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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여수에서 펼쳐진 수준 높은 정통 연극,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 선사

  • 입력 2025.04.04 07:48
  • 수정 2025.04.15 14:38
  • 기자명 김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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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팀들 공연후 배우들과 김도훈 연출가(중앙 의자)와 관계자들 ⓒ예술집단 아트봤슈
▲공연팀들 공연후 배우들과 김도훈 연출가(중앙 의자)와 관계자들 ⓒ예술집단 아트봤슈

지난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소극장에서 폴 진델 원작, 김도훈 연출의 연극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가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예술집단 아트봤수의 작품으로, 김도훈 연출가가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신예 발굴 프로젝트를 위해 4개월간 여수에서 강도 높은 연습을 진행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미국 극작가 폴 진델이 1971년 발표한 자전적 희곡,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작품으로 퓰리처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했다. 1972년에는 폴 뉴먼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다.

국내에서는 1976년 초연 이후 1990년까지 여러 차례 무대에 오르며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 오랫동안 공연되지 않다가, 여수에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70년대 최고의 명작, 연출계의 거장 김도훈 연출 초연 이후 50년 만에 여수에서 다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기대만큼 300석의 공연은 관객들로 가득 찼고, 정통 사실주의 연극의 묵직한 감동을 경험한 관객들은 높은 몰입감을 보였다.

▲공연전 무대 만석인 관객과 무대 ⓒ김용자
▲공연전 무대 만석인 관객과 무대 ⓒ김용자

작품의 줄거리와 감동적인 무대

연극의 무대는 허름한 2층집 거실로, 둘째 딸 틸리가 감마선이 금잔화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며 원자의 신비로움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배경은 과거 채소 가게로 쓰이던 판자집으로, 어머니 비어트리스는 두 딸을 키우기 위해 병든 노인을 돌보며 생계를 이어간다. 큰딸 루스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둘째 딸 틸리는 과학 실험을 통해 내면의 세상을 확장해 나간다.

2막에서는 틸리와 가족들이 과학 박람회 준비를 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결국 틸리는 과학 박람회에서 1등을 하게 되고, 그녀는 원자의 존재와 우주의 연결성을 깨닫는 과정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연극은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 하나하나는 태양에서 온 것이며, 우리는 영원히 이어진 ~~~희망이 있다. ~~~원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는 틸리의 독백과 함께 막을 내린다.

▲ 틸리의 독백 원자의 신비로움을 이야기한다 ⓒ예술집단 아트봤슈
▲ 틸리의 독백 원자의 신비로움을 이야기한다 ⓒ예술집단 아트봤슈

배우들의 열연과 수준 높은 연출

100분간 이어진 공연은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을 만큼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마이크 없이도 객석 끝까지 전달된 배우들의 대사는 철저한 강도 높은 신체훈련 스피치훈련의 결과물이었다.

▲ 배우들 프로젝트에 참여한 배우들 ⓒ예술집단 아트봤슈
▲ 배우들 프로젝트에 참여한 배우들 ⓒ예술집단 아트봤슈

어머니 비어트리스 역을 맡은 김지연 배우는 깊이 있는 연기로 몰입감을 높였으며, 할머니 내니 역의 정윤희 배우는 대사 없이도 표정과 행동만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둘째 딸 틸리 역의 장주혜 배우는 모범생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했으며, 큰딸 루스 역의 송지아 배우는 발작 연기를 실감 나게 소화해 감정을 극대화했다. 학생 제니스 빅커리 역의 배우도 특유의 캐릭터를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발작하는 루스 진정시키는 엄마 ⓒ예술집단 아트봤슈
▲발작하는 루스 진정시키는 엄마 ⓒ예술집단 아트봤슈

여수 시민들의 반응

공연을 관람한 여수 시민들도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주부 채고운 씨는 "오랜만에 문학 소설 한 권을 읽은 느낌이었고, 수학을 가르치는데 과학 공부 관심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여수 시민 남택수 씨(60대)는 "고전 작품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어머니 비어트리스의 삶이 현실적이라 공감이 갔다"며 감동을 전했다.

식스티 호텔 대표 신명철 씨는 "연극을 좋아해서 대학로 찾아가서 보곤 한다. 스타급 배우가 없어도 연기력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운 멋진 공연이었다, 서울극장에도 보기 힘든 무대디자인 섬세한 연기력이 최고 였다. 특히나 한국의 스필버그 김도훈 연출가가 여수에 찾아주셔서 영광이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도훈 연출가의 철학과 여운

▲연출가 거장 김도훈의 열정적인 삶이 보인다. ⓒ예술집단 아트봤슈
▲연출가 거장 김도훈의 열정적인 삶이 보인다. ⓒ예술집단 아트봤슈

대한민국 연극의 전설 김도훈 연출가는 이번 공연에 대해 "연극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문학적 DNA를 연구 탐구하는 공연 예술입니다. 관객들이 연극을 통해 삶을 비추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함께 나아갈 힘을 얻길 바랍니다" 라고 전했다.

또한 " 이번 무대는 여수 지역의 신예 배우들을 발굴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시작 되었습니다. 연극은 배우 예술이며, 배우는 무대의 꽃입니다. 배우들은 4개월 동안 진심과 열정을 다해 무대 훈련에 임했습니다. 미숙한 것은 부그러운 것이 아닙니다. 최선을 다했을 때 무대의 꽃은 완성되는 것이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여수 연극의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이 무대를 올리게 됐습니다" 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연극을 넘어 관객들에게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무대였다. 연극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여수 시민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되었으며, 앞으로 여수의 공연 예술 수준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언젠가 그날은 꼭 오고야 말거예요"
공연 관람 후 틸리의 독백이 울림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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