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유족들이 보상금이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에 의해 횡령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기관의 즉각적인 수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갑) 김문수 국회의원 주최로 24일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갑) 김문수 국회의원과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이광희 국회의원, 최익준 피해자, 서장수 여순사건 여수유족회장, 권애임 여순사건 순천유족회 이사가 참석했다.
여순사건(여수·순천 10·19 사건)은 1948년 전남 여수·순천 일대에서 발생한 국가 공권력에 의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 사건으로, 이후 국가의 불법 행위가 인정되며 재심과 국가배상 절차가 진행돼왔다.
최근 법원은 잇따라 무죄 판결과 국가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 역시 항소를 포기하며 보상 절차가 본격화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유족들에게 지급돼야 할 보상금이 변호사와 중간 대행인을 거치며 장기간 지급되지 않았다는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유족들에 따르면 서울 소재 법무법인 대표인 A변호사와 소송 과정에서 중간 역할을 맡은 B씨가 보상금 집행을 대리했고, 이 중 상당액이 유족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채 미지급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사건은 1948년 내란 및 포고령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된 고 박생규, 고 최만수, 고 김경열 등 민간인 희생자들의 국가배상 사건이다. 유족들은 2022년 A변호사에게 재심 및 형사보상·국가배상 소송을 위임했고, 국가배상금 약 7억 2천만 원이 지난해 12월 변호사 측에 지급됐다.
하지만 유족들은 이 중 약 3억 원만 일부 지급받았고, 4억 2천만 원 이상이 현재까지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변호사는 미지급 보상금과 법정이자 지급을 약속하는 확약서를 여러 차례 작성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유족들은 결국 형사 고발에 나섰다. 유족 측은 해당 변호사가 여순사건 관련 40건 이상의 보상 소송을 대리한 만큼, 전체 피해 규모가 최대 8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보상금 횡령은 또 다른 국가폭력이자 명백한 2차 가해”라며,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이 낳은 구조적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한 경찰과 검찰의 즉각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보상금 직접 지급 원칙 명문화, 대리 수령 제한, 공공 관리 계좌 도입, 소송 알선·중개 행위 처벌, 횡령 가중처벌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보완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문수 국회의원은 “국가폭력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상금마저 지켜주지 못한다면 과거사 청산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며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순사건 유족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 회견문
“여순사건 유족 보상금 횡령 사건”
<최익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우리는 오늘, 국가폭력의 피해자였던 여순사건 유족들이 또다시 ‘보상금 횡령’이라는 2차 피해를 당한 현실을 고발하고, 이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입법 보완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순사건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순사건은 1948년 국가 공권력에 의해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된
대한민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국가폭력 사건입니다.
오랜 세월 침묵과 차별 속에서 살아온 유족들은 재심과 명예회복, 그리고 국가의 책임 인정을 통해 비로소 정의에 한발 다가섰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여순사건(여수·순천 10·19 사건)은 1948년 전남 여수·순천 일대에서 군·경과 민간인 사이에 발생한 대규모 희생 사건으로, 이후 국가의 불법 공권력 행사로 인정되어 유족들이 재심·보상 소송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유족들의 국가배상 청구에서 무죄 판결과 국가 책임 인정을 잇달아 선고했고, 정부도 항소를 포기하는 등 보상 절차가 진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보상금이 유족에게 상당기간동안 전달되지 않은 횡령 의혹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횡령 의혹의 당사자는 서울 소재 법무법인 대표이며 여순사건 유족의 재심·형사보상 소송을 대리하고있는 A변호사와 진상규명 명예회복 추진협의회 대표로서 소송 진행 과정에서 중간 역할을 한 인물 B씨입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 가족은 세 가족입니다. 1948년 11월과 12월 내란과 포고령 위반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고 박생규님과 5년형을 받은 고 최만수님과 고 김경열님은 1950년 6월~7월쯤 형무소에 수감 중 군경에 의해 총살되거나 실종됐습니다. 이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해 1월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유족들은 지난 2022년 5월 서울 소재 법무법인 H 대표 A변호사에게 재심청구와 형사보상 소송을 일임하고, 여순사건 진상규명 명예회복 추진협의회 대표 B씨를 통해 서류를 제공했습니다. A변호사와는 국가배상 소송 성공 수임료 5.5%를 지급하고 대행자 B씨와는 추가로 업무추진비 2.5%를 지급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 국가배상금 7억 2000만원이 A변호사에게 지급되었습니다.
