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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4.8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 후에 일어난 감동기

70대 할머니의 독도 사랑에 감동해!

  • 입력 2024.12.21 07:57
  • 기자명 박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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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 ⓒ박귀단
▲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 ⓒ박귀단

70대 할머니가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 유투브를 보고 감동해서 목포 정명여고에 소정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11월 하순부터 총동문회이사회 단체 톡 방에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 동영상이 제목을 달리하여 며칠사이로 2개 올라 왔다. 이 동영상은 금년 3월30일 ‘목포 유달산 봄 축제’ 시작 전 있었던 〈제23회 4.8독립만세 운동 재현행사〉중의 한 장면이다.

여기에 등장한 학생들은 1903년 개교해서 121년 역사를 가진 호남 최초의 여학교 목포정명여자중·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다. 이 행사는 2001년부터 매년 학교에서 주최하고 목포시와 전남서부보훈지청에서 후원한다.

2001년 3월 목포정명여학교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목포정명여자중·고등학교 총동창회를 중심으로 〈4.8독립만세 운동 재현행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자문위원들과 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했다. 당시 목포보훈지청을 방문하여 행사 의의를 재확인하고 국가보훈처로부터 행사관련 지원을 약속받았다. 그 해 4월 6일〈제1회 4.8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를 했다.

‘4.8독립만세운동’의 행사목적은 다음과 같다.

▲ ‘4.8독립만세 운동’을 재현하여 목포시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다.

▲ 학생들에게 독립 만세 운동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선배들의 숭고한 용기를 체험하게 함 으로써 애국심과 애교심을 함양하도록 한다.

▲ 민족의 역사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축제 행사를 통해 서해안 중심으로 발전하는 목포 미래 상을 정립하는 기회로 삼는다.

행사 내용은 기념식, 역사왜곡 항의 포스터 만들기, 일제 만행 사진 및 자료전시 체험학습, 거리 행진 및 플래시몹 & 독립가 제창으로 구성됐다.

또한 1919년 당시 정명여학교 학생들이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던 모습을 재현하고, 4.8독립만세 운동 홍보자료를 시민들에게 배포하여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로 진행한다.

▲4.8만세운동 거리행진 장면 ⓒ박귀단
▲4.8만세운동 거리행진 장면 ⓒ박귀단

1919년 목포 정명여학교에서 일어난 4.8 독립만세운동

1919년 기미년 ‘목포 4.8독립만세 운동’은 양동교회 교인과 정명여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준비했다. 이 때 사용할 태극기를 정명여학교 학생들이 교내 기숙사와 지하실에서 만들었다.

당시 한문교사인 곽우영 선생이 그려 준 원형을 본떠서 목판에 태극과 4괘를 새겨 한지를 대고 솜방망이로 두들겨 박아낸 다음 물감을 칠해서 복사해 냈다. 만들어진 태극기를 돌돌 말아 보자기에 싸서 어린아이처럼 위장하여 등에 업어서 양동교회와 교인의 집에 옮겨두고 거사 일을 기다렸다.

4월8일, 오전 수업이 끝나고 중간체조시간에 영흥학교 김옥님 학생이 친 비상 종소리가 거사 신호였다. 정명여학교와 영흥학교 학생 2백여 명과 양동교회 교인들이 삽시간에 태극기를 흔들고 독립선언서를 뿌리며 시가행진에 돌입했다. 시민들이 합세하면서 순식간에 목포시내는 “대한독립만세” 함성으로 진동했다.

이날 체포된 시민과 학생은 2백여 명이 넘었다. 일경에 체포된 어린 학생들은 훈방 조치 되고 1백여 명이 구속됐다. 정명여학교 최지혜 선생을 비롯한 교사들과 이금전 학생 등 다수의 학생들이 목포형무소에 수감됐다. 학교측에서는 정상적인 학교일정을 진행할 수 없어 임시 휴교에 들어가 1920년부터 1922년까지 고등과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했다.

