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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도는 여수 ‘낭만버스킹’ 그 지향점은?

지원없이도 지속가능한 '버스킹'정착 대안 찾아야

  • 입력 2017.05.01 15:30
  • 수정 2017.05.01 15:58
  • 기자명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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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 공연

여수는 밤바다가 아름답다. 달빛 은은한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낭만적이다. 그 맛은 듣지 않고는 알 길이 없다. 여수가 길거리 공연 문화의 새로운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명 ‘낭만버스킹’의 신천지로 각광받고 있다. 버스킹은 ‘길거리에서 공연하다’라는 의미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됐다.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공연자를 버스커(busker)라 부르고 버스커들이 악기, 작은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을 들고 다니며 거리 곳곳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음악을 즐기는 행위를 버스킹(busking)이라 한다. 

버스킹이 활발한 도시는 프랑스 파리와 아일랜드 더블린 그리고 독일이며 국내에서는 서울 홍대와 부산 해운대 그리고 대구 수성못과 김광석 거리가 있다.

빛이 있는 곳엔 항상 그림자가 존재한다. 지난해 ‘낭만버스킹’을 듣고 보기위해 전국에서 17만 명 넘는 관람객이 여수를 찾았다. 지지난해와 합하면 30만 명이 훌쩍 넘는다. 

인기 높은 여수 ‘낭만버스킹’이지만 지속가능한 버스킹 문화 정착을 위해 몇 가지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

지난 25일, 여수 ‘낭만버스킹’을 담당하고 있는 여수시 문화예술과 김경호 주무관을 만났다. 그로부터 ‘낭만버스킹’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고민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지난달 21일 '2017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올 들어 첫 공연 모습.

5년간 총 예산 37억, 국비 40%와 시비 60%로 재원을 마련

- 여수 ‘낭만버스킹’ 시작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린다.

“여수 낭만버스킹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문화관광체육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40%와 시비 60%로 재원을 마련했다. 1년에 7억 5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2019년까지 5년간 진행된다. 따라서 총 예산은 37억 5천만 원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가 딱 절반을 지나 반환점에 도착한 해다”

“지지난해와 지난해를 통틀어 1000여 팀이 여수밤바다에서 버스킹을 펼쳤다. 3년째 들어서면서 개인적으로 버스킹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 긍정적인 면이 많다. 기간은 4월 21일부터 10월 22일까지 75일간 열정의 무대가 마련되고 시간은 매주 금, 토, 일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공연이 열린다”

“올해는 다섯 곳에 특화된 상설무대를 마련했다. 중앙동 해양공원은 무용과 댄스를 중심으로 공연이 열리고 삼미횟집 앞에서는 어쿠스틱 기타연주를 연주한다. 또, 빛 광장은 풀 밴드 연주가 주를 이루고 카페베네 인근은 국악과 서양음악 중심이다. 끝으로 종포 해양공원에서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버스킹 안내

75일간 400여 팀 공연, 많은 예산이 아니다. 지역 내 인프라 부족 아쉽다.

- 예산이 적지 않은데 시에서 직접 운영하나?

“시에서 직접 운영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많다. 특히, 능력 있는 버스커 모집이 어렵다. 소도시인 여수를 찾아와 공연하려는 버스커들이 많지 않다. 따라서 기획사가 제출한 ‘제안서’ 평가 후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용역을 맺은 상태다. 올해는 광주방송(KBC)과 에이원기획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당초 시는 문체부 사업 목적에 맞게 ‘지역 인재 발굴과 양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일을 추진했으나 주 관객이 관광객이라 어쩔 수 없이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민간업체에 용역을 맡겼다”

- 낭만버스킹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예산과 지역 내 버스킹 인프라 부족이다. 5년 동안 37억 5천만 원이 지원되지만 75일이라는 기간과 400여 참여 팀을 고려하면 많은 예산이 아니다. 버스커들에게 공연료로 실비 수준인 숙박비와 교통비만 지급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버스커들을 섭외해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수준 높은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수가 버스킹 불모지에서 새로운 대안 지역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 가까운 인근시만 보더라도 수일간 치르는 행사에 수억을 지자체 예산으로 쏟아 붓고 있다. 때문에 예산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정된 예산 범위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내려 노력하고 있다. 또, 여수가 지역 소도시인 관계로 버스킹 인프라가 적은 점이 아쉽다”

설문조사

민간 관리 맡길지 고민 중... 공연 소음 최대한 줄인다.

- 여수 낭만버스킹이 지속가능할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예산이 끊기는 2019년 이후가 문제다. 한정된 지자체 예산으로 낭만버스킹을 끌고 가기 힘들다. 때문에 예산에 대한 고민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버스커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에 참여하도록 시스템을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따라서 민간이 주도하는 방법이 있는지 다방면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8월 4일부터 6일까지 ‘여수 국제 버스킹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이 행사를 통해 민간 영역으로 낭만버스킹을 넘길 수 있을지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앨범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예산이 충분하면 좋겠다. 또, 지난 2년간 소음과 관련된 민원도 많았다. 공연을 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앰프를 사용하게 되는데 버스킹 공연장 주변 주민들로부터 많은 민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연 종료시간을 철저히 지키면서 장르에 따라 볼륨을 조절하고 앰프 후방에 방음막을 설치하면서 민원이 크게 줄었다”

“시민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공연을 하기 때문에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관광 여수’를 위해 조금 참아주시라는 당부를 드린다. 또, 행사 시간도 밤 10시 이전으로 조정해 모든 공연을 마치고 있다. 이점 널리 양해 바란다”

종포해양공원

반환점에 도착한 여수 ‘낭만버스킹’이 잘 마무리 되면 좋겠다. 민간에 버스킹을 맡길 때 생기는 고민을 시가 현명하게 풀어야 한다. 

버스커들의 공연 수준이 떨어지는 점, 이권개입 여부 그리고 제한된 버스커 공연을 현명하게 해결해야하는 숙제가 놓여있다. 

현재까지는 지원속에서 자리잡아가는 여수 ‘낭만버스킹’이다.  앞으로 지원없이도 여수에서 '버스커'들이 여수밤바다에 '낭만 버스킹'을 선물할 수 있을까?  

여수는 '버스킹의 메카'라고 홍보하는 여수시다. 앞으로  여수시는 2년 안에 그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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