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여수를 대표하는 섬 사진작가 박근세 씨와 여수 시민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시민감동연구소 한창진 대표가 손을 잡았다.
4일 두 사람은 여수 학동 시민감동연구소 사무실에서 여수의 365개 섬을 하루하루 달력에 담아내는 ‘생일섬(365섬) 역사 달력’ 제작에 뜻을 모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달력 제작을 넘어, 여수의 섬 정체성을 시민과 공유하고 관광 자원으로 확산시키려는 시도다.
박근세 작가는 “전남 신안이 ‘천사의 섬’으로 알려진 것처럼, 여수는 ‘생일섬 도시’로 알려져야 한다”며 “시민들이 집집마다 달력을 걸고 매일 섬을 접한다면, 자연스럽게 섬의 가치를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섬과 달력, 그리고 역사 기록
두 사람이 기획하는 달력은 단순한 날짜 표시용이 아니다. 각각의 날짜마다 여수의 섬을 배정하고, 그 섬의 역사와 문화, 생태적 특징을 기록한다.
한창진 대표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며 “여수의 섬 역사를 달력에 기록해 시민들이 매일 상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2012 여수엑스포 당시 ‘365섬 아이디어’를 지역발전협의회가 제안했던 것에서 출발했다.
■ 환경·관광·교육까지 아우르는 비전
프로젝트 배경에는 깨끗한 바다 보존과 관광 자원화라는 여수의 과제가 자리 잡고 있다.
한 대표는 “여수 시민은 ‘깨끗한 바닷물을 팔아먹는다’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며 “환경을 지키지 못하면 관광도, 수산업도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섬과 바다를 가르치고 요트·수영 같은 해양 교육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교육 철학도 드러냈다.
■ 세계로 확장 가능한 여수만의 콘텐츠
여수는 총 365개 이상의 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300여 개는 무인도다. 이들은 이를 활용해 ‘무인도 캠핑·무인도 한 달 살기’ 같은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2026세계섬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섬 달력은 여수의 관광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상이다.
■ “시 보조금이 아닌 시민 자부심으로”
한창진 대표는 “달력은 시민들이 직접 구매해야 가치가 있다. 공짜로 나눠주면 의미가 퇴색된다”며 “시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관심으로 달력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역사 달력은 오는 11월 5일부터 ‘생일 섬 찾기’가 시작되며, 내년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프로젝트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