목포 4.8독립만세 운동 관련 자료는 1983년 2월 14일 목포정명여자중학교 교실(구. 정명여학교 선교사 사택) 보수 작업 중 천정에서 독립선언서·2.8독립선언서 사본, 비밀지하신문, 독립가, 격문 등을 담은 봉투가 발견됐다. 목포를 비롯한 함평, 영암 등에서는 4월8일을 기점으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그 당시 발견된 독립운동 관련 자료 원본은 현재 천안 독립기념관에 보관 중이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에서는 ‘4.8독립만세 운동’ 동영상을 상시 틀어 주며 관련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 중인 독립가 등은 사본이다. 이곳에는 ‘4.8독립만세 포토 존’ 옆에 태극기와 학생복을 비치하여, 기미년 그날의 독립운동을 체험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방문객을 배려하고 있다.

필자는 금년 3월30일 개최한 ‘제23회 4.8독립만세 운동 재현행사’에 참석해 총동문회장으로서 기념식에서 ‘경과보고’ 했다. 후배들은 기미년 그날처럼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었다. 학교 강당에서 기념식을 마치고 나온 후배들은 운동장에 다시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제창한 후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을 했다.

▲ ⓒ박귀단
▲ 독립가 사본.ⓒ박귀단

선두에 대형 태극기를 8명이 잡고, 후배들은 양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교정을 출발했다. 트윈스타 4거리와 루미나리에 거리를 거쳐 유달산 노적봉 앞까지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거리행진 했다. 노적봉 앞에서 다시 한 번 “대한독립만세!”를 제창하고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을 할 때 시민들이 보낸 박수갈채와 감동의 물결이 유달산을 뒤흔들었다.

누군가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투브 내용은 2가지다.

그 중 하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미래. 우리 땅 지키는 학생들」이라는 타이틀로 유투버가 한 말이다.

“노래가 흘러나오자 양손에 태극기를 들고 한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우르르 등장합니다. 그러더니 냅다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요. 외교부조차 독도를 재외공관이라고 표시하여 우리 땅이 아니라고 하는 정신 나간 일이 생기자 어린 학생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정명여고 학생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다른 또 하나는 「목포유달산에 유관순이 떴다?! 깜짝 놀란 외국인들」이라는 타이틀로 유투버가 한 말이다

“유관순 한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들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요. 우리 학생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춤을 추는 멋진 공연이 시작됩니다. 이를 발견한 한국인과 외국인들이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고 뿔난 정명여고 학생들이 독도는 우리 땅임을 강조하고자 유관순 한복을 입고 플래시몹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일을 계기로 전 세계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만천하에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멋진 공연을 보여준 목포정명여고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최근에 목포신안비치호텔에서 ‘2024년 총동문회 송년회 및 장학증서 수여식’을 했다. 목포정명여고 고철수 교장선생님 축사 내용에 ‘거제도에 사시는 70대 여성의 독도사랑 이야기’가 있었다. 교장 선생님이 할머니가 한 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어렵게 물어물어 학교로 전화 했다. 학생들이 ‘독도는 우리 땅’ 노래하며 춤추는 유투브를 봤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참으로 기특하다. 큰 감동을 받았다. 학생들에게 간식을 보내주고 싶다. 장학금도 기부하고 싶다”

교장선생님이 부연 설명했다.

“이분은 학교랑 아무런 인연이 없는 분입니다. 오직 독도를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생활비를 아껴서 학생들 간식비를 보내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학교에 입금된 돈은 간식비로 쓸 수 없다고 답변하고 ‘목포 최고 빵집 씨엘비베이커리에 선결재 해주시면 학생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2백만원 상당의 빵과 음료를 간식으로 제공해 주셨고, 장학금 2백만원도 보내 주셨습니다. 학교에서는 그 분의 뜻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매년 목포 유달산 봄 축제의 서막처럼 ‘4.8독립만세 운동 재현행사’가 목포정명여자중·고등학교에서 시작하여 노적봉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제창하고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으로 마무리 한다. 거제도 70대 할머니가 보낸 감동을 마음속으로 깊이 새기며 내년에도 기미년 그날처럼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은 학생들의 함성이 유달산에 힘차게 울려 퍼질 것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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