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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정치권, 향일암 군부대 이전 두고 '대충돌'

향일암 군부대 이전 '시장-국회의원' 담판 결렬
국방부 8월말까지 공사유보 최후통첩 충돌 임박

  • 입력 2015.08.24 17:59
  • 수정 2015.08.25 10:26
  • 기자명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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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사 공동취재 9보] 여수 향일암 군 생활관 신축 이전 문제와 관련해 같은 당 소속 시장과 국회의원들 간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용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법령의 문제나 예산의 문제 이전에 군부대 시설의 건축을 둘러싸고 해법을 달리하는 지역 정치권의 인식이 차이를 보이면서 사태 해결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의원(여수갑)과 같은 당 소속 주철현 여수시장은 지난 22일 토요일 오전 9시 향일암 거북머리 임포소초 생활관 신축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였으나 예상대로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났다.

김 의원의 이날 여수시청 방문은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다. 국회의원이 한 문제를 놓고 여수시청을 두 번이나 방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이날 핵심 협의안은 군 생활관 신축을 여수지역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 하나인 향일암 거북머리 내에 짓지 말고 대체부지를 마련해 거북머리 부지를 일출 명소로 공원화하자는 것이었다.

김 의원은 대체부지에 필요한 예산 약 30억 원 중 20억원은 행자부 특별교부세와 도비로 충당이 가능하고, 공원화 사 업에 필요한 예산 20억 원은 환경부의 지원을 구두 약속받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같은 예산 확보의 선결 조건으로 여수시가 공원조성사업 계획을 국방부에 제안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여수시는 국가사업에 지방정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점, 거북머리 부지 외에 대체부지 2400평을 마련해 그곳에 신축할 경우 또 다른 국립공원 환경 훼손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광주 무등산 기지 이전 과 비교해 볼 때 환경부 예산 지원 근거가 미비하고, 기부 대 양여가 아닌 국방부 특별회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거북머리에 건립하는 게 최적의 안이라는 입장을 보여 결국 양측 협의는 '명분 쌓기'라는 점 외에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양측은 이날 담판에 앞서 모두 비관적인 전망을 내 놓았다. 양측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김 의원 측은 "만약 협의가 결렬될 경우 8월말까지 공사를 유보하겠다는 국방부와의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해 진다"며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작은 강정마을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지난 6월 29일 권익위 중재대로 현 부지 내에 3층에서 2층으로 축소해 생활관을 건립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며 "김 의원이 안되는 것을 가지고 시와 사전 협의 없이 자꾸 언론 플레이를 하면 갈등만 조장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김 의원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시 관계자는 "대체부지를 조성하면 국립 공원내 또 다른 환경 훼손 문제가 야기된다"며 "광주 무등산 군부대 이전도 기부 대 양여 방식이 안되니까 국방부 특별회계로 하지 않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과 국회의원의 담판 결렬 이후 양측 내부에서는 "일전을 불사할 수밖에 없다", "시장 주민소환제를 해야한다", "총선 을 앞두고 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주민을 홀기고 있다" 등 극한 말들이 오고가면서 ‘밀리면 끝장이다’는 인식이 팽배 한 상태다.

양측은 담판에 앞서 향일암 지키기 시민위원회와 안보보훈단체간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했으나 지역 여론은 시민대책위에 무게를 실어 주는 형국이다. 지역 주민 다수는 향일암 거북머리에 군 생활관이 건립되는 것을 정서상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한때 돌산 주민들과 만나 군 부대 이전과 관련해 주민들이 관련 예산 10%를 부담하자는 황당한 제안을 해 언론에 뭇매를 맞아 정치적 위기를 맞았지만 현재는 주도권을 잡고 주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양상이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처럼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지역 언론에서 왕창 씹히고 나니 기분이 안좋았습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모두를 감사로 돌리고 있습니다"고 심경을 고백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후 같은 당 소속 주승용 의원(여수을)과 뜻을 같이하면서 국방부와 환경부 등을 연이어 방문하면서 예산 확보에 주력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적극 홍보에 나선 상태다.

반면 주시장은 국가사업에 지방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게 아니라 해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주시장의 현실적인 대책은 거북머리 내에 군 생활관을 신축하고 관광객들 편의를 위해서 군부대 해안가쪽으로 데크 등 주변을 정비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 하지만 여수시는 국방부와 이 문제와 관련해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공식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시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향일암 지키기 시민위원회는 24일 오전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일암 군 생활관 신축 문제를 통해 우리 지 역의 정치적 후진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하루빨리 민관 협의체를 만들어 단일화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국방부와 충돌하는 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역언론사 공동취재단은 향일암 군 생활관 신축 이전 문제와 관련해 주승용, 김성곤 국회의원과 주철현 여수시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내달 25일께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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