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하루 찾아간 한반도 땅끝 수목원에는 수국꽃이 만발했다. 이름 모를 야생화와 갖가지 여름꽃들도 곱게 피었다. 하양 빨강 파랑으로 물들어가는 수국꽃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시각각 변하면서 울긋불긋 하양 파랑 변해가는 모습은 여름 장맛비처럼 변덕스럽지만 볼수록 빠져든다. 그래서일까, 수국의 꽃말은 변덕과 진심이라고 한다. 또한, 수국은 토양에 따라 꽃 색깔이 달라진다.
6만여 평 숲속에 1600여 종의 다양한 식물
장맛비로 인해 물줄기가 세차게 흐르는 계곡에는 시원한 기운이 감돈다. 정원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걷다 보니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온몸을 감싸고 돈다.
해남 포레스트수목원이다. 이곳은 국내 최대 정원으로 약 6만여 평의 숲속에 16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더불어 소나무, 편백나무, 층층나무, 때죽나무, 싸리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두륜산 서쪽 해남군 현산면 황산리 봉돌 골짜기. 자연을 오롯이 품은 이곳 정원에서 오는 10일까지 행복이 수국수국 ‘2023 땅끝해남수국축제‘가 열린다.
수국, 그 이름처럼 물이 풍부한 장마철에 피어난 수국꽃은 물을 아주 좋아하는 꽃이다. 밤하늘에 별처럼 빛나는 아주 작은 꽃들이 수없이 모여 한 송이 탐스러운 수국꽃이 되었다.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 달구봉, 나무 위 오두막집
수국 꽃길을 따라 걷는다. 산책로 주변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무리 지어 곱게 피었다. 이름 모를 들꽃 위에서 하얀 나비 한 쌍이 하늘하늘 춤을 춘다. 온 산에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수목원이 되었다.
멋진 풍경이 발길을 붙든다. 기찻길 포토존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차는 오지 않는다. 다만 이곳에 서면 누구나 멋진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우편엽서 포토존,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 달구봉, 나무 위 오두막집, 멍 조형물 등에서는 아무렇게나 찰칵 셔터를 눌러도 다 감성 사진이 된다.
비교적 완만하게 조성된 산책길은 걷기에 별 무리가 없다. 한 시간여 남짓 돌아보면 수국꽃과 주변 경치는 대부분 살펴볼 수가 있다. 치유의 숲에서 힐링하고 보다 자세하게 보고 싶다면 두 시간여쯤 싸목싸목 걸으며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수국은 이렇듯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야만 참 예쁘다. 꽃은 인위적인 공간이 아닌 대자연에서 피어나야 자연미가 담겨서 더 곱다. 자연 감성 뿜뿜이다.
수국의 풍성한 아름다움을 가슴에 한껏 품고 담아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카페에 들려 수국차(감로차) 한잔에 마음을 달래보는 것도 좋겠다. 어느 날 문득 솜사탕처럼 탐스러운 수국 꽃송이가 그대 마음속에 아련하게 또다시 피어날 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