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시내 가로수길 도로 일부가 휑하다. 줄지어 서 있는 가로수를 마구 잘라내 그늘이 사라지고 도시 열섬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2일 문수동 여수해양경찰서에서 여문공원 간 도로의 후박나무 가로수 강전정에 이어 7일에는 무선중앙로의 가로수 일부를 잘라냈다.
9일 여수 도심은 연일 폭염으로 인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민들은 내리쬐는 햇볕을 피하기 위해 건물이나 가로수 그늘로 다가간다. 하지만 시내 곳곳의 가로수는 강전정으로 인해 나무 이파리가 별로 없어 제대로 구실을 못하고 있다. 한낮 최고 온도는 연일 32도를 오르내린다.
한 시민은 “싹둑 잘라낸 가로수를 보면 짜증이 나고 더위가 더 느껴진다”며 “가로수 나뭇잎이 풍성하면 좋을 텐데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씨는 페북의 관련 기사 댓글에서 ”전정의 시기가 나무들이 한창 성장하는 지금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행정기관의 성찰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정한수 여수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무더운 여름철에 가로수 나뭇가지를 심하게 잘라낸다는 제보가 들어 오고 있다“며 ”해마다 지적하는 말이지만 왜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라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가로수 가지를 심하게 잘라내는 이 문제는 해마다 여름이면 반복되는 문제라서 계속 지적하고 있는데 왜 이 일이 시정되지 않고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담당 공무원들이 바뀌어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무사안일 업무 태만에서 비롯되는 일일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한탄했다.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은 일반적으로 관할 자치단체가 봄이나 가을에 한다. 그런데 관리 편의상 가지를 대부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잘라내는 경우가 있다. 이렇다 보니 나무는 앙상하다 못해 ‘닭발가로수’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가로수 그늘은 무더위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 서울기술연구원에 따르면 도심 열을 내리는 데 그늘막보다 가로수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지난해 7월부터 4주간 서울 마포구‧중구 일대를 현장 조사한 결과 가로수 그늘은 주변보다 약 15.4도 낮았으며 인공 그늘막은 주변보다 8.4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