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메가요트인 마이다스 720요트는 작년 7월말 여수에서 첫 취항했다.
승선인원 92인승. 요트 길이 20m 폭 9m, 54톤 규모를 자랑하는 카터마란이다. 카터마란은 쌍둥선을 의미한다. 이 요트는 구조상 전복이 절대 안된다. 그 이유는 54톤의 무게중 배 하부 추무게가 무려 15톤이다. 태풍에도 끄떡없단다.
요트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마이다스 720'
여수 요트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마이다스 720은 돌산대교 미남크루즈 선착장에서 출항한다. 세계적인 관광지 하와이에 와이키키 선셋 요트투어가 있다면 여수에는 낭만 마이다스 요트투어가 있다. 주중에는 마이다스 선셋투어로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고, 주말에는 여수밤바다 선상 불꽃투어로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하나의 낭만과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14일 낭만 마이다스 요트를 동행 취재했다.
문득 떠오른 10여년전 유럽 착한여행이 찾은 '세느강 유람선 투어'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도시를 알려면 강과 바다, 물의 흐름을 따라가 보라는 말이 있다. 유람선을 타고 세느강을 감싼 고궁을 거슬러 오르며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에펠탑 야경은 황홀했다. 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보여준 유람선 투어였다. 이후 여수에도 유람선 크루즈 관광이 생겨 여수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관광 역시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영어로 크루즈(Cruise)는 '천천히 돌아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수를 대표하는 크루즈업체로 미남크루즈와 이사부크루즈가 있다. 이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주로 인터넷에서 예매가 이루어지는데 주말에는 예약이 완판된다"며 "크루즈를 타고 여수밤바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요트 불꽃투어가 생기면서 좀더 럭셔리하게 불꽃축제를 보려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다. 주중에는 덜 붐비지만 토요일 불꽃투어는 무조건 매진될 정도다. 인기폭발이다.
상선과 터그보드 예선에서 20여년의 경력을 가진 마이다스 요트 김 아무개(61세) 선장의 말이다.
요즘 여수밤바다 불꽃축제를 보려는 분들이 마이다스 요트로 몰리고 있어요. 그 이유로 요트는 불꽃을 보더라도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 여유가 있어요. 미남크루즈에서 쏜 것처럼 훨씬 더 실감 있게 보이죠. 미남호가 웅장한 맛이 있다면 여기선 편안한 맛이 있어요. 다른 요트와 달리 저희는 미남크루즈와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진짜 실감나요. 승객들이 너무 좋아 탄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도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요. 밤엔 불꽃도 좋지만 휘황찬란한 쫑포해안 야경과 낮에는 소풍나온 기분으로 보시면 좋아요. 오시면 다들 너무 잘왔다고 말씀하세요. 밤에는 쌀쌀하니 여벌옷 한벌 챙겨오는 것도 팁입니다.
마이다스 720요트는 5월부터 붐빈다. 운행시간은 평일에는 오후 2시 그리고 6시반에서 7시 사이에 오동도 앞 석양과 여수밤바다를 구경한다. 불꽃투어는 금·토·일과 빨간날은 모두 볼 수 있다. 주말에는 7시 50분 출발해 한시간 가량 투어를 즐긴다.
유람선 크루즈와 카타마린 요트, 어떤 차이길래...
마이다스 요트를 추천하는 이유는 오픈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유람선 크루즈 투어가 관광버스 같다면 이곳은 가족들이 렌트카를 타는 편안한 느낌"이라고 비유한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마이다스 요트 탄 서민갑부 '종말이'의 반응은?
마침 이날 마이다스 요트에서 <서민갑부> 촬영이 한창이다. 여수출신 백일섭씨 다음으로 손꼽히는 일명 종말이 배우 곽진영씨 모녀가 출연했다. 곽진영씨에게 요즘 근황을 묻자 "아침에는 김치공장과 직접 시장에 가고 저녁에는 삼합집을 한다"면서 "종말이 갓김치, 종말이 특산품 매장, 달빛포차를 하느라 너무 바빠요"라고 말했다.
여수가 고향이지만 너무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일상을 못느꼈어요. 간만에 엄마랑 여수밤바다를 즐겨보려고 왔어요. 갑자기 배가 타고 싶어 미남크루즈가 운영하는 마이다스 요트타면서 여수밤바다도 보고 불꽃야경도 보려고 왔어요. <채널A 서민갑부>를 촬영하러 요트를 탔는데 엄마도 좋아하구 너무 짱이예요.
"여수밤바다 불꽃투어 세계적 상품 만들터"
한편 여수밤바다 야경투어가 여수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미남크루즈 임규성 대표의 역할이 컸다. 임대표는 현재 여수관광발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이 고향인 임 대표가 2012년 여수에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국비와 시비 44억원을 들여 2010년 진수한 여수거북선호가 바로 그것. 이 배는 여수관광발전과 전라좌수영, 거북선을 널리 알리려고 만들어졌다. 그 취지에 부합하면 누구나 운영이 가능해 임 대표는 처음 거북선호를 2012년부터 2015년 5월까지 운영했다.
이후 4년을 다른 선사가 운영하다 다시 2019년 7월 운영사로 선정됐다. 그 당시 운영할 사람이 없어 1년을 돌산유람선 선착장에 묶여 방치되었던 터라 임대표는 여수시와 MOU를 체결해 민간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거북선호가 첫 고동을 울리게 됐다. 하지만 지역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텃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당시 심정을 이렇게 털어놨다.
저는 아름다운 여수밤바다 관광을 선도해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지역 관광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2015년 거북선호가 성공하자 객지에서 온 나에게 시비와 국비로 제작한 거북선호를 운영하게 할 수 없다는 일부 지역여론 조성에 부딪쳤어요. 특정업체 선정이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결국 거북선호를 빼앗겼죠. 너무 분하고 억울해 지금의 미남크루즈를 거북선호가 빼앗긴 그 해 5월에 사왔어요.
텃세는 그를 더 단련시겼다. 야간 운항 시에는 직접 승선해 승객들에게 선내 방송을 이어가며 여수에 대한 애향심도 깊어졌다. 여수를 좀 더 심도있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이순신아카데미를 다녔다.
오동도 등대와 여수신항의 역사, 하멜등대, 진남관, 고소동 벽화마을, 거북선, 장군도, 거북선대교, 돌산대교 등 역사적인 시각에서 방송멘트를 이어갔다. 특히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와 거북선을 건조한 지역민의 활약상에 대해 관광객에게 알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여수홍보대사가 되었다.
다녀간 분들의 후기를 보면서 보람도 컸단다. 아울러 임 대표는 지역 장애인들을 돌보며 매년 보이지 않는 후원도 이어가고 있다.
요즘 불경기와 코로나가 풀리면서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이중고 탓에 여수도 관광객이 점점 줄고 있다. 하지만 여수는 여전히 국내에서 인기있는 관광지로 손꼽힌다. 편리한 교통과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라는 3박자를 갖춘 탓이다. 특히 여수밤바다의 명성에 걸맞는 선상크루즈와 낭만 요트투어는 재방문 평점이 높다.
서울 양반이 시골 촌놈이 되면서 진정한 여수인이 되어간다는 임규성 회장. 그는 낭만도시 여수밤바다 불꽃투어와 낭만요트투어를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꿈꾸며 오늘도 힘차게 뱃고동을 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