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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갓이 맛있는 이유? “점질 토양에 해양성 기후”

돌산갓은 ”여수 바다가 만들어준 선물이다"
이용혁 연구사, 갓 신품종 '알싸미'와 '매코미' 직접 개발

  • 입력 2023.04.18 06:25
  • 수정 2023.04.18 07:18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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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농업기술센터에서 15년째 연구사로 활동 중인 이용혁씨다. ⓒ조찬현
▲여수시 농업기술센터에서 15년째 연구사로 활동 중인 이용혁씨다. ⓒ조찬현

여수 돌산갓은 “여수 바다가 만들어준 선물이다"라며 여수시 농업기술센터에서 15년째 연구사로 활동 중인 이용혁씨를 만나봤다. 지난 13일이다.

이용혁 연구사는 오늘도 우수품종 육성과 종자증식으로 돌산갓 명성 이어가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는 7년여의 연구 성과로 알싸미와 매코미, 2종의 신품종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바닷물의 알칼리성 성분 갓에 축적... 맛 풍부해져

▲돌산갓 전시 포장과 시험포 전경이다. ⓒ조찬현
▲돌산갓 전시 포장과 시험포 전경이다. ⓒ조찬현

- 돌산갓 재배 면적은 어느 정도 되나요.

”1991년 최초 돌산에서 대규모로 120헥타르(ha)를 재배했거든요. 현재는 360헥타르 정도 됩니다.“

- 돌산갓이 맛있는 이유는?

”돌산도는 점질 토양이라 기본적으로 토양 자체가 갓이 맛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에 수분량이나 맛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좋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고요. 여수는 해양성 기후라 바닷물의 알칼리성 성분들이 갓에 축적돼서 훨씬 더 맛이 풍부합니다.”

- 갓 육묘장에 가봤더니 순천갓을 비롯해 품종이 다양하더군요.

“그거는 품종이라고 하면 안 되고 유전자원이에요. 품종 전 단계로 국내외에 있는 유전자원으로 갓이라고 생긴 것들을 다 수집을 해요. 수집해서 농가와 소비자들이 원하는 특성을 찾는 과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중에 ‘품종으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은 것을 품종 등록해서 농가에 보급하는 업무를 하는 거예요.”

▲돌산갓 우리품종 연구개발 시험포다. ⓒ조찬현
▲돌산갓 우리품종 연구개발 시험포다. ⓒ조찬현

- 하나의 품종이 완성되기까지 몇 년 정도 소요되나요?

“7~8년 정도 걸려요. 유전적으로 순수하게 씨앗을 뿌렸어도 같은 형태의 갓이 나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수집한 것들은 다음에 씨앗을 뿌렸을 때 모계의 특성을 갖지 않아요. 여러 가지로 분리가 되거든요.”

- 돌산갓은 언제부터 재배했나요?

“1950년대부터 일본에서 수입한 갓 재배를 시작했어요. 지역에 있는 재래 갓하고 일본에서 수집한 일본 갓의 차이점은, 일본 갓은 맛이 좀 순하고 잎이 넓은 반면, 재래 갓은 잎이 좁고 약간 질기고 매운맛이 강한 특성이 있어요.”

- 재래 갓이라고 하면 적색 갓인가요?

”재래갓은 적색갓도 있지만 청색갓도 있어요. 아무튼, 이것들이 자연적으로 오랫동안 교배를 했거든요. 교배된 것 중 저희 돌산갓의 특징은 중간적인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잎이 과다하게 넓지도 않고 맛 자체도 재래 갓처럼 아주 매운 것도 아니고 일본 갓처럼 아주 순한 것도 아닌 중간적인 특성을 띱니다.“

맛이 순한 순동이, 매운맛 신동이, 짱짱한 짱동이

▲돌산갓, 순천갓, 순동이, 신동이, 매코미... 등 갓 품종이 아주 다양하다. ⓒ조찬현
▲돌산갓, 순천갓, 순동이, 신동이, 매코미... 등 갓 품종이 아주 다양하다. ⓒ조찬현

- 순동이, 신동이, 매코미... 갓 이름이 아주 다양하군요.

”순동이는 맛이 순하다고 해서 순동이, 신동이는 맛이 맵다 해서 신동이, 짱동이는 짱짱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짱짱하다는 말은 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것, 수확량이 많다는 것이죠. 쌈돌이는 쌈용으로 개발한 거고 꽃돌이는 관상용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자랑이는 자색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렇게 지은 거고요. 매코미와 알싸미는 이름대로 매운맛이 강한 편이지요.“

- 이름 명명은 어떻게 하나요.

”24개 항목에 품종 특성 조사표가 있어요. 저희가 출원을 해 품종 등록이 되려면 그런 특성들, 개화를 언제 하는지, 아니면 잎이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잎의 길이와 꼬리의 형태, 이런 것들을 다 조사하거든요. 그 조사 형태에 맞춰 보면서 몇 년 동안 특성을 잡아서 명명하고 있답니다.“

- 돌산갓은 1년에 몇 번 재배하죠?

