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반도를 닮은 섬 화태도.... 그 섬엔 '바다 호수'가 있다

[여수여행1] 갯가길로 떠나는 힐링여행, 화태갯가길!

  • 입력 2018.06.24 17:56
  • 수정 2018.06.30 12:55
  • 기자명 심명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태갯가길 푯말 중 군데군데 방향이 잘못 표기된 곳이 있다 ⓒ심명남

전남 여수 화태갯가길은 여수갯가길 제5코스다. 지난해 4월 개장했다. 총 5개 구간으로 13.5㎞에 이른다. 전체 탐방시간은 약 4시간 반을 잡아야 한다.

한반도를 닮은 섬 화태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섬주변으로 돌산, 횡간도, 나발도, 두라도, 월호도, 개도, 송도 등 9개의 섬들이 화태도를 빙 감싸고 있다. '바다호수 안의 섬'을 연상케 한다. 화태도는 360도가 섬으로 둘러싸여 푸근한 섬 속의 섬 속살이 배어 있다. 갯가길 탐방 길에 각양각색의 주변 섬경관을 맛볼 수 있어 가히 일품이다.

금오도 비렁길보다 순하고, 돌산갯가길 보다 착한 섬

여수갯가길 5코스인 화태갯가길에서 바라본 풍경   ⓒ심명남
여수갯가길 5코스인 화태갯가길에서 바라본 풍경   ⓒ심명남

화태갯가길을 걷는 맛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금오도 비렁길 보다는 순하고,  돌산갯가길 보다는 착하다'는 평이다. 섬 대부분이 숲길이 많고 흙길이라 걷기도 편하다.

섬이지만 이곳은 가는 길이 쉽다. 우선 배를 타지 않는다. 돌산- 화태 간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화태대교를 바로 통과하니 외지에서 온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 다리가 연결되었지만 섬 맛이 오롯이 살아 있어 섬같지 않다. 하지만 섬이 가진 매력을 듬뿍 지녔다.

23일, 김경호 이사장과 자원봉사에 나선 회원들이 예초기와 낫을 들고 화태갯가길 탐방로 풀베기 행사에 나선 모습   ⓒ심명남
23일, 여수갯가길 김경호 이사장과 회원들이 예초기와 낫을 들고 화태갯가길 탐방로 풀베기 행사에 나섰다   ⓒ심명남

주말을 맞아 23일 화태도를 찾았다. 이날은 돌산갯가길에 이어 화태갯가길을 만든 사단법인 여수갯가길 김경호 이사장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했다. 예초기와 낫을 든 회원들은 화태갯가길 탐방로 풀베기 행사에 나섰다.

30도를 넘는 더운 초여름 날씨 탓에 예초기를 맨 김 이사장과 회원들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다. 탐방로를 걸으니 숲 속에 난 길은 그나마 원형이 보존되었지만 들판 사이로 난 갯가길에는 어른 키만큼 자라난 1년생 수풀과 칡넝쿨이 사람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무성했다. 풀과 나무를 베느라 애를 먹었다.

예초작업을 하면서 김 이사장과 여수갯가길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23일, 여수갯가길 김경호 이사장이 예초기를 들고 화태갯가길 탐방로 풀베기 행사에 나선 모습 ⓒ 심명남

김 이사장은 "365개의 섬을 품은 여수의 섬마을이 살려면 갯가길을 잘 살려야한다"면서 "섬마다 간직한 갯가길에 섬의 문화를 그대로 담아내어 섬을 찾은 관광객이 제대로 힐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경호 이사장 "여수갯가길 시리즈 계속 된다"

거북모양을 상징하는 여수갯가길 로고를 따라 화태갯가길이 안내된다 ⓒ심명남
화태도 마을에 그려진 벽화 모습 ⓒ심명남

앞으로도 돌산갯가길과 화태갯가길에 이은 후속으로 '여수갯가길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김 이사장은 섬마을 미술관 건립을 기획 중이란다.

