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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감사할 일은 많더라고요”

취업에 성공한 아들, 석사학위 취득한 작은딸
건강한 남편까지... 모두 고마울 따름

  • 입력 2024.01.21 10:50
  • 수정 2024.01.22 14:38
  • 기자명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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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에서 왔다는 부부는 암벽에 동전을 붙이며 자식들에 대한 소원을 빌었다. ⓒ조찬현  (자료사진)
▲ 포항에서 왔다는 부부는 암벽에 동전을 붙이며 자식들에 대한 소원을 빌었다. ⓒ조찬현  (자료사진)

치료받으러 다니는 병원 물리치료 선생님께서 아들 때문에 종종 학교에 불려가는 게 스트레스라면서 내게 물었다. 

“아들 학교 다닐 때 학교에 안 불려가셨어요?"

성적이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말썽 한 번 피우지 않은 아들이라 믿음이 가는 아들을 생각하며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아들한테, ‘아들아! 꼴등 해도 좋으니 사고 쳐서 학교에 불려가는 일만 없게 하거라’ 그렇게 키웠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들이 끼어들었다. 

”그럼 꼴등해도 되요?
“응, 꼴등 해도 된다. 학교 불려 갈 일만 없게 해”

그랬던 아들이 이른 취업을 해줘서 감사하다.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학창 시절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이구동성으로 “OO이는 다음에 큰 인물이 될겁니다"라고 칭찬받던 작은딸이 대학원을 무사히 마치고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강남 8학군 출신 아이들과 경쟁하며 고생했을테고, 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용돈도 충분히 주지 못했는데 혼자서 이겨낸 딸이 더 감사하고 고맙다.

어렸을 때 몸이 약해 병원을 자주 들락날락했던 큰딸은 이제는 더 이상 약하지 않고 자기 갈 길을 잘 가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무릎 골절로 깁스해서 한 달 동안 등하교시키느라 힘든 적도 있었다.

딸은 결혼 날짜도 잡고 독립할 준비를 차근차근 잘하고 있다. 술과 담배를 모두 하는 남편은 그래도 건강 체질이라 치과 외에는 병원 가지 않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돌이켜 보니 감사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
그럼 나는 어떤가? 아침마다 출근할 직장이 있어 감사하고, 신체 건강해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이런 소소한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더 높은 곳만 바라보며 나 자신을 괴롭히고 가족들을 항상 채찍질만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

긍정언어와 좋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가정과 사회에 이로운 일이 무엇일지를 생각해가며 청용의 해 새해도 힘차게 시작해 보자! 

- 김경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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