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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칼럼] 권력 남용의 시대를 돌아보다

변화의 길목에서...

  • 입력 2024.12.15 09:50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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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여양고 교사)
김광호 (여양고 교사)

2024년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도량발호(跳梁跋扈)’는 권력자가 제멋대로 행동하며 그 과정에서 공익을 외면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날카롭게 비판한 사자성어이다. 이는 단순한 언어적 표현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도량발호는 특히 최근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그 현실적 무게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도량발호의 현주소

지난 12월 3일, 국가적 충격을 안겨준 비상계엄 선포는 도량발호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계엄령은 전쟁이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그 목적이 국민 보호가 아니라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심된다. 더욱이 계엄령이 선포된 지 6시간 만에 철회되면서 정부가 국가 운영의 기본적인 절차조차 무시하며 권력을 남용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 친인척 비호, 특정 세력의 권력 독점, 검찰의 독단적인 운영, 경제 정책 실패, 외교적 굴욕은 모두 권력 남용의 구체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이러한 사례는 권력이 공공의 이익보다 개인과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오염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단순히 현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집단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 온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도량발호가 가져온 사회적 결과

권력의 남용은 국가의 신뢰를 훼손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다. 도량발호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공적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국민들은 정부와 정치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신뢰가 무너진 공동체는 필연적으로 분열과 갈등을 겪게 되며 결국 이는 국민 개개인의 삶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기며,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권력의 오남용은 단순히 현재의 문제를 넘어, 미래 세대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도량발호를 넘어서 : 본립도생의 정신으로

도량발호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근본이 바로 서야 길이 열린다"는 이 말은 개인과 국가의 운영이 올바른 가치와 윤리에 기반해야 함을 강조한다. 권력을 가진 자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존재로서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리더십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권력자는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며, 국민을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둘째 투명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권력이 사적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견제와 균형의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소통과 공감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국민과의 진솔한 소통은 공동체를 통합하고 신뢰를 재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변화의 길목에서

도량발호는 단순히 한 해의 사자성어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성찰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낯부끄러운 권력 남용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국민 각자가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도량발호를 넘어 본립도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건강한 리더십과 공정한 사회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민 모두가 신뢰하고 함께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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