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어항인 여수 국동항이 수년째 방치된 폐선과 어민들이 내다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 국동 어촌계장(최춘규)은 “이미 포화 상태인 국동항에 폐선이 수년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미관을 헤칠 뿐만 아니라 원활한 어항 기능을 저해하고 있다”라며 “여수시의 적극적이고 빠른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선 등록 전국 최대 규모, 여수 국동항의 민낯
국동항 바닷가 도로는 비교적 정리가 잘 되어있다. 하지만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서자 부잔교에는 쓰레기가 군데군데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전국 국가 어항 중 가장 많은 등록 어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여수 국동항의 민낯이다.
폐선박의 철제 구조물은 바람에 흔들리며 금방이라도 옆으로 떨어질 듯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최 어촌계장은 “이거 이음새가 떨어진 철제 구조물이 넘어지면 사람이 크게 다칠 우려가 있습니다. 너무 위험해 보여요. 지금 당장 시에서 조치를 해줘야겠네요”라며 염려했다.
국동 어촌계 사무실 앞 부근에 훼손 상태가 심해 보이는 폐선이 6척, 콘크리트 부잔교 주변에도 6척 남짓이 보인다. 갑판이 부식돼 나가떨어지고 생활 쓰레기가 가득하다. 어선으로 기능을 상실한 배들이다.
“어선으로 활용 불가능한 배들입니다. 이 어선은 지금 옆으로 많이 기울었는데 이건 침몰 직전인데, 만약 침수가 돼면 아주 복잡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바다의 오염도 문제가 되고 또 지금 처리한 것보다 인양하는 비용이 한 10배 정도 더 들어갑니다.”
폐선박, 안전사고 범죄에 노출... 관계기관 조치 시급해
21톤 폐선박을 살펴봤다. 선실에는 옷가지와 생활 쓰레기가 여기저기 나뒹군다. 녹슨 화구도 위험천만해 보인다.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되고 있다. 이 또한 안전사고나 범죄에 노출되어 있어 관계기관의 관리가 시급해 보인다.
“오랜 세월 방치해 이런 현상이 옵니다. 쓰레기가 한 번 방치되다 보면 자꾸 다른 사람들이 버리게 되니까 이렇게 쓰레기가 불어난단 말입니다.”
콘크리트 부잔교 위의 천막은 낡아 사용할 수가 없어 걷어냈다. 걷어낸 천막은 쓰레기더미가 되었다. 구조물만 앙상한 채 남아있다.
“어민들이 좀 편리하게 휴식도 하고 여기서 작업도 하고 그런 장소예요. 낡아서 바꿔야 하는데 오랫동안 방치해 완전히 꼴불견으로 전락해 버렸네요. 어민들 스스로 보수하기에는 부담이 많이 가는 것이라 시에서 지원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여수시가 나서서 폐선박에 계고장을 붙이는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지만 그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또한, 방치되어있는 폐선박이 사유재산이다 보니 시가 강제로 처리하기도 어려운 상황.
시 섬발전지원과 담당자는 폐선의 정확한 현황은 “정보공개 청구를 해야만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6월 27일 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동항은 수년간 다수의 장기방치 선박으로 다른 어선의 접안을 방해해 왔다”며 “장기 접안 추정 선박 97척, 어선등록증 미부착 선박 87척 등 총 514척”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