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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증후군이란 말에 속상한 60~70대

명절에는 온 가족이 가사 분담해야

  • 입력 2023.10.04 06:55
  • 수정 2023.10.04 10:05
  • 기자명 장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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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시장 전집 명태전 ⓒ조찬현
▲ 서시장 전집 명태전 ⓒ조찬현

명절은 명분과 절의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살아가는 도리와 의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즈음 60~70대 이상의 어른들은 자신들이 클 때와 너무나 달라진 세태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놀랍고 어색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서 그런다며 자신을 탓하기에는 아직은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가족 간의 갈등을 비롯해 한 집 건너 일어나는 볼썽사나운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1년에 두 번뿐인 명절인데 명절 전후에 불거지는 말들을 들어보면 가관인 경우가 더러 있다. 가족과 이웃 친지들이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서로 주고받으며 즐거워하고 회포를 풀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60~70대의 어린 시절에는 어른도 존중하고 어우르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가 있었다. 헌데 21세기 들어서는 그런 생각도 하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이 수두룩하다.

속단인지 모르겠지만 위아래 세대가 서로 어우르고 존중하고 이해하고 설득하고 나눠 먹으며 화합하면서 살았던 옛 시절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다. 자치기• 윷놀이• 그네• 멀리뛰기• 제기차기 등 추석놀이 하면서 친목을 도모했는데…. 이제는 트렌드가 확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놀이가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세대들과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다.

예전에 비해 모든 걸 다 갖춘 풍요로운 시대에 살아서인지 조상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 이렇게 잘살게 된 것도 조상님의 땀이라는 것도 물론 알 리가 없다. 그저 모든 것이 저절로 주어진 줄로만 안다.

조상과 웃어른을 섬기는 것은 수백 년 동안 내려오는 미풍양속이다. 조상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진정성 있게 기려야 하는 것이 후손들이 해야 할 도리인데 직무유기(?)를 하고 사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미래엔 지금의 패턴과는 완전히 다를 것 같다고 예단하는 사람도 있지만, 옛 성현의 말씀 중 꼭 귀담아들어야 할 게 있다. 인간성을 지키는 뿌리가 단단해야 인간이 만든 도구에 밀려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한다. 기본 규범에 대한 질서를 배제하면 모든 게 혼란스러워진다.

규범이 몸에 배면 살아가기 용이하다. 이기주의적 생각을 가진 일부 젊은 층들은 관계의 형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성숙한 생각을 가지면 행복지수도 높아지고 보람도 크다. 돈이면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 같지만 더불어 사는 인간관계도 놓쳐서는 안 된다.

명절에는 남편과 가족들도 가사 분담해야

▲ 송편 빚기 ⓒ조찬현
▲ 송편 빚기 ⓒ조찬현

명절은 관계 형성의 좋은 기회이다. 농경사회 시절 명절은 일가친척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또 새옷을 얻어 입기 때문에 기다려졌다. 하지만 요즈음은 모든게 넘치는 시대이다. 아무 때나 맛있는 것 먹고, 새 옷 사 입고, 언제 어느 곳에 있더라도 영상을 통해 만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 가고픈 대로 갈 수 있는 너무나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맞벌이 시대에 살고 있지만,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은 여자들이 많다. 고스란히 여자가 할 일이 많다 보니 명절이 다가오면 오만 유행어가 생기게 된다. 명절증후군이다.

추석 기간 심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느끼는 증상이 과도해 가족 간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하고 귀성을 포기하거나 핑계를 만들어 친척들과 만남을 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건강상에도 문제가 일어난다. 일을 많이 해서 손목터널증후군, 허리 디스크, 소화불량, 무기력, 심한 경우에는 손발 등 감각이 이상해지기도 하고 가슴도 답답한 며느리도 있다고 한다. 급기야는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는 '1만 달러 이상의 부채'가 주는 스트레스보다도 높은 수치로 부부싸움 횟수가 증가할 때 와도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나라는 가사책임이 일차적으로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 ‘여성의 역할이 명절이란 특수 상황에서 더욱 강조돼 여성이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주부들의 명절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남편 등 가족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안이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의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적이다. 주부가 겪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가족이 함께 나누고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명절 문화를 고수하고 싶은 부모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지닌 젊은 부부간의 충돌을 기성세대가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성적 태도로 고부간에 커뮤니케이션만 잘 되면 명절 증후군을 줄일 수 있다. 명절을 자기희생과 봉사의 시간으로 규정짓기보다는 가족들이 서로 이해하고 다 같이 즐기는 시간으로 여기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명절을 전후해 겪게 되는 부부갈등은 단순한 명절증후군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추석 연휴가 되기 전 갈등이 생길 요인을 미리 점검하고 해소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할 것 같다.

“놋그릇 닦아 새벽이슬 한 사발 따 담은 정한수 한 사발”로도 차례상을 차릴 수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조상님을 기리고 공유하면서 명절 지내기를 조상님도 바랄 것인데...우리는 사사로운 일에 너무 예민해 있는 것 같다.

명절은 조상님과 웃어른께 예의와 정성을 다해 절 한번 올리는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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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재 방장 2023-10-03 20:18:39
장수연 작가님, 글 아주 멋집니다,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