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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무노조정책은 살벌... 그나마 다행
[밀착인터뷰]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 주휘상 지회장..."상생 바탕으로 정당한 보상 받을 것"
  • 2018.03.05 11:57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노조가 지난달 26일 정식 출범한 가운데 인터뷰에 나선 주휘상 지회장의 모습

여수산단내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지회가 정식 출범했다. 여수산단내 협력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의 출범이라 눈길을 끈다.

지회장 선거 100% 몰표...어떤 일이 있었길래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노조는 지난달 26일 전남 여수시 학동 청소년수련관에서 조합원 317명이 설립총회를 마쳤다. 이들은 3조2교대 연속공정 형태인데도 불구하고 근무조를 제외한 187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민주노총 화섬노조에 가입한 후 이날 투표에서 노조 출범을 추진해온 주휘상 준비위원장이 100%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회장에 당선됐다. 100%의 참석률과 100% 찬성에 민주노총 관계자는 "요즘 시대에 공산당도 아니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노조가 지난달 26일 학동청소년수련관에서 설립총회를 마치며 정식 출범한 모습

사내하청 주휘상 지회장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의 두 배지만 삼성SDI가 롯데에 매각되면서 6500만원의 위로금을 받은 정규직과 달리 사내하청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성과급(PS) 역시 원청은 연봉의 20% 이상을 받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달랑 5만 원짜리 선물세트가 전부였다”라고 토로했다.

출범한 노조에 대해 주 지회장은 “공장에 4개 업체의 사내하청이 있는데 우선 2개 업체가 모여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면서 “앞으로 2개 업체가 더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첨단소재 여수공장은 제일모직이 전신이다. 이후 삼성SDI로 넘어갔고 2년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삼성SDI 여수공장이 롯데에 매각되면서 롯데첨단소재로 출범했다.  ABS와 EP 원료생산에서 건축자재인 인조대리석, 이스톤의 완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노조 주휘상 지회장과 지난 2일 찻집에서 가진 인터뷰다.

-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 노조에 대해

“2년 전 삼성SDI가 롯데케미칼에 매각되면서 롯데첨단소재로 출범했다. 그동안 이곳 정규직 역시 삼성의 무노조경영으로 조합을 만들지 못해 노사협의회 형태로 운영되어 조합가입이 원천 차단되었다. 이후 정규직이 노조를 만든 것을 보면서 학습을 통해 2월 26일 노조가 탄생됐다.”

매각 위로금 0원, 5만원짜리 선물세트가 성과급 전부

여수산단내 평여동에 위치한 롯데첨단소재 간판이 보인다

- 왜 노조를 만들었나

“현재 사내하청은 원청 직원보다 더블로 많다. 1년에 1번씩 근로계약을 맺는다. 고용승계는 사측에서 보장되었지만 1년마다 계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파리 목숨이다. 처우도 안 좋다. 2년 전 매각당시 정규직에게는 6500만원 위로금을 주었지만 우리에겐 아무것도 안줬다. 성과급(PS)역시 원청 직원은 매년 연봉의 20% 이상을 받지만 우리에게는 5만원짜리 선물세트가 전부여서 뒤집어졌다.”

- 임금은

“2년째 호봉포함 2%대에 머물렀다. 특히 작년에 최저시급(7530원)이 올라 12년 경력자와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의 월급(157만원)이 똑같아졌다. 직원들이 거의 최저시급이다 보니 법망을 피해가려고 신입사원을 최저시급으로 맞추니 12년 경력자와 같아졌다. 경력자와 호봉에 대한 차이가 사라진 거다. 사측 협력사 사장이 바뀌면 재계약시 보장해 준다고 하는데 믿을 수 없다. 그들 역시 삼성 때처럼 입찰이 아닌 밀실에서 사장들과 계약해 통보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 노조를 만들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은

“회사가 최대 흑자를 내도 사내하청 임금은 매년 바닥이다. 정규직의 1/3수준 임금을 받고 있다. 신입사원 임금이 12년차 경력자와 똑같다. 임금테이블부터 고쳐야 한다. 우선 조합사무실과 전임을 인정받아야 한다. 단협이 없어 고용불안과 처우에 대한 불만이 크다. 복지 역시 고등학교 자녀 1명만 30만원이 지원된다. 대학교 학자금이 없다면 이 회사에 남을 필요가 없다. 직원들이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3조3교대로 일하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된다.”

- 노조설립 과정은 어렵지 않았나

“노조를 만들고 싶었지만 총대 매는 사람이 필요했다. 모두 구심점만 있으면 노조가입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법을 한보따리 들고 다니며 공부했다. 다행히 비밀이 잘 지켜졌다. 원래 2월 초 터뜨리려 했으나 회사에서 캐치를 하고 3월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2월에 출범했다.”

"노조가입은 정당한 권리....사측 두려워 말아야"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노조 주휘상 지회장은 조합가입은 정당한 권리행사인데 사측을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전에는 왜 노조를 못 만들었나

“삼성으로 계속 있었으면 노조는 아예 만들 생각을 못했을 거다. 삼성의 무노조정책은 살벌하다. 그나마 롯데로 바뀌면서 정규직들이 노조를 만드는 것을 보고 학습을 했다.”

- 노조 만들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설립신고 당일 원청 총괄본부장이 준비위원장인 저를 불러 면담을 했다. 3월에 사장이 바뀌니 시기를 미뤄달라고.... 그래서 협력사가 노조 만드는데 사장 바뀌는 거랑 무슨 관계냐? 준비위원장을 부른 건 직접 고용해야할 원청에서 파견법위반을 인정한 거라 따졌더니 시인했다. 안된다고 단호히 거부했다. 그랬더니 민주노총은 가입하지 말라달라고 하소연했다. 부당노동행위다. 마지막 90도 인사 하는것을 보고 권력이라는게 사람을 그렇게 약해지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 앞으로 더 많은 조합원이 더 합류할 걸로 보나

“본인들 판단에 달렸다. 노동3권이 보장되었으니 주저 말고 조합에 가입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당한 권리행사인데 사측을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는 직접생산에 참여한 분들이 조합원이 되었다. 이제 물류팀과 운반, 포장에 계신 24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너무 압박받아서 노조에 가입하면 잘린다고 생각하는데 잘못된 편견이다. 시간의 문제가 있을 뿐 모두 합류할 것으로 본다.”

- 마지막 하고 싶은 얘기는

“조합이 설립되어 노동가요를 부르며 가슴 뭉클했다. 그동안 맘고생한 모든 조합원께 감사드린다. 이제 끝이 아닌 시작이다. 산단에서 남해화학과 우리만 사내하청이 있는데 LG화학 등으로 더 크게 번져야 한다. 여수산단 사내하청들이 뭉쳐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싸우자는 얘기가 아니다. 상생을 바탕으로 정당한 보상을 받고 싶다.”

심명남  mnshim24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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