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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기획①] “설 명절에 쌀 20가마니 넘게 떡(가래떡)을 해요”

설 대목 풍경...여수 서시장 주부떡집에 가다

  • 입력 2023.01.18 13:00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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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2일(일)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다. 음력 정월 초하루다. 우리 문헌에 설의 유래를 살펴보니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기이(紀異) 사금갑(射琴匣)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려사>에는 설날이 고려 9대 속절(俗節, 명절)로 원단(설날, 정월 초하루)으로 소개되어 있다. 조선 시대는 원단(설날) · 한식 · 단오 · 추석을 4대 명절이라 했다.

▲ 설 대목을 앞두고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 대표가 가래떡을 뽑고 있다.ⓒ조찬현
▲ 설 대목을 앞두고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 대표가 가래떡을 뽑고 있다.ⓒ조찬현

설날에는 떡국을 먹는다. 떡국을 쑤어 차례상에 올리고 복을 기원한다. 기다란 가래떡은 장수를 뜻하며 엽전 모양으로 동글동글하게 썰어낸 떡국은 재물을 상징한다. 소고기나 닭장을 넣어 쑨 떡국에 오색 고명을 올려 음양오행의 조화를 이루게 했다,

옛 속담에 ‘새해 못할 제사 있으랴’라는 말이 있다

▲떡국떡을 만들기 위해 쌀을 불려서 빻고 있다.  ⓒ조찬현
▲떡국떡을 만들기 위해 쌀을 불려서 빻고 있다. ⓒ조찬현

삶의 지혜와 재치가 담긴 옛 속담에 ‘새해 못할 제사 있으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말로야 못할 게 어디 있겠느냐는 뜻이다. 일을 잘못하고 다음부터 잘하겠다고 변명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어쩌면 세상을 어지럽히고 우리네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을 두고 하는 말 같다.

풍성한 설날에는 이웃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쇨 만큼 모든 게 풍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속담의 의미는 아마도 ‘말로야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뜻이 담겨 있는 듯하다.

여수 전통시장인 서시장이다. 설을 앞두고 떡국을 뽑으려고 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미 사라진 지 오랜 풍경이다. 이제는 설날을 앞두고 방앗간에서 만들어둔 떡국을 사려고 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따뜻한 가래떡 한 입... 어린 시절 추억과 그리움 되살아나

▲ 찜기에서 쪄낸 떡쌀에서 김이 무럭무럭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조찬현
▲ 찜기에서 쪄낸 떡쌀에서 김이 무럭무럭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조찬현

떡살을 쪄내는 찜기에서 김이 무럭무럭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이렇게 잘 쪄낸 떡살로 가래떡을 뺀다. 가래떡 뽑기는 쫄깃함을 유지하기 위해 한 번 더 뽑기를 반복한다. 갓 나온 따뜻한 가래떡을 뚝 떼어내 한입 먹으니 어린 시절 추억과 그리움이 되살아난다.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 대표는 가래떡은 간이 맞아야 쫀득쫀득하니 맛있다고 했다. 다음은 김덕기 대표와 일문일답.

- 떡국만드는 과정을 잠깐 설명해 주세요.

“쌀을 불려서(12시간~15시간) 빻아서 소금 간을 잘 맞춰야죠, 소금 간이 잘 돼야 해요. 불린 쌀에 물을 주고 갈아 40분을 쪄요, 오래 쪄야돼요. 40분 쪄서 이제 내려 갖고 뜨거운 물로 치대 갖고 떡국을 빼요. 그래야 맛있어요.

- 설날 떡국은 얼마만큼 만드나요, 쌀 몇 가마니 정도죠.

”우리(주부떡집)가 설 명절에 쌀 20가마니(80kg) 넘게 떡(가래떡)을 해요.“

- 쌀 한 가마니에 떡이 몇 kg 정도 나와요.

”물 주고 떡을 하니까 80kg짜리 쌀 한 가마니에 가래떡 110kg쯤 나와요.“

- 4인 가족이 한 끼니 먹을 수 있는 떡국의 분량은?

”떡국 1kg 이면 충분해요. 떡국 1kg 한 봉지에 5천 원입니다.“

▲ 찜기에서 쪄낸 떡쌀을 이용해 가래떡을 뽑고 있다. ⓒ조찬현
▲ 찜기에서 쪄낸 떡쌀을 이용해 가래떡을 뽑고 있다. ⓒ조찬현
▲ 설 명절에 먹을 떡국떡을 봉지에 담고 있다. ⓒ조찬현
▲ 설 명절에 먹을 떡국떡을 봉지에 담고 있다. ⓒ조찬현

- 이 집 떡이 맛있다고 소문이 났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는 노하우인데... 이제 40여 년을 하다 보니까 떡을 이제 잘 다루고, 첫째는 제가 간을 잘 맞춰요.“

- 맛있는 떡국 고르는 방법은?

”잘 쪄진 떡쌀로 만든 가래떡은 썰어놓으면 매끈하니 예뻐요. 보기 좋은 떡이 맛있다고 매끈하니 잘 쪄진 게 좋은 거예요, 떡국은 그냥 보면 알아요.“

- 경력 40년이면, 떡에 관한 한 달인이 다 되셨겠네요.

”네. 40년 하다 보니까 노하우가 생긴 거예요. 우리 집 가래떡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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