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국민적 공분 일으킨 n번방 사건....여수는?

[인터뷰]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
스마트폰과 인터넷 통한 디지털성범죄 갈수록 증가
성폭력피해자 용기있게 두드려라..."큰 힘 되어드릴 것"
"성인지감수성 높은 클린 여수 만들고 싶다"

  • 입력 2023.05.12 01:15
  • 수정 2023.05.12 19:30
  • 기자명 심명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이 기관을 설명하고 있다 ⓒ심명남
▲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이 기관을 설명하고 있다 ⓒ심명남

 

저희 기관에서 상담이나 모든 지원을 통해서 이 분들이 이전에 삶으로 돌아가서 본인의 삶을 최대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저희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지원 기간에 혹시 나오시는 게 두렵거나 힘들더라도 한 번 용기를 내서 오시게 되면 큰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의 말이다. 2년전 미성년자와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눈길끈 '여수새날상담센터' 상담통계 분석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착취물을 만들고 퍼뜨려 '제2의 n번방'으로 불렸던 '엘' 사건에 대해 법원은 '엘'의 공범 김 모 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성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미성년자의 건전한 성장에 심각한 해악을 줬다"며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우리 지역의 성인지감수성은 어느 정도일까? 성인지성의 사전적 의미는 성차별과 성의 불평등을 인지하는 광범위한 능력을 말한다.

▲ 우리 지역의 성인지감수성이 높아지는 클린 여수를 만들고 싶다는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우측)과 상담소 직원들 ⓒ심명남
▲ 우리 지역의 성인지감수성이 높아지는 클린 여수를 만들고 싶다는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우측)과 상담소 직원들 ⓒ심명남

'2022년 여수새날상담센터 상담통계 분석'이 눈길을 끈다.

이 기관은 2022년 상담소에 접수된 전체상담 1,577건을 조사했다. 이중 성폭력 상담이 1,558 건으로 나타났다. 성상담을 포함한 기타상담은 19건으로 대부분 형사 고소 진행 중 법적지원을 받았던 성폭력 피해자들의 심리 정서적 지원이 많았다.

피해자의 성별, 연령별 현황을 보면 가장 많은 비율은 성인여성 피해자로 총 73명중 43명(61%)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채팅어플이나 SNS를 통해 성폭력 범죄에 노출되어 19세 미만 피해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또 남성 피해자는 2명으로 동성간 학교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안도 눈길을 끈다.

성폭력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전체 유형 중 강제추행 피해가 40명 (55%)으로 가장 많았다. 강간 및 유사강간은 22명 (30%), 통신매체이용음란 4명(5%) 등이다. 통신매체이용음란 및 카메라이용 촬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성범죄 피해가 증가하는 추세다.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피해는 '아는 사람'으로부터 발생했다. 그 중 직장 관계자에 의한 성폭력 발생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1일 이같은 조사를 진행한 여수새날상담센터는 오현정 센터장을 만났다.

▲ 오림동 2층에 위치한 여수새날상담센터 모습 ⓒ심명남
▲ 오림동 2층에 위치한 여수새날상담센터 모습 ⓒ심명남

여수 오림동에 위치한 여수새날상담센터는 작년 2월 개소했다. 성폭력 피해의 신고 접수와 상담, 성폭력예방 교육기관이다. <사단법인 여수나눔과섬김> 수탁기관으로 100% 시비를 지원받고 있다. 현재 4명이 근무중이다.

이곳은 우리 사회의 건강한 성문화를 만드는 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여성의 인권회복을 통한 폭력과 차별이 없는 건강한 성 평등 사회만들기에 기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성폭력피해자를 우선적으로 피해장 상담 및 법률자문을 통한 법적지원과 정신건강의학, 산부인과 검사와 치료연계 등 피해자를 위한 다각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오현정 센터장과 나눈 이야기다.

부모 재가에 아이는 자살 "누구 문제일까?" 

▲ 15년차 아동상담 전문가인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 ⓒ심명남
▲ 15년차 아동상담 전문가인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 ⓒ심명남

- 본인을 소개해 달라

“15년차 아동상담에서 시작해 보육시설과 <순천SOS어린이마을> 등 상담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이 길을 가게된 동기는 당시 부모님이 재가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부모가 본인의 욕심으로 아이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한 아이가 자살하게 됐다. 그래서 이게 과연 누구의 문제인가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후 부모 상담에 대해서 관심을 두다 보니 한국 사회에서의 선배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깊숙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여성의 전화>부속인 <전주 여성의전화>에서 쭉 근무를 거쳤다. 이후 여수성폭력상담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여러 가지 문제로 지금의 여수새날상담소를 운영하게 되었다.”

- 지역민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어떤 곳인가?

"저희는 피해자 지원기관이다. 주로 전화상담이나 여수경찰서나 전남경찰청 해바라기센터에서 연계해 온다. 사실은 피해자 대부분이 여수에 상담센터가 있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좀더 많이 알리고 싶다. 성폭력 피해가 뉴스에나 나오는 일이라 생각하고 자신과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예컨대 막상 피해를 당하고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가 서울이나 여수 경찰서를 통해서 연결되어 오는 경우가 많다.

저희는 성폭력 피해자분들의 정서적 심리지원을 하고 있다. 덧붙여 피해자들은 법률지원에 대해서 요구가 많아 면접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재판 모니터링을 통해 최종 승소할 때까지 법률지원을 하고 있다. 재판 기간이 가해자가 인정할 때는 6~7개월이 걸리지만 인정하지 않을 땐 보통 1년 6개월이 걸린다. 그 기간동안 함께 입회해 지원하고 있다. 여수새날상담센터를 찾는 피해자들에게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으니 피해를 당하면 곧바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다.“

갈수록 증가하는 디지털성범죄 피해

▲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은 성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여수에 상담센터가 있는 것을 모르고 막상 피해를 당하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가 서울이나 여수 경찰서를 통해 연결되어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심명남
▲ 여수새날상담센터 오현정 센터장은 성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여수에 상담센터가 있는 것을 모르고 막상 피해를 당하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가 서울이나 여수 경찰서를 통해 연결되어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심명남

- 요즘 성폭력피해자 추세가 궁금하다

”갈수록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성범죄 피해가 증가하는 추세다. 요즘 아이들은 코로나 이후에는 인스타그램에서 위험한 성폭력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자에 대한 분노가 끓어 이들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자는 나흘 만에 200만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우리 지역도 해마다 성폭력 사례가 늘고 있다."

- 기억에 남는 상담사례는

"자기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어주고 거기에 대해서 지지해주고 공감해주면 닫힌 마음을 연다. 상담사례중 지금도 4년 넘게 가끔 연락 오는 친구들도 있다.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들이 지금 대학생이 되어서도 가끔 명절 때 연락이 온다. 저희는 연락하고 싶어도 혹시 저희가 먼저 연락을 하게 되면 그 당시 사람들이 훅 떠오를 수 있으므로 저희가 연락하지 못하지만, 그 친구들이 가끔 문자도 오고 전화오는 친구들도 있다. 늘 항상 내 편인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지가 된다고 얘기하는 친구의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성폭력예방을 위한 홍보와 연대활동을 이어가고 싶다. 성폭력 근절 캠페인과 리플릿 제작배부, 시민단체들과 교류를 통한 연계활동으로 우리 지역의 성인지감수성이더 높아지는 클린 여수를 만들고 싶다. 아울러 이 시간 이후 <여수넷통뉴스> 지면에 성폭력상담 칼럼을 통해 우리가 하는 일을 널리 알려나가고 싶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