해질녘에 울려퍼지는 범종소리는 여수 8경중 하나로 꼽힌다 ⓒ심명남

근래들어 이곳에 절을 오르는 대형 계단이 생겼다. 약 200여미터를 빙돌아 가던 길이었는데 절을 단번에 오르내리는 계단이다.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금지된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몸부림치는 네 남녀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사랑을 완성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마냥 마치 극락을 오르는 계단을 연상케 한다. 

▲ 가파른 언덕을 가로지르는 계단에는 대형 법구경 조각상 불견불문불언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심명남
▲ 가파른 언덕을 가로지르는 계단에는 대형 법구경 조각상 불견불문불언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심명남

계단에는 법구경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불견, 불문, 불언을 읽으면 고개가 절로 끄덕인다.

▲ 불견
▲ 불견

不見(불견)

남의 잘못을 보려 힘쓰지 말고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하지 말라. 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한다.

▲ 불문
▲ 불문

不聞(불문)

산위의 큰 바위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지혜로운 사람은 비방과 칭찬의 소리에도 평정을 잃지 않는다. 

▲ 불언
▲ 불언

不言(불언)

나쁜말을 하지말라. 험한말은 필경에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 악담은 돌고 돌아 고통을 몰고 끝내는 나에게 돌아오니 항상 옳은 말을 익혀야 한다.

아하~ 무릎을 쳤다. 오늘 본 법구경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경내를 찬찬히 둘러보니 한산사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연등에 씌인 '극락왕생'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봤다.

▲ 한산사 경내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심명남
▲ 한산사 경내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심명남
▲ 한산사 경내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 한산사 경내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 한산사 경내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 한산사 경내를 수놓은 형형색색의 연등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극락왕생이란 우리네 인생사가 그토록 염원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이어질 영원한 인간사의 유토피아가 아닐까?

경내를 둘러본후 한산모종을 뒤로하고 절을 내려 온다. 그런데 길가 아스팔트 위에 놓인 커다란 '주차금지' 대리석 석축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군데군데 아스팔트에 박힌 쇠철근이 온 몸을 오싹케 한다.

▲ 한산사 아래 아스팔트 위에 놓인 커다란 주차금지 대리석이 석축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 한산사 아래 아스팔트 위에 놓인 커다란 주차금지 대리석이 석축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 한산사 계단 아래 쇠창살이 군데군데 박혀 차량을 위협하고 있다
▲ 한산사 계단 아래 쇠창살이 군데군데 박혀 차량을 위협하고 있다
▲ 한산사 아래 주차장 입구를 막아버린 석축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 한산사 아래 주차장 입구를 막아버린 석축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자칫 차량이 타고 넘어 바퀴라도 손상되면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리막길에서 바퀴가 터진걸 경험해본 사람들은 살인행위라는 것을 안다.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린다.

이곳에서 아마도 주차장 문제로 분쟁이 생긴게 아닐까 싶다. 자세한 내막은 알길없다. 누가 도로위에다 이렇게 무법천지로 무거운 석축에 쇄창살까지 박아 도로를 가로막는지 강력한 행정의 단속이 필요해 보인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세상이 더 평화로워 졌으면 좋겠다. 속세로 접어드니 세상사가 어지럽다. 이런 모습을 보고도 불견, 불문, 불언하고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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