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가 12일 오전 웅천 이순신마리나 일원에서 해양정화활동에 나섰다.
5월 10일 바다식목일을 기념한 봉사활동에는 한영대학교 간호학과 석유화학공정학과, 화공플랜트산업전공학과 학생들, 꽃사모가 함께 했다.
봉사에 앞서 이순신마리나 요트업체인 대한이앤씨와 여수넷통뉴스,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는 ‘깨끗한 바다 만들기 위한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협약서에는 세 기관이 우호관계를 확인해 공동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에 협력하고 여수의 바다환경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박근호 대장을 비롯한 3명의 잠수부는 이순신마리나 이승태 지점장의 설명에 따라 쓰레기가 많은 원형 마리나 인근 등을 집중 청소했다. 뭍에서는 마대와 긴 집게를 든 봉사자가 바위 사이사이에 낀 쓰레기를 수거했다.
"대리석 조각, 담배꽁초, 낚시찌... 별별 쓰레기 다 있어"
바위에는 누군가 일부러 버리고 간 듯한 대리석 조각과 병조각이 나뒹굴고 있었다. 이들은 바위 사이 깊숙이 팔을 집어넣고 플라스틱 조각과 스티로폼 조각. 담배꽁초, 비닐쓰레기, 낚시찌 등을 수거했다.
쓰레기를 주우며 한 봉사자는 “별별 쓰레기가 다 있다”고 말했다. 유순식 봉사자는 “부피가 큰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 있지만 돌 사이에서 빠지지 않아 수거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최미영 대원과 한영대학교 학생 봉사단은 힘을 합쳐 바위 사이에 낀 대형그물을 빼냈다.
한영대학교 간호학과 이태준 군은 “한번은 그물을 수거하는데 ‘왜 쓰는 물건을 가져가냐’고 화내시는 분도 만난 적 있다”고 말했다.
최미영 대원은 “방치된 폐그물과 밧줄은 삭아서 다시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미리미리 수거해야 한다. 또한 산책 나온 강아지가 낚시찌를 삼키고 탈이 나는 경우도 있으니 낚시객들이 좀 더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수꽃사모 전용희 총무는 “웅천 바다는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진 곳인데 곳곳에 공사자재가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깨진 타일은 누군가 일부러 바닷가에 버려둔 것으로 보이는데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행태에 조금 화가 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날 현장에서 마주친 웅천 주민 50대 정 씨는 “봉사자들 덕분에 바다가 깨끗해지니 좋다”고 말했다. 정 씨는 1996년부터 여수에서 어업과 횟집 장사를 겸하다 2008년부터 약 10년간 외국생활을 한 후 2017년 다시 여수로 돌아왔다. 현재 어업에 종사하는 정 씨는 “여수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생기며 여수 바다가 많이 깨끗해진 편”이라고 말했다.
“과거 여수산단 폐수가 흘러들며 그 많은 고기들이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 신월동 하수종말처리장이 생기며 고기가 다시 돌아오고 있는데 매년 많이 잡히는 어종이 다르다. 그래도 스티로폼 부표가 플라스틱 부표로 바뀌며 쓰레기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80살까지 어업을 이어갈 생각인데, 그러려면 깨끗한 바다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상묵 씨는 여수에 놀러왔다가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 김 씨는 박근호 대장의 월호초등학교 동창이다. 김 씨는 긴 집게를 들고 바위 사이사이에 버려진 페트병과 비닐을 주웠다. 그는 “고향 바다에 와서 좋으면서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마음이 착잡하다. 큰 마대 자루가 금방 찰 것 같다”고 말했다.
한영대학교 간호학과 이태준 군은 “맥주캔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는데 관광객과 주민분들이 조금 더 신경써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으며 같은 과 박한별 양은 “그래도 지난 10일 방문한 돌산 바다목장보다 쓰레기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봉사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바다에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 줄 몰랐다. 결국 다 사람이 버린 쓰레기인데 모두 조금씩 환경을 생각하면서 행동한다면 지금보다 쓰레기가 줄어들 것이다.”
꽃사모와 해양환경인명구조대 소속 김은우, 고현정, 김효선 씨는 이순신마리나 방파제와 주차장 일대를 청소했다. 김은우 씨는 “담배꽁초와 맥주캔이 많이 버려져 있었다. 주차장 차 뒤편에 맥주캔이 쌓여 있었는데 주민분들이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고현정 씨는 “군데군데 풀숲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많았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웅천 마리나인데 가까이서 보면 종이컵과 자잘한 쓰레기가 많다“고 말했다.
“보이는 곳에 쓰레기를 두면 쉽게 가져가는데 화분 안에 숨겨놓거나 풀숲에 쓰레기를 버리면 수거하기도 어렵다. 가장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스스로 가져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김병희 씨는 10년 전 해양환경인명구조단과 인연을 맺었다가 바쁜 일상 탓에 이날 2년만에 함께 했다. 그는 뭍에서 잠수부를 기다리며 수거한 쓰레기를 끌어올렸다.
“잠수부가 주워온 쓰레기 중에는 불가사리와 일회용 텐트도 있었다. 그밖에도 자잘한 쓰레기가 많았는데 앞으로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 바다가 더 깨끗해지길 소망한다.”
해양정화활동이 끝나고 참여자는 다이버가 수거한 불가사리로 다함께 ‘바다식목일 2024512’ 문구를 작성했다.
이날 봉사활동은 단체사진촬영으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