섬마을 미술관은 빈집을 리모델링해서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돕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전국에 있는 예술인의 예술 활동을 돕는 시스템이다. 6개월 단위로 무료 대여해주고 머물고 나갈 때마다 좋은 작품을 한 점씩 기증받는 시스템이다. 그러면 그가 구상 중인 4곳에서 1년에 8점이 생긴다. 5년이면 40점이 나와 자연스럽게 섬마을 미술관에 볼거리가 탄생한다. 화태도가 예술인들이 머무르는 문화예술의 섬마을로 탈바꿈되는 셈이다. 김경호 이사장의 말이다.

"갯가길이 인기를 끌자 여러 군데에서 갯가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이 쇄도합니다. 남면 연도, 송도, 월호도, 횡간도, 안도 등이 바로 그곳입니다. 제가 가진 재능기부를 통해 여수의 속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여러가지 어려움도 따릅니다. 재정적인 문제는 물론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길을 만들다 보니 한계가 있어요. 특히 갯가길을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유지 관리의 문제점이 생기는데, 시에서 좀더  책임지고 협조해줬으면 좋겠다는 민원이 따르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닮은 화태도 마을 풍경 너머로 초등학교가 보인다 ⓒ 심명남
분홍색이 아름다운 섬마을 시골집 풍경 ⓒ심명남
화태도 마을에 있는 그물 대문풍경이 이채롭다 ⓒ심명남

미국 남일리노이 대학교 언론학 박사이자 제주대 교수인 그는 주말과 방학이면 자신이 만든 고향 여수 갯가길을 손수 가꾸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갯가길 관리에 구슬땀을 쏟고 있다. 그의 색다른 고향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화태갯가길 탐방은 화태마을 치끝에서 출발해 마족, 독정항, 묘두, 꽃머리산, 뻘금을 거쳐 화태대교를 건너 돌산예교에서 끝나는 총 5개 구간 코스다.

화태갯가길은 1코스는 치끝 – 월전(3.2km), 2코스는 월정 – 독정항(1.7km), 3코스는 독정항 – 묘두(3.8km), 4코스는 묘두 – 뻘금(2.8km), 5코스는 뻘금 – 화태대교(2.2km)로 되돌아온다.

이곳은 섬 주민들이 갯것 하러 다니던 길과 농사와 소 뜯기러 가던 길을 복원해 놓은 길이다. 빨리 가는 것보다 천천히 걸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힐링을 얻어야 화태갯가길의 참맛을 담아갈 수 있다. 

관광객 몰리는 갯가길.... 화장실 없는 건 '옥에 티'

흉물처럼 폐쇄된 월전마을 임시화장실.  화태갯가길에 화장실 설치가 시급하다 ⓒ심명남

이날 화태마을 이성남(64세) 이장님은 갯가길 예초행사에 나선 회원들에게 직접 점심을 차렸다. 그는 갯가길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처음 갯가길을 만드는데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자 동네주민 설득에 수개월을 쏟아야만 했다.

동네일을 하다가 양식업이 폭삭 망했다는 이성남 이장은 "양식업은 아이 돌보듯 보살펴야 하는데 동네일이 너무 바빠 양식업에 신경을 덜 썼더니 고기가 한꺼번에 폐사했다"면서 "그 뒤로 마누라에게 잡혀 살아 지금까지도 식당 서빙을 하고 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수갯가길 김경호 이사장과(좌측 두번째)과 풀베기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 심명남

이곳 주민 박한호(44세)씨는 "화태갯가길은 곳곳마다 섬외곽을 원형모양으로 선택해서 한 바퀴 돌 수 있다"면서 "갯가길을 찾는 관광객들이 화장실이 없어 아무데나 일을 보고, 큰일을 보러 주민들의 집을 찾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라며 공용화장실의 시급함을 지적했다. 갯가길 푯말도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했다.

"푯말에 묘두마을 입구 쪽 독정리마을 방향 표시가 잘못됐습니다. 입구가 독정인데 반대편으로 가라고 되어 있어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또 묘두 갯가길 푯말은 바닷가가 아니라 도로로 가라고 방향이 잘못 표기되어 도로로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지인들도 헷갈리게 되어 있는 점은 옥에 티입니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