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에서는 수능시험 4개월을 앞두고 킬러문항이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정부 주장 때문에 대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사교육의 근본적인 원인은 킬러문항보다는 대학 입시 및 고등학교 서열화에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성적 줄 세우기가 근본 원인이다.
성적 줄 세우기는 왜 하는가? 말은 학생들의 실력과 능력을 판별하기 위함이라고 말하지만,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직업의 귀천과 임금 격차를 위한 선별과정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킬러문항이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주장은 근본 원인을 잘못 진단한 것이다. 킬러문항이 사교육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이는 단지 곁가지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는 직업에 대한 사회제도와 국민의 인식 체계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특히 직업에 따른 임금 격차는 사람대접뿐만 아니라 돈까지 거머쥘 수 있는 킬러 요소이다. 학부모나 학생들은 사람과 돈이라는 명분을 좇기 위해서 명문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하여 사교육은 들불처럼 타올라 이젠 그 불을 끄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사회는 학생들에게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를 강요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학교 서열화로 인해 한정된 몇몇 학교만을 자연스럽게 선호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회적 평가 체계는 학생들에게 학벌과 성적을 중시하게 했을 뿐, 건전한 자아를 기르고 창의성을 계발하는 길을 가로막아 버렸다.
그 결과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이러한 사교육은 사회적인 평가 체계를 공고하게 하였으며 임금 격차를 더 커지게 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그리고 학부모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지웠으며, 학생들에게는 자율성과 독립적인 생활을 빼앗아버렸다. 더 나가 사회적 계층 간의 골은 깊어졌고 불평등지수가 더 커졌다.
정부는 킬러문항을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을 없앨 수 있는 장기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 의식을 개조할 수 있는 실천가능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매일 민생을 외면하고 시대착오적인 이념에 빠져 국익을 망치지 말고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사회적직업불평등지수를 낮출 수 있도록 사회제도를 개선하고 국민의 의식을 바꾸는 데 앞장서야 한다. 모든 직업은 귀하고 가치가 있다. 직업의 종류나 임금 수준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 우리는 개개인의 직업을 존중해야 하며, 그 일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사교육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국민과 합의하여 직업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든지 아니면 지금처럼 임금 격차를 유지하되 세금을 더 많이 거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의사나 판사 그리고 택시 기사나 간호사의 임금 격차를 현저하게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합의할 수만 있다면 학생들은 시험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배우면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만약 국민적 합의가 불가능하다면 지금처럼 직업별로 임금을 차별 지급하되 직업에 관계없이 수입의 50%정도를 세금으로 내게 하는 것이다. 이 또한 국민이 동의한다면 학생들은 꼭 의사나 판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직업군으로 삼을 수 있다. 다만 정말 의사나 판사를 원하는 학생있다면 당연히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직업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다거나, 직업 간의 임금 차별은 인정하되 세금 50% 정도 공평하게 국고로 환수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렇게 할 수 있다면 국민 모두에게 무상교육, 무상 의료, 저렴한 주택까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복지국가를 만들어서 사회복지제도를 강화하여 국민 모두가 100% 평등하게 살 수는 없지만 사람다운 삶은 살 수 있을 것이다.
쉽지 않은 해결책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민 모두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과 인내천(人乃天)사상을 실천한다면 우리 모두 행복할 수 있다. 직업불평등, 임금격차, 사교육, 명문대학, 대학입시, 수능시험, 고교서열화, 특목고, 저출산, 양극화 등등 이 모든 것을 위한 처방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