”기본적으로 갓은 배추하고 비슷한 배추과 작물이에요. 무더운 여름철에는 재배가 좀 어려워요, 생육 자체가 빨리 된다는 말은 수분량이 많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물을 많이 줘서 물갓이 아니라 계절적인 특색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갓이 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또 싫어하는 특성도 갖고 있어요.“

- 대량 생산을 위해 1년에 4번 물갓을 생산하는 농가가 있다고 하던데요.

”돌산갓은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지표면에서 낮게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비가 너무 많이 온다든가 아니면 물을 너무 많이 준다든가 그러면 특성상 병이 오게 되어 있어요. 빨리 키우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계절적인 특성 때문에 물갓이 나온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연작 피해를 줄이려면?

”문제는 연작으로 인한 토양 성분 자체가 많이 안 좋아졌어요. 연작 피해를 줄이려면 옥수수, 고들빼기, 감자, 고구마, 시금치 등 다른 작물 재배로 땅을 좀 쉬어가면서 재배하는 방법이 좋아요.“

돌산갓 고유의 특성 유지 위해... 갓꽃에 봉지 씌워

▲갓 재배 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품종 늦동이다. ⓒ조찬현
▲갓 재배 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품종 늦동이다. ⓒ조찬현

- 돌산갓 전시 포장은 어떤 곳인가요.

“품종 개발을 하는 과정인데 늦동이라는 품종을 개량하기 위해서 지금 작업을 하고 있든요. 늦동이는 농가들이 선호하는 품종이고 동이 늦게 올라와요. 다른 곳의 갓을 보시면 꽃이 이미 올라왔는데 늦동이는 아직 꽃이 안 나와요. 한 달 정도 꽃이 늦게 피어요. 그래서 봄철에 일찍 동이 올라오면 상품 가치가 떨어져 꽃이 빨리 피면 수확을 못 해요. 그래서 봄철에는 이 늦동이 품종으로 대다수 재배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병에 약하거든요. 그래서 병에 강한 애를 만들기 위해서 매콤이라는 적갓에 교배를 시켰어요. 적색이 섞여서 나와요. 그래서 계속 여교배로 적색을 없애는 작업을 하거든요. 6년 정도 그렇게 지금 진행이 된 거예요. 원래는 청색이 아니라 적색이 섞인 색이었어요.”

- 예쁜 갓꽃에 봉지를 씌운 이유는?

“다른 품종이 교배되는 걸 방지하고 고유의 특성 유지를 하기 위해서 봉지를 씌웁니다. 강원도 정선과 여러 지역에서 수집한 품종들이거든요. 특성이 좋은 애들을 우리 돌산 갓하고 교배해서 돌산갓 우수품종으로 만들기 위해서, 강하고 좋은 특성을 가진 고유의 형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봉지를 씌워줍니다.”

- 갓 씨앗을 농가에 무상으로 보급한다면서요.

“대량으로 한 번에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 작은 평수에서 소량으로 종자를 얻어서 이걸 좀 더 넓은 면적에다 심어요. 그래서 농가에 1년에 한 300kg 이상 보급을 합니다. 씨앗으로 사용하시라는 목적입니다. 기계 파종 시 300평당 기본적으로 200g이 들어가요, 손으로 파종하면 400g 정도 필요합니다.”

- 최우선 목표는 무엇인가요, 언제쯤 가능할까요?

“우선 목표는 횟집과 고깃집에 쌈용으로 공급하는 겁니다. 쌈용으로 개발된 품종들이 있는데 조금 더 보완해서 농가들이 훨씬 손쉽게 수확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지금도 가능은 한데 상추보다 비싸기에... 2년 정도면 가능합니다.”

- 돌산갓 재배 농가에 당부하고픈 말은.

”사실은 이제 6월부터 9월까지 갓 생산을 안 했으면 좋겠거든요. 왜냐하면, 갓 고유한 특성 자체가 안 나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배추도 한여름에는 잘 안 나오잖아요. 시원한 데에서 자란 고랭지라든가 이런 것들을 알아주잖아요. 마찬가지로 온도가 높은 시기에는 좋은 품질이 나올 수가 없어요. 그런데도 소비자들이 찾고 김치 업체에서 필요로 하기에 계속 생산을 하는 추세거든요.“

▲돌산갓 우리 품종 늦동이 순동이 등 10건의 등록현황이다. ⓒ조찬현
▲돌산갓 우리 품종 늦동이 순동이 등 10건의 등록현황이다. ⓒ조찬현
▲여수시 농업기술센터 전경이다. ⓒ조찬현
▲여수시 농업기술센터 전경이다. ⓒ조찬현

여수시농업기술센터는 여수특산품인 돌산갓 육성을 위해 늦동이 등 10개 품종에 대해 국립종자원에 등록했다. 그리고 해마다 자체생산한 종자를 농가에 무상으로 보급한다.

또한, 돌산갓과 더불어 돌산갓김치의 브랜드 고유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리적표시와 지리적표시단체표장을 등록 완료했다. 앞으로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맞춤형으로 돌산갓의 명성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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