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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칼럼]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섬의 어미 개...정치인 및 공직자에게 큰 물음을 던지고 있다
생명을 낳고 기르는 것이 어미 개에게 행운인가 아니면 불행인가?

  • 입력 2024.12.08 10:31
  • 수정 2024.12.09 07:29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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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교사
김광호 교사

외딴 섬에서 만난 어미 개와 그 새끼들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7마리의 새끼들을 지켜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어미 개의 모습은 강인함 그 자체였다.

야윈 몸으로도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나서 잠시라도 먹이를 찾아 밖으로 나가는 어미 개의 모습에서 모성애의 숭고함을 보았다. 그런데 그 모습이 아름다울수록 이상하게 내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하늘에게 묻고 싶다. 생명을 낳고 기르는 것이 어미 개에게 행운인가 아니면 불행인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하늘은 그 개에게 생명을 잉태하게 했고 어미 개는 그 생명을 꿋꿋하게 지켜내고 있었다. 그런 모습 앞에서 사람이 과연 그만큼 강인하고 숭고한 존재인지 질문하고 싶어졌다.

며칠 전 천주교사제단은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라는 제목으로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국민의 삶을 돌보기는커녕, 권력과 사욕에 취해 국민의 생존권을 등한시하고 인간의 기본 권리를 짓밟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떠올라 분노와 슬픔이 치밀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부터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다. 집값 안정을 약속했지만 부동산 정책의 혼선과 시장 불안정을 초래했으며, 서민의 주거권은 더욱 위태로워졌다. 노동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말은 공허하게 들렸다.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노동권을 약화시켰고 비정규직과 청년 일자리는 하늘의 별 따기 보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재난을 예방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비극적 사건에서 책임을 회피하며 국민의 신뢰마저 잃어버렸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불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진입할 문턱에 있으면서 지도자를 잘못 선택하여 나라가 위태로울 지경이다. 국민들은 못살겠다고 저항하며 방방곡곡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

어미 개가 보여준 모성애는 현 정부를 부끄럽게 한다. 윤석열 정부는 권력과 명예 그리고 재력에서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더 많은 것’이 정작 그들을 부정직하고 비겁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특히 한 국가의 지도자가 국민의 생명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려는 그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으니 우리는 과연 그 사람을 ‘지도자’라고 불러야 할까?

그 척박한 섬의 어미 개가 보여준 삶의 책임감과 숭고함은 지금 시대의 정치인 및 공직자에게 큰 물음을 던지고 있다.

"어째서 사람이 그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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