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민복지포럼(이사장 임채욱)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에 의해서만 운영된다.
이들 단체는 복지의 사각지대인 섬마을을 매주 찾아가 위문공연과 말벗해드리기, 생필품 나눔, 구급의약품 전달, 미용과 건강 서비스, 육지 나들이 안내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그러나 재정이 열악해 대표의 개인 후원과, 사무장이 겨우 사흘만 근무하는 구조 속에서 사업 확장이나 지속적인 프로그램 확충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럼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소명의식으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여수시민복지포럼은 여덟 명의 미용 봉사자들과 함께 바닷길을 건너 여수 개도의 호령, 모전, 신흥마을을 찾았다. 손에 쥔 것은 값비싼 선물도, 화려한 장식품도 아니었다. 그들이 가져온 것은 오랜 기술이 담긴 미용가위와 롯드, 그리고 어르신들을 위해 마음을 다해 드리고자 하는 정성이었다.
추석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개도 봉사활동은 미용 재능기부가 중심이 되었지만, 여기에 따뜻한 나눔이 더해졌다. 여수00병원에서 기부해준 파스를 모든 어르신들께 나누어드린 것이다. “허리가 시큰거려 힘들었는데 이걸 붙이면 좀 나을 것 같소.”라며 환히 웃으시던 어르신의 말씀은 작은 정성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은 살가운 인사로 봉사자들을 맞이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했소.”라는 한마디는 봉사자들의 마음을 환히 밝혔다. 특히 호령마을에서는 젊은 이장이 아버님을 모시고 와 함께 머리를 다듬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세월의 깊이와 젊은 책임감이 나란히 앉은 모습은 마을의 온기를 더 짙게 만들었다.
단정히 다듬어진 머리와 곱게 말린 파마 머리에서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몇 년 더 젊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지속적인 방문을 해 주면 좋겠어”라는 소박한 말씀 속에 깃든 기쁨은 봉사자들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주었다.
또한 “이번에도 찾아와주니 우리가 아직 잊히지 않았구나 싶네.”라는 어르신의 말은 재능기부의 의미를 더욱 빛나게 했다. 작은 격려가 모여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지는 현장이 바로 이곳이었다.
호령마을 포구에는 갈매기 울음이 겹쳐 울렸고, 모전마을 몽돌해변에는 파도가 잔잔히 부서졌다. 신흥마을 골목에는 “고맙소, 또 와 주이소.”라는 이장의 배웅 인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그 짧은 말 속에 담긴 정은 봉사자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했다.
이번 봉사는 단순히 머리를 다듬어드린 시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돌보고, 세월을 존중하며, 다시 웃음을 찾아드린 소중한 시간이었다. 가위와 롯드, 파스와 인사 속에 담긴 정성은 결국 하나로 모여,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위로하는 길이 되었다.
그러나 섬 봉사활동을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복지의 사각지대를 어찌 여수시민복지포럼만으로 다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섬마을 어르신들은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여수시와 지역사회의 더 큰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시민들의 작은 정성에 행정의 따뜻한 보살핌이 더해질 때, 그 울림은 더 멀리, 더 깊게 퍼져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