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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시험지다" 삼촌교사의 엇나간 조카사랑

여수 H고교, 부정행위 뒤늦게 진상조사 착수... 교장 "사건 축소하지 않을 것"

  • 입력 2015.12.23 08:01
  • 수정 2015.12.27 12:13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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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여수의 한 고교에서 기말고사 유출 부정시험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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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H고교에서 기말고사 유출 부정시험이 발생해 학교가 발칵 뒤집어졌다. 이 학교 교사인 삼촌이 조카에게 시험지를 유출하는 빗나간 행각을 벌여 지역사회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말고사는 지난 8~11일까지 4일간 치러졌다. 4명에게 시험문제가 유출됐다. 시험을 앞둔 A교사는 조카 B군( 2학년)에게 전체 시험문제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를 다 풀고난 B군은 시험지와 답을 그의 친구 C군에게 보여줬고, C군은 또 다른 2명에게 전달했다.

시험지를 유출한 A교사는 원래 해당 과목 외 다른 과목 시험문제는 파악할 수 없지만 전체 문제를 확보했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험지 관리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현재 B군은 퇴학처리된 상태다.

하마터면 묻힐 뻔한 이번 사건이 알려진 것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의 제보 덕분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한 K씨는 "해당 학생들이 0점 처리를 당한 건 명백한 부정이 있었다는 얘기다, 원인을 제공한 교사의 행위가 개탄스럽다"고 격분했다.

이어 "이런 경우는 무조건 재시험을 봐야 하나 학교 측에서 문제를 쉬쉬하고 덮으려는 과정에서 아이들 몇 명을 불러 설득과정이 있었고 이후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재시험을 보지않고 그대로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반영한 건 문제가 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측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일주일 후인 17일에서야 조사에 착수했다. 뒤늦게 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이후 재단에 징계위원회를 요구해 놓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A교사는 직위해제됐다. B군 외 나머지 3명은 0점 처리 됐고, 교칙 중 가장 무거운 특별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찬반투표로 물은 재시험... 부정행위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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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여수의 한 사립고교에서 기말고사 유출 부정시험이 발생해 학교가 발칵 뒤집어졌다. 칠판에 기발고사 기간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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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취한 조치에도 문제가 있다. 부정행위가 발생하면 재시험을 치러야 하나 교무부장이 2학년 전체(261명)학생에게 재시험 찬반 투표를 물었다. 그 결과 29명은 재시험에 찬성했고 나머지는 반대했다. 투표결과를 성적관리위원회에 보고해 재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학생과 교사들의 불만이 더 커졌다. 

조사를 뒤늦게 착수한  이유에 대해 22일 정아무개 교장은 "순천에서 연수 중이었는데 17일 제보를 받고 바로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데 불미스럽다, 해당 교사는 재단에 보고했으니 징계위원회에서 처리할 문제다"라고 답했다.

또 교사가 전체 시험문제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묻자 "전체적인 시험문제를 볼 수 없는데 유출된 경위를 함구 중이다"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지만 축소할 의향은 없다,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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