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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칼럼] 잘 노는 것도 공부다

美친 교육을 꿈꾸다. 덴마크 교육현장 - 두 번째 이야기

  • 입력 2023.07.13 06:35
  • 수정 2023.07.13 07:32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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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랑 나랑 우리 모두 행복할 수 있어요.
▲ 너랑 나랑 우리 모두 행복할 수 있어요.

공부가 뭘까?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 공부를 그렇게 해석하다 보니 사교육이 판을 치고 출세 교육, 한 줄 세우기 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있지도 않은 명문을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배우고 졸업해야만 영리하고 똑똑한 아이이고, 그렇지 않으면 머리 나쁜 아이라고 단정 짓는 우리 사회가 이상하지 않은가?

덴마크는 교과서 검정제도를 채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초,중,고 교과서가 통일된 교재가 아니다. 학교별로 교재가 각각 다르다 보니 사교육이 끼어들 공간이 없다. 덴마크 국민은 잘 노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하고는 공부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르다. 구체적으로 그들은 어떻게 놀면서 공부하는지 알아보자.

유치원 아이들은 숲속 유치원에서 생활한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만 숲속 유치원이 스무 군데가 넘는다고 한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실내가 아닌 숲이나 바깥에서 매일 노는 것이 원칙이다. 보통 만3세부터 5세까지 입학을 하는데 교사 1명이 5명의 아이를 돌봐준다.

입학 자격은 따로 없으며 소득수준이 높건 낮건 신청한 순서대로 아이들을 받기 때문에 불평등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유치원비는 구청에서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하기에 소득이 낮은 보모도 경제적 부담을 갖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오전 9시에 모여 발표, 놀이를 하며 1시간 정도 보낸다. 10시경부터 밖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논다. 개인의 소지품(물병, 점심 도시락, 여벌옷)은 각자 알아서 배낭에 챙겨야 하며 혹 서투른 아이만 교사가 옆에서 도와준다. 그들은 공원, 바닷가, 미술관, 박물관, 자연학습장 등등 다양한 장소를 찾아가 놀면서 배운다.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 미술관이나 박물관에는 어린이를 위한 방 이 따로 갖춰져 있어서 그곳에서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어린이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하기에 아이들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공원에서 자연과 함께 자유롭게 노는 것이 이색적이다. 친구들과 손잡고 걷기, 숲에서 뛰어다니며 놀기, 땅에서 무엇인가를 줍기, 계절 변화를 느끼기, 낙엽 줍기, 청소하는 지켜보기 등등 하나하나를 공부라고 생각한다. 교사는 옆에서 어려운 점을 도와주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 맑은 영혼들에게 행복지수 높은 삶을 안내하라.
▲ 맑은 영혼들에게 행복지수 높은 삶을 안내하라.

다음으로 스스로 배우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마글고 학교의 방과 후 활동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만나보자. 1학년부터 9학년까지 총 700명 전교생 중 저학년(1학년부터 3학년까지)만 방과 후 활동을 학교에서 한다. 고학년은 학교 근처에 있는 방과 후 클럽에서 일과를 이어간다.

저학년은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정규 학교시간(교사), 12시부터 2시까지 섞이는 시간(교사 및 방과후교사), 2시부터 5시까지 방과 후 교실 시간(방과후 교사)을 운영한다.

방과 후 교실에서 만들기, 그림 그리기, 컴퓨터 다루기, 레고 맞추기, 퍼즐 놀이, 구슬 꿰기, 음악 및 무용 배우기, 도서실에 가서 책 읽기,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거리기, 운동장에 나가서 놀기 등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완비되어 있으며 전문 교육을 받은 교사가 아이들의 활동을 도와준다.

교사의 지도 방법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놀며 시간을 보내게 한다. 혹 아이들이 다른 활동을 하기 위해 이동 시에는 자석을 붙인 자신의 사진을 이동할 교실 칸에 붙여 놓으면 된다.

예슨(방과 후 총 책임자)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그날그날 프로그램을 짜서 스스로 하게 한다. 날로 새 지식이 쏟아져 나오므로 학교에서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없다. 단지 어떻게 공부하나, 어떻게 배우나 그 방법을 가르친다.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다. <중략> 교실에 가만히 앉아서 배우는 방식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창의력을 기를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 노는 것 하나하나가 배우는 거다”라고 말하며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셋째 덴마크 국민은 아이들이 충분히 놀아야 다부진 어른이 될 수 있음을 믿는다.

덴마크 국민은 노는 것 하나하나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국민은 왜 책상에 앉아 지식 익힘만을 공부라고 하는 걸까? 상급반(4학년부터 9학년까지)은 어떻게 방과 후 클럽활동을 할까. 방과 후 클럽이 열리는 시간은 평소에는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방학 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다.

특별활동 부서로는 공예, 목공, 원예, 음악, 미술, 동물, 미술, 재봉, 세라믹, 요리, 풀무질, 활쏘기 등과 쉼터가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 클럽 교사는 전공에 따라 각자의 반을 운영하는데, 아이들은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이 반, 저 반으로 오고 갈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친다기보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어떤 주제를 정해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소년기에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창의력 있는 직업인이 나올 수밖에 없다.

▲ 나를 넘어 우리까지 함께 하자.
▲ 나를 넘어 우리까지 함께 하자.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덴마크 학생들은 공식과 교과서를 암기해서 시험점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를 토론하며 실험, 연극, 활동 등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이처럼 결코 경쟁을 위한 교육이 아니기에 사교육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다.

성공의 실체가 무엇일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일까? 아이를 인격체로 보기보다는 아이를 출세의 도구로 여기는 것이 과연 올바른 생각일까? 지금이라도 우리 국민은 아이들의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려면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등수를 정하는 입시체계와 서열중심의 사회에서 평등한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 위 글은 '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김영희 지음, 명진출판사)의 자료를 활용하여 요약하고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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