하지만 A변호사는 유족들에게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채 보관하면서 유족들에게 재정적 피해를 주었습니다. 수령액 중 일부(약 3억원)만 일부 유족에게 지급했고, 나머지 4억 2천만 원 이상은 미지급 상태입니다.
미지급액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A변호사는 지난 2025년 7월 4일 자신이 작성한 확약서에 국가보상금 및 법정 이자 6%와 피해 보상금을 2025년 7월 10일 까지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끝내 지키지않았고 11월 29일에도 또 한차례 확약서를 보냈으나 또 지키지 않았습니다.
해당 변호사는 40건 이상의 여순사건 보상금 소송을 대리하고 있으며, 전체 피해 규모는 최대 약 8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유족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부 유족들은 이 사건이 알려진 뒤 국가로부터 보상금을 “직접 수령”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하였지만 한 달이 넘게 진전된 사항이 없습니다.
심지어 A변호사는 자신의 계획대로 따르지 않고 국가에 직접 보상금을 신청한 일부 유족에게 보상금 수령 후에 자신에게 변호사 수임료 5.5%를 요구하는 확인서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유족들은 A변호사와 B씨를 경찰에 고발하고, 엄정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며 “보상금 횡령은 또 다른 피해이기때문에, 소송 브로커들이 유족들의 고통을 악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이 사건을 즉각 수사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권애임>
보상금 횡령은 ‘또 다른 국가폭력’입니다.
국가가 지급한 보상금이 유족의 손에 전달되지 않고 일부 대리인과 중개 구조 속에서 장기간 지급되지 않거나 사적으로 유용되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개인 범죄를 넘어선 구조적·제도적 참사입니다. 이는 유족들에게 국가폭력 → 사법적 지연 → 보상금 횡령이라는 세 번째 고통을 안긴 것이며, 명백한 2차 가해입니다.
이 사태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닙니다.
이번 사건은 보상금 대리 수령을 사실상 방치해 온 제도, 변호사 보수·정산을 관리하지 않는 구조, 소송 중개·알선 행위를 차단하지 못한 법의 공백, 보상금 지급 이후 국가의 책임을 ‘사인 간 문제’로 떠넘긴 행정의 부재가 만들어낸 예고된 참사입니다.
따라서 해결책 역시 개별 처벌을 넘어 입법과 제도 개선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입법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첫째, 여순사건을 포함한 과거사·국가폭력 보상금은 원칙적으로 유족 본인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법에 명시해야 합니다.
둘째, 보상금 대리 수령은 법원 허가 하의 예외적 경우로 제한하고, 변호사 보수는 사전 확정·별도 지급하도록 제도화해야 합니다.
셋째, 보상금은 개인 계좌가 아닌 법원 또는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신탁·에스크로 계좌를 통해 집행되어야 합니다.
넷째, 과거사 사건을 빙자한 소송 알선·중개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합니다.
다섯째, 국가폭력 피해자 보상금을 횡령한 경우 일반 횡령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가중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여섯째, 보상금 집행 이후에도 국가가 관리·감독 책임을 지고, 횡령 발생 시 유족에게 선지급 후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국가 책임 조항을 신설해야 합니다.
<서장수>
국회와 정부에 묻습니다.
국가의 잘못으로 희생된 국민에게 국가가 지급한 보상금마저 지켜주지 못한다면, 이 나라의 정의는 어디에 있습니까?
과거사 청산은 선언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제도와 법률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순사건 유족의 고통은 대한민국 과거사 피해자 모두의 문제입니다.
오늘의 입법이 내일의 또 다른 피해자를 막는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유족 보상금 횡령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입법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2025년 12월 24일
여순사건 유족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